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4-03-08 10:39

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베트남전 당시 베트남에서 벌어진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및 범죄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대협은 7일 서울 마포구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베트남전 당시 파병된 한국군에 의해 베트남에서 학살과 집단 성폭행이 있었다”며 “한국과 베트남의 진정한 우호관계 뿐 아니라 두번 다시 이와 같은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정부가 과오를 인정하고 책임있는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8일 세계여성의날과 정대협의 ‘나비기금’ 발족 2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번 기자회견에는 13세에 위안부로 끌려간 길원옥 할머니도 참석했다. 길씨는 “아픈 사람이 아픈 사람들 사정을 안다고 그 뼈아픈 상황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며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두 번 다시 우리같은 험한 꼴을 당하는 사람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나비기금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88), 길원옥(86) 할머니가 자신들과 같은 고통 속에서 살아갈 아프리카 내전과 베트남전 성폭력 피해자들을 돕겠다는 뜻에 따라 지난 2012년에 처음 발족했으며, 현재까지 약 1억2000여만원이 모금됐다. 이 기금은 콩고민주공화국 내전 성폭력 피해를 당하고도 다른 피해자와 어린이를 돕는 레베카 마시카 카츄바 씨와 베트남전 한국군 성폭력 피해자 9명 등에게 지원된다.

한편 정대협은 팔레스타인을 올해 세 번째 지원 대상지역으로 선정해 피해실태 조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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