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ibsnews.kr/news/22104

발행일: 2014/03/28  이계은 기자 tonhyuk333_@naver.com


만화가 김금숙 작가의 뛰어난 필력으로 한 폭의 수묵화 만화로 재탄생


제주4·3사건을 다룬 영화 <지슬>이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입주 만화가 김금숙 작가의 뛰어난 필력으로 재탄생되었다. 한 폭의 수묵화가 아름답게 펼쳐지는 만화 ‘지슬’은 대사가 없는 원화 그림만으로 프랑스 출판사와 출간 전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완벽한 표현력을 인정받은 작품이다.


현재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입주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 김금숙은 프랑스에서 16년 동안 살며 조각과 만화 활동을 하면서 이희재의 <간판스타>, 오세영의 <부자의 그림일기>를 비롯해 한국 만화책을 100권 이상 프랑스어로 번역해 널리 알렸다.

특히 2012년에는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그래픽노블 <아버지의 노래>가 프랑스에서 출간되어 프랑스 NMK 만화페스티벌에서 ‘문화계 저널리스트들이 뽑은 언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어서 2013년에는 한국에서 <아버지의 노래> 한국어판과 <꼬깽이> 1권이 출간되었다. 2014년 진행된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역사적 진실을 알리는 ‘지지 않는 꽃’ 전시에 단편 <비밀>을 발표하여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영화 <지슬>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CGV무비꼴라주상, 넷팩상, 시민평론가상, 한국영화감독조합상 감독상을 수상하고, 한국영화 최초로 선댄스영화제에서 최고상을 수상하며 국내외에서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민간인 학살이라는 무거운 이야기를 가슴 먹먹하게, 때로는 해학적으로 그려내며 관객을 울리고 웃겼다. 만화 ‘지슬’은 영화 <지슬>을 작품 곳곳에 리얼하면서도 아름답게 그려내며 마치 한 편의 문학작품을 연상케 한다.

제주4·3사건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그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을 말한다. 사건이 발생한 지 66년이 지난 2014년 현재, 4월 3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어 정부가 주관하는 국가적 위로 행사로 격상되며 화해와 상생을 향한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지슬>은 명령받고 죽이려는 군인과 살아남으려는 제주도민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로 ‘피해자 대 가해자’와 같은 이분법적 구분을 허물고 양쪽 모두를 동등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이야기를 풀어냈다.

한편, 만화가 김홍모는 “이 만화는 제주도민들의 아픈 마음을 위로해주는 우리식의 진혼곡이다”라며 “원작 영화 <지슬>을 김금숙 작가 특유의 붓질과 먹으로 의미 있게 표현해냈다”고 전했다. 또한 영화평론가 허지웅은 “공동체의 과거를 돌아보며 개인이 사유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연민과 객관성을 실험하는 이야기 ‘지슬’을 모두에게 추천한다”며 추천사를 밝혔다.

김금숙 작가의 만화 <지슬>은 단행본 264쪽 분량으로 출간되고, 전국 주요서점과 온라인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가격은 14,9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