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ressEngine ver.2

글 수 1,141

등록 :2015-04-16 22:35수정 :2015-04-17 01:41

 

이렇게라도 위로할 수 있다면… 세월호 참사 1주기인 16일 저녁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4·16 약속의 밤’ 행사에서 주최 쪽 추산 5만명(경찰 추산 1만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서울광장 메운 시민들 “잊지 않았단걸 알리려 왔어요”
서울광장서 대규모 추모제
유가족과 슬픔 함께 나누고
정부에 진상규명 목소리 높여
“컴컴한 세월호 안에는 사람이 있다. 딸이 미치도록 보고 싶다.”

1년째 ‘실종’ 상태인 허다윤양의 아버지 허흥환씨가 울먹이며 말했다. “다윤이 아빠 힘내세요!” 광장에 모인 수만명의 시민들이 외쳤다. 허씨는 “국가가 국민을 버린다면 국가는 필요 없다”며 시민들에게 큰절을 했다.

고 최윤민양의 언니 최윤아(24)씨는 “미안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데 정작 미안해야 하는 사람은 미안하다고 안 한다. 대통령께 부탁드린다. 제발 무엇이 중요한지 우선순위를 다시 정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은 16일 저녁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정부가 내놓은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세월호 선체 인양 공식 선포를 촉구하는 ‘4·16 약속의 밤’ 추모제가 열렸다. 유가족 230명 등 주최 쪽 추산 5만명(경찰 추산 1만명)이 모인 추모제에서 참석자들은 정부의 미온적 태도를 질타하며, 이날 중남미 4개국 순방을 떠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도 날선 비판을 했다. 전명선 세월호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대통령은 우리 가족들을 피해 팽목항으로 갔고 잠시 머무르며 대국민 담화만 발표하고 외국으로 떠나버렸다. 국민의 대표로서 대통령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추모하는 문화제 ‘4·16 약속의 밤’이 열린 16일 밤 서울광장에서 유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서울광장에 마련된 무대에 희생자 추모 영상이 나오자 유가족들은 오열했다. 참가자들은 세월호 모형을 무대로 끌어올리는 ‘인양 퍼포먼스’를 통해 세월호 인양과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정상 출범을 통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추모제에 참석하는 시민들은 저녁 7시가 넘어서며 10분 단위로 1000여명씩 빠르게 불어났다. 모자에 노란 리본을 달고 참석한 문창배(63)씨는 “짐승은 못하지만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다른 사람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있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 나왔다”고 했다. 고등학생 이소빈(16)양은 “단원고 희생자들이 사회에 나가서 만날 수도 있던 친구들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유가족들을 위해 정부가 진상규명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안치환과 자유, 이승환 밴드, 노래패 우리나라는 무대에 올라 노래로 아픔을 달랬다. 시인 진은영씨와 유용주씨는 추모시를 낭독했다.

세월호 참사 1주기인 16일 저녁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4·16 약속의 밤’ 범국민 추모제를 마친 유가족과 시민들이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분향소로 헌화하러 가기 위해 나섰다 경찰 차벽에 막히자 유족들이 종로2가 도로를 막은 경찰 차벽 위에 올라 정부가 내놓은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안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추모제를 마친 참가자들은 밤 9시30분께 세월호 농성장이 있는 광화문광장에서 헌화하기 위해 행진을 시작했다. 경찰은 이를 미신고 불법 행진으로 규정하고 130개 중대 1만여명과 3m 높이의 차벽을 동원해 막았다. 시민들은 “평화행진 보장하라”고 외치며 밤늦께까지 경찰과 대치했다.


김성환 김규남 최우리 기자 3strings@hani.co.kr


번호
제목
글쓴이
161 단원고 찾은 진도 주민들 눈시울…“친구들 다 못 데려와 미안합니다”
[관리자]
2015-03-21 4543
160 “다음 4월에는 너무 시리지 않기 바라는 작은 몸짓이죠”
[관리자]
2015-03-18 4543
159 엄마 생일 챙기던 딸…오늘은 너의 생일이네…네 사진과 얘길 한단다
[관리자]
2014-10-28 4542
158 ‘베테랑’이 걱정스런 당신께 / 박권일
[관리자]
2015-08-29 4541
157 경찰은 왜 그랬을까?
[관리자]
2014-06-12 4540
156 [단독] 정부, 세월호 위자료 8천만원 지급.."교통사고 수준"
[관리자]
2015-03-31 4537
155 교회협 부활절 행사, 세월호 유가족들과
[관리자]
2015-03-27 4537
154 엄마의 눈물
[관리자]
2015-02-18 4537
153 이번엔 세계 사학자들이 나섰다..시험대 오르는 '아베 담화'
[관리자]
2015-05-06 4536
152 네가 그랬지 “난 사는 게 너무 행복해”…너 없는 가을이 슬프구나
[관리자]
2014-10-19 4536
151 안이후능려·安而后能慮 / 피해의식과 불안감이 없는 ‘보수’가 나와야 ----
[관리자]
2015-03-18 4535
150 “제발, 우리 아들·딸 좀 세월호 속에서 꺼내주세요”
[관리자]
2015-04-17 4533
149 아빠 엄마 생일에 깜짝파티 해주던…우리 가슴에 늘 있는
[관리자]
2015-01-05 4533
148 누운 아빠 엄마 사이에 잼처럼 쏙 끼어들던 막내…지금도 들어올 것 같은
[관리자]
2014-12-22 4533
147 어린 동생 밥 챙겨주고 할머니엔 영양크림 선물 곧 돌아올 것만 같은데…
[관리자]
2014-12-09 4533
146 대나무숲 바스락거림 좋아했던 딸…별이 되어 아빠 가슴속으로 왔구나
[관리자]
2014-06-27 4532
145 너와의 추억 깃든 길…이젠 엄마와 아빠만 이렇게 걷고 있구나
[관리자]
2014-08-22 4531
144 엄마 주름 마사지로 펴주겠다던 딸, 긍아! 그 아름다운 꿈 잃고 천사가 돼 왔구나
[관리자]
2014-07-09 4531
143 엄마 아빠 노란 리본을 달고 계세요
[관리자]
2014-05-16 4530
142 아이들 구조 못한 이유가 선장 등 개인 탓 뿐인가?
[관리자]
2015-04-13 4529

자유게시판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