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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15 자주통일대회가 열리던 시청앞 10시 50분.

광장에는  '잔디에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뜻의 금줄이 쳐 있었습니다.

청계천으로 가라는 지령을 엿듣고(?) 가던 중 다시 롯데백화점 앞으로 가라는 지령이 다시 내려졌습니다.

백화점 앞에 이르자 전남진보연대인가 깃발이 먼저 도로로 나오더군요.

아마 먼저 나오려고 했다기 보다는 사람들이 미어터지니까 밀려 나온 것 같았습니다.

그게 그거지만...

 

집시법(아니면 도로교통법)을 위반한 시민들이 먼저 잘못한 것인지 아니면 헌법을 위반한 경찰 봉쇄가 먼저 잘못한 것인지 따질 겨를도 없이 이미 도로를 점거하게된 군중들은 한국은행 방향으로 뛰고 있었습니다. 대열이 뛰어가는데 혼자 뛰기도 어색하고 해서 졸졸 따라가기만 했습니다.

대열은 다시 시청앞에서 멈춰 "불법점거로 교통을 마비시키고 시민들에게 불이익을 주고 있습니다." "(증거채집) 촬영 중입니다" 라는 귀에 익은 협박의 목소리를 듣게되었습니다.

 

지루하게 대치하던 상황에서 갑자기 왕년 생각이 났습니다.

대치상황을 종결시키던 "빠바방" 최루탄 소리.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도망하기보다 가스를 견디는 것이 더 쉬워지던 기억.

 

그나저나 시위대열이 참 젊어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마 등록금 싸움 때문인가 싶었습니다만 그래도 많은 젊은이들을 보니 든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