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12.24 20:20수정 : 2014.12.24 21:56

100번째 편지글…슬픈 기록은 계속됩니다

<한겨레>는 세월호 참사 두 달째였던 6월16일부터 ‘잊지 않겠습니다’를 연재하기 시작했습니다. 참사로 숨진 단원고 학생의 부모 등이 아이에게 쓴 편지에, 짤막한 소개글을 붙였습니다. 박재동 화백이 그린 학생 얼굴 그림도 함께 실었습니다. 친구들을 구하다가 숨진 정차웅(17)군을 시작으로 성탄절인 25일 실린 김민성(17)군까지 모두 100명(교사 2명 포함)의 슬픈 사연이 소개됐습니다.


<한겨레> 누리집에도 ‘잊지 않겠습니다’(0416.hani.co.kr)라는 특집 페이지가 마련됐습니다. 이곳에는 ‘하늘나라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가 보내는 절절한 편지’가 매일 한 통씩 배달됩니다. 아이들의 이루지 못한 꿈과 추억 등이 처연하게 기록돼 있습니다. 세월호의 슬픈 기억을 잊지 않고, 아이들의 죽음을 하나하나 기록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기획입니다. 지금까지 이 특집 페이지는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7800번이나 공유됐습니다.


자식을 잃어 힘든 상황인데도 많은 부모님들이 ‘잊지 않겠습니다’에 참여해 주셨습니다. 한 어머니는 아들이 보고 싶다며 엉엉 우시다가 힘들게 편지글을 써주셨습니다. 아들의 생일을 맞아 편지글을 보내오신 분도 있었습니다. 연재에 참여하고 싶지만 기사에 악성 댓글이 달리는 게 걱정돼 마음을 접은 안타까운 사연도 있었습니다. 그들의 아픔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입니다.


기사를 쓴 기자의 전자우편으로 “세월호 이제 그만해라”는 내용의 편지가 오기도 했지만, 많은 분들은 응원과 격려의 말을 전해오셨습니다. 어떤 선생님은 기사를 보고, 자신이 맡고 있는 반 학생들이 세월호 참사로 아이를 잃은 부모에게 쓴 편지글을 모아 대신 전달해달라며 보내오시기도 했습니다. 부모님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해달라는 분, 연재를 맡고 있는 기자를 걱정해주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한겨레출판에서는 내년 세월호 1주기를 전후해 이 연재물을 묶어 책을 펴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유가족들의 동의를 얻는 절차를 진행중입니다. 출판 수익금은 전액 기부할 계획입니다. 이 책으로 국민들은 세월호 참사를 한 번 더 기억하고, 아이를 잃은 부모님들은 조금 더 위로받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한겨레>는 ‘잊지 않겠습니다’에 참여하고자 하는 가족이 한 분이라도 계시다면, 끝까지 이 슬픈 기록을 계속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