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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5-04-30 19:34수정 :2015-04-30 19:49

 

아베 총리 미국 상하원 첫 합동연설

다른 외국 지도자 때와 달리 기립박수 별로 없어
이용수 할머니 방청석에서 아베 뚫어지게 응시
의사당 앞에선 재미동포 등 500여명 항의 시위
29일(현지시각)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에 앞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가운데) 할머니가 마이크 혼다(왼쪽) 의원과 스티브 이즈리얼(오른쪽) 의원의 손을 잡고 의회 건물로 들어가고 있다.  워싱턴/신화 연합뉴스
29일(현지시각)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에 앞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가운데) 할머니가 마이크 혼다(왼쪽) 의원과 스티브 이즈리얼(오른쪽) 의원의 손을 잡고 의회 건물로 들어가고 있다. 워싱턴/신화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9일(현지시각) 일본 총리로는 사상 처음으로 선 미국 의사당 상·하원 합동연설장은 뭔가에 억눌린 듯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대개의 합동연설은 미국을 방문하는 동맹·우방국 지도자들을 환영하는 자리의 성격상 환호의 분위기였지만 이날 행사는 좀 달랐다.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격 직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치욕의 날’ 연설을 했던 자리에 일본 총리가 섰기 때문일까. 이런 역사적 앙금과 함께, 민주당 의원들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티피피·TPP) 반대 정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듯했다.


다른 외국 지도자들의 연설 때와 달리 기립박수도 많지 않았다. 연설대에서 넷째줄 맨중앙에 앉은 마이크 혼다 의원은 기립박수를 할 때 아예 일어서지 않는 등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아베 총리의 연설은 과거사에 대한 소견 표명과, 미국에 대한 찬사, 그리고 일본이 아시아지역의 안보·경제에서 맡을 임무 등으로 채워졌다. 그는 2차 대전에서 희생된 미국인들에 대해선 “깊은 참회”와 “애도”를 표시했다. 아시아 국민들에 대해선 “깊은 반성”(일본어 번역으로는 통절한 반성)을 표시하면서, 일제의 식민지배와 침략이라는 단어 대신 ‘우리의 행동’이라고 지칭했다. 그는 “무장 충돌은 항상 여성들을 가장 고통스럽게 했다. 우리 시대에는 여성들을 인권 남용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일반적인 전쟁 양상의 하나로 물타기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런 사정을 모르는 일부 의원들은 이 대목에서 박수를 쳤다.


그는 미-일 동맹 강화를 위한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의 개정을 언급한 뒤 “우리가 태평양에서 인도양까지 해양을 평화와 자유의 바다로 만들 것”이라고 말해, 군사력 팽창의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그는 “일본은 오스트레일리아·인도와 전략적 관계를 맺고, 한국·아세안과는 협력관계를 증진시키고 있다”며 “미-일 동맹이라는 중심 기둥에 이들 파트너 국가들을 더하면 우리 지역은 더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미-일 동맹의 하위 상대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연설이 열리기 전 의사당 앞에서는 재미동포 단체들과 중국계·대만계 단체들, 인권단체 회원 등 500여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동포들은 워싱턴 인근뿐 아니라 뉴욕·뉴저지·필라델피아 등에서도 새벽에 버스를 대절해 시위에 참여했다. 민주당의 혼다 의원과 스티브 이즈리얼 의원도 참석해 아베 총리의 사과를 촉구했다.


혼다 의원의 초청으로 이날 본회의장 방청석에 앉은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아베 총리를 계속 뚫어지게 응시했다. 이 할머니는 연설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아베, 그 거짓말 병, 역사를 부정하는 병을 안 고치면 당신은 스스로 망할 것”이라고 꾸짖었다.


뉴욕 플러싱에서 밤잠을 설치고 새벽 4시에 버스를 타고 왔다는 강정숙 가정상담소 하모니회 회장은 “꼭 와야 한다고 생각해 자원봉사 회원 7명과 함께 왔다”며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가는 게 중요한데 과거 자체를 부정하니 아베 총리에게 반감을 안 가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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