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ressEngine ver.2

글 수 1,141

등록 :2015-05-18 20:24

 

정부 주도의 제35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렸으며(위쪽 사진), 같은 시각 유족과 5·18 단체 주도로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에서 별도의 기념식이 열렸다. 국가보훈처는 올해도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거부했다.  광주/연합뉴스
정부 주도의 제35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렸으며(위쪽 사진), 같은 시각 유족과 5·18 단체 주도로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에서 별도의 기념식이 열렸다. 국가보훈처는 올해도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거부했다. 광주/연합뉴스

두 쪽으로 나뉜 5·18 기념식
정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허
5월단체들 보훈처 주최 행사 거부
김무성·문재인, 정부행사서 따라 불러
김무성 “제창해야 한다” 언급해 눈길
5·18민주화운동 35돌 기념일인 18일 광주에서는 ‘같은 듯 다른’ 2개의 기념식이 열렸다.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은 되지만, ‘제창’은 안 된다는 정부 방침이 불러온 낯선 풍경이었다.

이날 오전 10시 광주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국가보훈처 주최로 5·18민주화운동 35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논란이 됐던 ‘임을 위한 행진곡’이 합창되자 일부 참석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노래를 따라 불렀다. 정의화 국회의장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자리에서 일어나 태극기를 흔들며 노래를 불렀다. 하지만 정부 대표로 참석한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따라 부르지 않았다. 김무성 대표는 5·18묘역을 둘러보면서 “북한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악용한다고 (이 노래를) 못 부르게 해서는 안 된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제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공연은 기획사가 선정한 서울의 민간 음악단체인 ㅅ오케스트라가 담당했다. 또 ㅅ고교 400여명과 ㅇ중 500여명 등 학생 900여명과 보훈처 직원, 보훈단체 회원 200여명이 2000여개의 자리 가운데 대부분을 메워 또다시 동원 논란을 빚었다. 보훈처 쪽은 “5·18 기념식뿐만이 아니라 현충일 등 각종 기념식 때마다 학생들이 나라 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마음으로 참석한다. 보훈단체 회원들에겐 초청장을 보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광주시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 민주광장에선 5·18민중항쟁 35주년 기념행사위원회 주최로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따로 열렸다. 이 행사에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무산에 항의하는 5·18 유가족을 비롯해 5월단체 3곳, 5·18기념재단, 광주지역 시민단체 회원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또 안철수·김한길·김동철·천정배·강기정·이학영·권은희 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도 눈에 띄었다.

행사위는 1983년부터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등에서 제창됐던 ‘임을 위한 행진곡’을 기념식에서 제창하지 못하게 하는 등 “5·18을 무시하는 태도가 도를 넘어섰다”며 별도의 기념식을 마련했다. 1997년 5·18민주화운동이 정부 기념일로 지정된 이래, 5·18 유족 등 피해 당사자들이 정부 주관 기념식에 공식적으로 불참을 선언하고 별도의 기념식을 연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김정길 행사위원장은 “5월 정신이 훼손되는 현실을 더는 방관할 수 없어서 독자적인 기념식을 열게 됐다. 따로 행사를 열게 돼 마음이 비통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헌화와 분향, 경과보고, 오카리나 공연, 결의 발언 등의 순서로 빗속에서 1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폐회 직전 참석자들은 작곡가 김종률씨의 선창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며 정부의 태도 변화를 강력히 촉구했다. 유족 임금단(84·고 김경철의 어머니)씨는 “정부 말대로라면 북한 영화에 나온 ‘아리랑’조차도 부르지 말아야 한다. 해괴한 논리로 상처를 덧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5·18민주유공자유족회 소속 어머니 70여명은 소복을 입은 채 행사에 참석했다. 이들은 기념식 행사가 끝난 뒤 금남로3가 5·18민주화운동기록관 강당에서 세월호 참사 유족 20여명을 만나 미리 준비한 김밥을 나눠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정대하 안관옥 기자 daeha@hani.co.kr
번호
제목
글쓴이
961 “덕하야, 아직 물속에 있는 친구들 도와주렴”
[관리자]
2014-06-19 4609
960 강하게 키우려 야단만 쳐서 미안해…사랑한다 말 못해 너무 미안해
[관리자]
2014-11-07 4612
959 “제발, 우리 아들·딸 좀 세월호 속에서 꺼내주세요”
[관리자]
2015-04-17 4612
958 뭐든지 최고였던 우리집의 영원한 기둥…오늘밤 함께 여행하자
[관리자]
2014-11-27 4613
957 넌 꿈이 있었지…운명이란 벽을 넘어 저 하늘 높이 날거라
[관리자]
2014-11-28 4613
956 딸이자 친구였던 꿈아…엄마와 아직도 하나고 앞으로도 하나일 거야
[관리자]
2014-11-24 4614
955 교황에 세례받은 세월호 아빠 520km '3보 1배'
[관리자]
2015-02-25 4615
954 너의 원통한 눈물 아직도 씻어주지 못하는 무능한 아빠를 용서해다오
[관리자]
2014-10-19 4616
953 아, 대한민국! ①
[관리자]
2014-04-30 4618
952 1박2일 울며 걸은 세월호 유족…아픔 나누며 함께한 시민들
[관리자]
2015-04-06 4618
951 "대통령은 국민에게 한없이 낮아지고 겸양해야"
[관리자]
2015-04-29 4620
950 “아빠 힘내세요~” 율동과 함께 불러줬지…힘들지만 살아볼게
[관리자]
2014-12-05 4627
949 대법, '세월호 희생자 명예훼손' 일베 회원 징역 1년 확정
[관리자]
2015-03-20 4627
948 [포토] 세월호 참사 457일째, 잊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는가…
[관리자]
2015-07-16 4627
947 수학여행 전 손목 다쳐 안 보낼려고 했는데…너 없는 집 적응이 안돼
[관리자]
2015-01-07 4629
946 ‘사랑한다’ 한마디 못했던 아빠는 널 정말 사랑했대…너 없는 겨울 너무 춥구나
[관리자]
2014-12-24 4630
945 과거사관련단체 기자회견 /뉴시스
[관리자]
2014-04-25 4631
944 다시는 볼 수 없는 내새끼 마지막 전화왔을때 빨리 탈출하라 할걸…
[관리자]
2014-09-11 4632
943 4월16일 10시15분 ‘아직 객실’ 문자 4월30일 예매 뮤지컬 끝내 못보고…
[관리자]
2014-08-04 4634
942 침몰 5분전 통화…다시 네 목소리 듣고 싶어…이런 아픔 있는지 몰랐어
[관리자]
2015-01-13 4635

자유게시판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