등록 :2015-04-14 21:58수정 :2015-04-15 11:41

잊지 않겠습니다
내가 제일 사랑하는 동생 허다윤에게.

다윤아, 언니가 할 말이 너무 많네. 네가 우리 곁에 있을 때 말해줬어야 했는데, 그때는 말하지 못해 후회가 정말 많이 돼. 그래서 지금에 와서 이렇게 너에게 편지를 쓰려고 하니 미안하구나.

우리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어. 내 동생 다윤이가 왜 아직도 세월호 안에 있어야 하는지도 모르겠어. 꿈만 같은 현실이 이어지고 있어. 아직도 이해가 되지를 않아. 네가 없다는 게 믿어지지도 않은 채로 1년이란 시간이 흘러가고 있어.

미치도록 네가 보고 싶고,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아. 집은 너와 함께 행복하게 살던 모습 그대로 아무것도 바뀌지 않고 다 그대로야. 다윤아, 너만 오면 돼. 이제 1년이 다 돼가잖아.

언제 다시 우리가 행복했던 때로 돌아갈 수 있을까. 가끔 웃다가도 다시 슬퍼지고, 마치 꿈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너에게 정말 미안해.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따뜻하게 대해준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아서 미안해. 그리고 화가 나. 정말 예쁘고 꽃 활짝 필 나이인 너희들을 이렇게 만든 사람들은 1년이 지나도록 잘 살아가고 있다는 게. 그리고 아직까지 너를 찾아주지 않아서 눈물이 나. 이런 우리나라가 너무 무서워.

아픈 엄마는 너를 찾기 위해 거리로 나가 시위를 하고 있어. 아빠 역시 그런 엄마를 돕고 있단다. 언니도 다른 희생 학생들의 형제자매들과 함께 세월호 실종자들을 찾아달라는 외침에 힘을 보태고 있어.

깜이(다윤이가 기르던 강아지) 데리고 4월16일에 너 보러 갈게, 기다려줘. 다윤이가 내 동생이어서 너무 고마워. 하나뿐인 언니의 동생 다윤아, 많이 사랑하고 미안해. 널 계속 기다릴게.
 

너를 많이 사랑하는 언니 허서윤이
 

[세월호 추모음악] 멈춰진 시간이 다시 흘러 / 노래 ‘남의집이불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