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이 반역땅 된 이인좌의 난 호남 차별은 언제 끝나나
기사 게재일 : 2013-05-02 06:00:00  서일환 기자

 

한양에서 임금이 남쪽을 바라본다. 전라도 여수는 좌측에 있어서 ‘전라 좌수영’ 이라고 하고 해남은 우측에 있어서 ‘전라 우수영’ 이라고 했다. 경상도 지리산 쪽은 우측에 있어서 ‘경상우도’ 라고 했고 안동 쪽은 좌측에 있어서 ‘경상좌도’ 라고 했다. 조선 선조 때 동인과 서인으로 붕당이 출현했다. 동인들은 다시 ‘북인’과 ‘남인’으로 분화되고 서인은 ‘노론’과 ‘소론’으로 분화되어 사색당쟁을 하였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의병들을 주로 ‘북인’ 출신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의병을 배출하여 정치적 기반을 확보한 ‘북인’들은 광해군과 더불어 정권을 잡았다. 그러나 ‘서인’들이 일으킨 인조반정으로 북인들은 권력으로부터 소멸되었다. 북인의 정치적 고향인 ‘경상우도’는 철저하게 중앙권력으로부터 배제 되었다. 영조 때 권력의 소외를 느낀 일부 소론과 남인들이 일으킨 ‘이인좌와 정희량의 반란’으로 ‘남인’의 정치적 고향인 ‘경상좌도’까지 권력으로부터 멀어진다.

 서인들은 ‘희빈 장씨’의 아들 ‘세자 균’(경종)을 지지한 ‘소론’과 ‘숙빈 최씨’의 아들 ‘연잉군’(영조)을 지지한 ‘노론’의 다툼은 격렬했었다. 숙종에 이어 권좌에 있던 경종이 갑작스럽게 의문의 죽음을 당하자 다음 임금으로 영조가 권좌에 오른다. 영조가 즉위하자 소론과 남인 일파를 정치적으로 배제하자 육체적 목숨마저 위협을 받자 남아있던 소론과 남인 일파는 반란을 도모했다.

 1728년 청주에서 ‘이인좌’가 스스로 대원수를 자칭하고 소현세자의 증손인 ‘밀풍군’을 왕으로 추대하는 반란을 일으키자 경상도 일대에서 연이어 반란이 일어났다. 그러나 ‘이인좌의 난’은 실패하고 이인좌는 능지처참 되었다. 하지만 소론과 남인의 정치적 기반이 영남이기 때문에 영조는 영남을 ‘반역향’으로 지목하고 엄청난 탄압을 했다. 영조 때부터 영남 출신들은 100여 년간 과거시험조차 금지 당하고 관직에 제한을 받았다. 순조 때부터 과거금지는 풀렸지만 고종 때까지 200여 년간 당상관 이상은 승진하지 못하게 했다.

 결국 영조는 지역차별을 바탕으로 왕권을 강화하였다. 세도정치가 끝나고 조선이 망하고 나서야 영남의 차별도 끝이 났다. 영남은 조선이 멸망할 때까지 약 200년 동안 정치적으로 탄압을 당했던 것이다. 영조의 탕평책 이면에 또 다른 희생양으로 영남이 고통받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

 또 하나의 지역의 차별의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

 1980년 5월21일 당시 이희성 계엄사령관은 담화문을 통해 “오늘 엄청난 사태로 확산된 것은 상당수의 타 지역 불순인물 및 고정간첩들이 사태를 극한적인 상태로 유도하기 위하여 여러분의 고장에 잠입, 터무니없는 악성 유언비어의 유포와 공공시설 파괴 방화, 장비 및 재산 약탈행위 등을 통하여 계획적으로 지역감정을 자극, 선동하고 난동행위를 선도한 데 기인된 것이다”라고 했다.

 5·18이 끝나고 고정간첩 한 명 잡지 못하고 수많은 민간인을 학살했을 뿐이다. 그리고 호남은 광주사태의 폭도로 매도당했다. 아직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요원하기 만하다. 2004년 망월동의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망월동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다시 2010년 망월동의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대신하여 ‘방아타령’으로 부르려 하다가 국민들의 비난으로 취소했었다.

 정부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얼씨구절씨구 자진 방아로 돌려라 아하아 에헤 이요 에헤 이여라 방아 흥아로다 ~’ 라는 방아타령을 부르려 했다는 발상의 대단히 창의적(?)이다. 올해도 지역차별을 극복하겠다는 박근혜 정부가 첫 번째로 맞이하는 5·18 민주화운동 33주년 기념식이 있을 예정이다. 그런데 국가보훈처는 공식 추모곡을 별도로 제작하기 위해 예산 4800만 원을 책정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대체하는 곡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임금 영조부터 시작한 영남차별 200년을 넘게 지속되었다. 다시 박정희 대통령부터 시작한 호남차별은 언제 끝이 날지 모른다. 외모, 학벌, 성별, 나이 등 어떠한 이유로도 차별이 없어야 한다. 그리고 지역·인종·민족의 차별도 없어야 한다. 국민화합을 위해서 또 지역차별을 종식하기 위해 ‘임을 위한 행진곡’이 망월동에서 울려 퍼지기를 기대해 본다. 이 노래가 지역화합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서일환<광주전남민언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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