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ressEngine ver.2

글 수 444

등록 :2016-11-29 18:28수정 :2016-11-30 09:03

‘송건호언론상’ 수상자 김동춘 교수
학술-사회 병행 ‘행동하는 지식인’

00503160_20161129.JPG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은 전문가 집단의 침묵과 거짓 속에서 가능했습니다. 수난을 당해도 소신을 굽히지 않은, ‘지조 있는 선비’ 같던 송건호 선생의 삶과 메시지가 오늘날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제15회 송건호언론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동춘(사진)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언론인이 아닌 학자지만 청암 송건호(1926~2001) 선생과 닮은 구석이 많다. 분단 현실 등 한국 현대사의 모순적 구조를 파헤쳐왔다는 점, 그 속에서 지식인의 구실이 무엇인지 고민해왔다는 점, 사회운동과 학술운동을 병행해왔다는 점 등이 그렇다. 심사위원회는 “김 교수는 이론과 연구실에 매몰되기보다는 현대사 연구에 기반하여 한국 사회의 현실을 분석하고 병폐의 근원과 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했으며, 시민운동과 민간인 학살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등 ‘행동하는 지식인’이라 부르기에 충분하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1970년대에 대학 시절을 보낸 세대에게 송건호 선생은 고 리영희 선생과 함께 정신적 스승이었다. 77년 입학한 김 교수 역시 청암의 <민족지성의 탐구>를 읽고 박정희 독재정권의 본질과 한국의 역사와 사회에 대해 눈을 떴다. “지식인으로서의 용기에 깊이 감동받아” 청암의 거의 모든 글을 찾아서 탐독했다고 한다.


29일 전화 인터뷰에서 김 교수는 “송건호 선생은 사적으로 뵌 적이 없었지만, 다루는 영역과 주제 의식, 스타일 등에서 늘 깊은 공감대를 느껴왔다. 선생의 글들은 내가 한국의 지배층과 그들의 이데올로기를 연구하는 데 기본 지침이 됐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진보적 지식인’으로 꼽히는 김 교수는 이론보다 경험적 현실과 역사를 중심으로 삼아 새로운 사회과학을 벼리는 학술 활동에 매진해왔다. 그의 연구는 노동자의 현실에 대한 분석으로부터 출발해, 지식인론,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 반공이데올로기에 대한 연구 등 우리 현대사에서 지배 질서가 어떻게 작동해왔는지 드러내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이 과정에서 <전쟁과 사회>(2000), <전쟁정치-한국 정치의 메커니즘과 국가폭력>(2013) 등 11권의 굵직한 단독 저서가 나왔다.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의 설립과 운영에도 참여했고, 과거사 청산 관련 법안 제정운동에 나선 데 이어 국가기관인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상임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김 교수는 “송건호 선생의 발자취로부터 자신의 철학과 소신대로 판단하고 말해야 하는, 지식인의 책무를 되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당분간 그는 두 가지 학술적 과제에 매달릴 계획이다. 하나는 2006년 ‘기업사회론’이란 개념을 통해 제기한 바 있는, 민주화 이후 ‘기업국가’가 되어버린 한국 사회에 대한 분석이다. 다른 하나는 계급·계층론을 통해 한국의 반공체제와 이를 지배하는 지배 집단에 대한 연구다. 그는 진보적 가치와 담론을 생산하는 씽크탱크 ‘다른백년’의 비상근 연구원장도 맡고 있다. 여기서는 대선을 앞둔 내년초 호흡이 긴 대안적 담론들을 집대성한 ‘한국보고서’(가칭)를 펴낼 계획이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media/772525.html?_fr=mt3#csidx52c4db91d4b30cf8c33c14164ffc17a onebyone.gif?action_id=52c4db91d4b30cf8c33c14164ffc17a

번호
제목
글쓴이
444 송헌주선생 후손들 독립유공자 보상금 전액기부
[관리자]
2016-05-12 1838
443 미국 전문가 “북 로켓, 미사일 아니다”
[관리자]
2016-02-18 1885
442 ‘뉴욕타임스’ 사설로 박 대통령 비판
[관리자]
2015-11-21 1906
441 4·3항쟁 다룬 ‘지슬’ 원화 광주서 전시
[관리자]
2016-03-29 1942
440 새책 '4.3과 미국' / 허상수 운영위원
[관리자]
2016-04-04 1946
439 < YS 서거> 孫여사, '65년 반려' 서거 소식에 "춥다.."(종합)
[관리자]
2015-11-22 1954
438 새해인사
[관리자]
2016-01-01 1974
437 한국에 ‘샌더스’는 없는가
[관리자]
2016-02-21 1988
436 [포토] 전태일 열사 45주기 추모대회 열려
[관리자]
2015-11-09 1991
435 [사설] 선거법 볼모 삼지 말고 테러방지법 합의해야
[관리자]
2016-02-29 1996
434 ‘세월호 특검’ 필요성 일깨우는 ‘그날의 기록’
[관리자]
2016-03-11 1999
433 누가 ‘헌법’을 유린하는가. 복면(심상정) vs 복면(김세균).
[관리자]
2015-12-02 2021
432 의원직 제명 사태 부른 YS의 <뉴욕타임스> 격정 인터뷰
[관리자]
2015-11-24 2024
431 올해의 사자성어 ‘혼용무도’…어리석은 군주가 세상을 어지럽히다
[관리자]
2015-12-21 2032
430 "정부의 제주4·3희생자 재조사는 '사상검증'"..반발 확산(종합)
[관리자]
2016-01-06 2034
429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야당 47년만 필리버스터 돌입
[관리자]
2016-02-23 2042
428 "교육부 장관, 굉장히 심각하고 위험한 위증했다"
[관리자]
2015-10-21 2045
427 [김동춘 칼럼] ‘토벌작전’은 현재 진행형
[관리자]
2015-11-25 2045
426 26일 해군기지 준공때…강정 “평화마을 선포”
[관리자]
2016-02-25 2047
425 [5·18기념재단] '푸른 눈의 목격자' 故 위르겐 힌츠페터 추모식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관리자]
2016-05-12 2060

알림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