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3.26 22:18

전명선 ‘4·16 가족협의회’ 대표
“정부에 실망…국민에 진상규명 호소”
세월호 조사위 정치적 독립 요구도

전명선 대표. 사진 김기성 기자


“더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만남을 구걸하지 않겠다. 이젠 더 많은 국민들을 만나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호소하겠다.”


세월호 참사 1주기가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4·16 가족협의회’ 전명선 대표(사진)는 “정부의 무성의하고 지지부진한 진상규명 노력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지난 25일 경기도 안산시 경기도미술관에 있는 가족협의회 사무실에서 전 대표를 만났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고통과 아픔의 시간을 지내왔지만, 어렵게 출범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가 아직도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고 있어 참담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일부에서 ‘대통령을 만나 유가족들의 바람을 호소하면 어떻겠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오히려 국민 여러분을 찾아다니는 게 더 낫다”며 박 대통령에 대한 불신을 나타내기도 했다.


전 대표는 특히 다음달 재보궐선거와 내년 총선에서 세월호 참사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세월호 특별조사위의 정상적 활동조차 발목을 잡고 있는 정부·여당이 선거를 앞두고 (별다른 준비 없이) 선체 인양 계획 발표 등 정치적 행동을 할 소지가 없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오로지 국민의 힘을 믿을 수밖에 없다. 이제는 더 많은 국민들의 호응을 얻기 위해 농성 체제로 들어갈 수도 있다”며 강경한 태도 변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전 대표는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세월호 특별조사위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과 이에 따른 독립적 진상규명 활동, 온전한 선체 인양과 실종자 완전 수습이다. 이런 문제가 먼저 해결되면 책임자 처벌도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영문도 모른 채 숨져간 희생자들도 하늘나라에서 편안히 잠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족협의회는 참사 1주기를 전후로 다음달 11~19일 진도 팽목항과 안산, 광화문 등지에서 위령제와 범국민추모집회 등을 열 계획이다.


글·사진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