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ressEngine ver.2

글 수 1,087

등록 :2015-05-15 18:36 

친구야

열흘 후면 붓다의 생일이네. 일반적으로 생일날엔 선물을 하는데 붓다가 흐뭇해할 선물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일까? 2500여년 전 인도 땅이 아니고 오늘 한국 땅, 지금 여기에 있다면 붓다 그는 무엇을 할까.

친구야

지난해 이즈음이었네. 그때도 같은 물음으로 붓다의 생일을 맞았네. 현실적으로 몸은 실상사에서 연등을 달고 있었네. 하지만 마음은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과 아픔, 두려움과 절망의 맹골수도 속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네. 천년 묵은 목탑지에 앉아 초점 잃은 눈으로 먼 산을 바라보고 있는 젊은 친구들과 온갖 이야기들을 나누었네.

“붓다는 어떻게 했을까. 마냥 슬픔에 잠겨 있지만은 않았을 거야. 온화하지만 냉철한 눈으로 현실을 직시했을 거야. 긴 호흡으로 아이들의 희생이 값지게 되는 그날까지 줄기차게 세월호 이야기를 하겠다고 마음먹었을 거야. 온 국민과 함께 일으켰던 따뜻하고 거룩한 첫 마음으로 대중들의 손을 잡고 천일기도, 천일순례, 천일이야기마당을 펼쳤을 거야 등등.”

가을바람에 날리는 낙엽처럼 가슴속 바람들을 주절주절 풀어놓았었는데 그때의 편린들을 열거해 보았네. 돌아보니 벌써 1년이 되었네. 나름 붓다의 마음으로 세월호 화두를 풀어 보려고 궁리해 왔는데 한걸음도 나가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렀네. 여전히 그때의 물음으로 붓다의 생일을 맞게 되었으니 참으로 죄송스럽게 되었네.

친구야

아무리 헤아려 봐도 붓다가 흐뭇해할 생일선물은 세월호 화두를 잘 풀어내는 일이라고 여겨지네. 그밖의 그 무엇도 붓다가 좋아하는 선물이 될 수 없겠다는 판단이네. 적어도 당신의 제자라면 반드시 사회적 한이 녹아내리고 아이들의 꿈이 피어나는 세월호가 되도록 길을 열기 위해 헌신해야 붓다께서 제자로 인정할 듯하네. 그런 문제의식으로 지난 1년간 잘한 일이 무엇이었는지 짚어 보았네. 대표적으로 세월호의 기적에 대해 글 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네. 누군가는 대통령과 정부를 호통치지 않는 글은 집어치우라고 욕을 보내왔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곳곳에서 세월호를 잊지 않도록 다양하게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가장 큰 힘이 된다는 믿음이네. 지금도 그렇게 하는 것이 희생을 값지게 하는 확실한 길임을 의심치 않네.

같은 맥락에서 최근 눈에 번쩍 뜨이는 것이 있었네. 바로 유승민 의원의 국회연설이네. 정부여당 원내대표의 연설이기 때문에 더욱 기대가 되네. 자네도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핵심을 짚어 보겠네.

“아픔을 함께하고 진심으로 애도한다. 반드시 한이 풀리도록 정부 약속 지킨다. 부끄러운 줄 알기에 정치적 이용 안 한다. 진영의 벽을 넘어 통합의 길을 간다. 대통령도 같은 마음이니 정부와 국회가 나선다.”

참으로 눈물겹도록 반갑고 고마운 일이네. 대통령, 정부, 여당이 모범을 보일 터인데 무엇이 안 되겠는가. 저분들이 자신감을 갖고 나설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환영하고 격려했으면 하네.

그리하여 온 국민이 함께 이쪽저쪽 내편네편의 벽을 넘어 세월호의 한이 풀리고 희망찬 대한민국이 되도록 하는 큰 길을 열어가면 좋겠네.

도법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
도법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

그렇게 한다면 붓다의 생일선물로도 최고라고 여겨지네. 유족은 물론 국민들에게도 가장 희망찬 소식일 것이네. 국민적 지혜와 마음이 모이는데 풀지 못할 문제, 이루지 못할 꿈이 어디 있겠는가. 제발 온 국민이 함께 일으킨 세월호를 향한 뜨거운 첫 마음으로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진영의 벽을 허물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네. 유승민 의원의 발언이 그 불씨가 되길 빌고 또 비네.

도법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
번호
제목
글쓴이
907 왜들 그러세요? 정말 화가 나요
[관리자]
2015-05-23 1318
906 5/31(일) 오후2시 > 『제국의 게임』 출간기념 서평회에 초대합니다!
도서출판 갈무리
2015-05-22 4542
905 “미국 비밀문건에 5·18 북한군 개입 내용 없었다”
[관리자]
2015-05-21 1242
904 꿈이 생긴 뒤로 잡스 책 읽으며 성장하던 너…네가 없는 현실이 안믿겨
[관리자]
2015-05-20 1362
903 먹고 싶다던 계란말이 바빠서 못해준 게 가슴 아파…이제라도 네 꿈을 허락하마
[관리자]
2015-05-20 1513
902 "국가폭력 진실 밝히는 데 여야 따로 없어" / 대구에서 일어난 10월항쟁
[관리자]
2015-05-19 1415
901 지금도 뛰어올 것 같은 너…어디로 가야 안아볼 수 있을까
[관리자]
2015-05-19 1371
900 귓전에 맴도는 너의 목소리,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천국에서라도 꿈 이루길
[관리자]
2015-05-19 1376
899 ‘아카시아꽃 수영아!’…고 전수영 단원고 교사 어머니의 편지
[관리자]
2015-05-18 1746
898 18년만에 따로따로 기념식…피해자·유족 “비통한 마음”
[관리자]
2015-05-18 1165
897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 넋, 노래극 ‘오월의 노래’로 부활한다
[관리자]
2015-05-18 1476
896 35년만에 얼굴 드러낸 ‘복면 시민군’…“5·18 왜곡 맞서 싸울 것”
[관리자]
2015-05-18 1229
[삶의 창] 21세기의 꿈, 세월호의 기적 ⑥ / 도법
[관리자]
2015-05-16 1415
894 세월호 희생자 3명 배상액 첫 결정 / 4·16 가족협의회 불응 선언
[관리자]
2015-05-16 1274
893 “조현아는 앙투아네트” 윤창중 뺨치는 ‘정부의 입’ 등장
[관리자]
2015-05-16 1176
892 새책! 『제국의 게임 ― 전 지구적 자본주의와 비디오게임』 출간되었습니다!
도서출판 갈무리
2015-05-14 4503
891 조국 : ‘호남 민심’이 새정치연합에 요구하는 것 세 가지
[관리자]
2015-05-14 1188
890 김대중의 포용과 노무현의 명분을 배워라
[관리자]
2015-05-11 1325
889 채널A ‘세월호 폭력집회’ 부각하려…사진 조작 ‘들통’
[관리자]
2015-05-09 1316
888 세월호 희생 학생 아버지, 어버이날 숨진 채 발견
[관리자]
2015-05-09 1084

자유게시판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