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 입력 2016.01.15. 22:53 | 수정 2016.01.15. 23:00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한혜원 기자 = 감옥에서 20년을 보내면서 가진 생각과 소회를 담은 책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등으로 유명한 신영복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가 15일 오후 10시 10분께 별세했다. 향년 75세.


출판업계에 따르면 신 교수는 2014년 희귀 피부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었으며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서 끝내 숨졌다.


경제학자인 신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육사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교관으로 일하던 중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20년 20일을 복역하다가 1988년 광복절 특별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서울=연합뉴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등으로 유명한 신영복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가 15일 별세했다. 향년 75세. 15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신 교수는 2014년 희귀 피부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었으며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서 끝내 숨졌다.  사진은 지난 2008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출간 20주년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신영복 교수. << 연합뉴스 DB/>>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등으로 유명한 신영복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가 15일 별세했다. 향년 75세. 15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신 교수는 2014년 희귀 피부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었으며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서 끝내 숨졌다. 사진은 지난 2008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출간 20주년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신영복 교수. << 연합뉴스 DB >> photo@yna.co.kr

1989년부터 성공회대에서 정치경제학, 사회과학입문, 중국고전강독을 강의한 그는 1998년 사면복권됐다.


그가 사면복권된 날 나온 책이 바로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된 뒤 특별석방되기까지 20년간 수감생활을 하며 느낀 한과 고뇌를 230여장의 편지와 글로 풀어낸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다.


이 책은 큰 인기를 얻으며 그의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후 출간한 '나무야 나무야', '더불어 숲 1·2', '강의-나의 동양고전독법', '처음처럼', '변방을 찾아서' 등도 베스트셀러 명단에 올랐다.


신 교수는 학자이자 작가로서 뿐만 아니라 '신영복체'로 불리는 글씨체로도 유명했다.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이 그의 글씨체를 사용해 높은 판매기록을 올리자 한동안 기업 광고나 건물 현판을 그의 글씨체로 제작하는 것이 유행했다.


신 교수는 2006년 성공회대에서 정년퇴직한 이후에도 석좌교수로 강의를 계속했으나 2014년 암 진단을 받으면서 그 해 겨울학기를 마지막으로 강단에서 내려왔다.


지난해 4월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라는 부제를 단 '담론'이 출간됐으며 이 책이 나오면서 신 교수의 투병 소식이 공개됐다.


25년동안 성공회대에서 강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쓴 이 책은 그의 사상을 집대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책은 동양고전의 명저인 '시경', '주역', '논어', '맹자', '한비자'를 바탕으로 현대사회를 읽어내는 제1부 '고전에서 읽는 세계 인식'과 20년의 수형생활에서 보고 느끼고 배우고 깨달은 바를 엮은 제2부 '인간 이해와 자기 성찰'로 구성돼 있다.


그는 이 책에서 '감옥은 대학'이라며 교도소에서 보낸 20년 세월은 실수와 방황과 우여곡절의 연속이었으나 다른 한편으로 배움과 깨달음의 여정이기도 했다는 감회를 밝히기도 했다.


장례는 성공회대 학교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유영순(68)씨와 아들 지용(26)씨가 있다.


lucid@yna.co.kr

(끝)



'신영복 교수 별세' 정치권 애도행렬..野지도부 조문 예정

뉴스1 | 박응진 기자 | 입력 2016.01.16. 13:08 | 수정 2016.01.16. 13:08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75세를 일기로 생을 마친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별세 소식에 16일 정치권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신영복 선생님의 미소는 달빛 비친 잔잔한 호수의 평온함을 떠올리게 한다"고 추모했다. 이어 "성공회대 더불어숲 강의 다녔던 나에게 신영복 선생은 '얼마나 힘들어요?' 하시면서 서예를 권하며 붓잡는 법을 가르쳐주셨다. 먹을 가는 단아한 마음처럼 제련된 마음을 지녀야 한다는 뜻이였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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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선생님! 끝 모를 서러움이 차오르는 밤입니다. 사람이 '끝'이라고 말씀하셨지요. 뵐 때마다, 늘 그 깊고 따뜻한 눈으로 부족한 저 자신을 비추어 주시곤 했지요. 혼돈과 좌절의 시대에 선생님의 고요하고 엄숙한 가르침이 더욱 절실해 질 것입니다. 신영복 선생님, 편히 가소서"라고 적었다.


박지원 더민주 전 원내대표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감옥으로 부터의 사색'은 제가 대북송금특검으로 구속되었을 때 읽고 또 읽었습니다”라며 “그 어려움을 극복했던 신영복 교수의 영면을 빌며 유족에게도 심심한 위로를 드립니다”라고 애도를 표했다.


정청래 더민주 최고위원도 트위터에 "'감옥안에 있으면 사람의 온기가 싫은 더운 여름보다 사람의 온기가 그리운 추운 겨울이 더 낫다'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으며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늘 처음처럼, 늘 나중까지 선생님을 존경합니다"라며 명복을 빌었다.


최민희 더민주 의원은 트위터에 "더불어민주당의 따뜻한 이름, 당신이 저희게 주신 마지막 선물, 소중히 간직하고 키워가겠습니다! 신영복 선생님, 이승의 희노애락 버리고 편히 가소서! 당신의 정신을 간직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더민주의 이학영 의원은 "시대의 참 스승이셨던 선생님. 곤고한 세상을 살아가는 힘든 영혼들 위로하시려고 하얀 눈으로 오시네요. 선생님. 고마웠습니다. 힘들 때 늘 버팀목이 되어주셨습니다"라고, 이인영 의원은 "맑고 곱게 그러나 단호하고 강인하게 우리시대를 지켜내셨던 분이셨습니다"라고 했다.


한편 문재인 더민주 대표와 '국민의당' 창당을 추진 중인 안철수 의원 등 야권 지도자들은 조만간 고인의 빈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다. 빈소는 16일 오후 2시부터 18일 오전 11시까지 성공회대 대학성당에 마련된다.


pej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