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5.30 23:30수정 : 2014.05.31 09:34


전국교수노동조합 등 교수단체 회원들이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린 '세월호 대참사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책임을 촉구하는 전국대학교수 시국농성 기자회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뉴스1

‘세월호 성명’ 동참 요구에 “교통사고에 불과한 일” 폄하
이메일 공개한 우희종 교수 “내가 인간인 게 부끄럽다”

서울대 치대 교수가 세월호 사고를 “교통사고에 불과한 일”이라고 말한 사실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 교수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철저한 개혁을 요구하는 서울대 교수 성명서에 동참할 것을 독려받은 뒤 이같이 답변했다.


서울대 수의학과 우희종 교수는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교수가 보낸 이메일 내용을 공개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서울대 교수 성명서를 내려고 동료 교수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과정에서 받은 메일이었다. 이후 서울대 치대 소속으로 밝혀진 ㅇ교수는 세월호 참사를 두고 “교통사고에 불과한 일을 가지고 서울대 교수 명의의 성명서를 낸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 생각됩니다. 개나 소나 내는 성명서!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썼다.


우 교수는 이 메일을 공개하며 “(세월호 참사를) 단순 교통사고로 바라보는 그의 시선과 더불어 개나 소가 된 전국의 다른 대학교수들. 갑자기 내가 사는 것이, 인간인 것이 부끄러워졌다”라고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서울대 우희종 교수 페이스북 갈무리.

한편 서울대 교수 206명은 30일 오후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인적·제도적 쇄신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교수들은 이 성명서에서 “이번 참사에서 정부는 정부대로, 언론은 언론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선장과 ‘관피아’는 그들대로 야만의 자유를 남김없이 보여주었다. 우리가 지금 이 고통을 감내하면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 더 이상 무너져 내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진실로 더 이상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며 사회 전반의 자성을 촉구했다.


이들은 “유가족 대표가 참여하고 정부로부터 독립된 진상조사기구를 특별법으로 설치하여 배의 전복-침몰-참사의 단계별 경위와 인명구조가 실패한 원인을 한 점 의혹 없이 규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조사결과에 따라 책임을 엄히 묻는 인적 제도적 쇄신이 이루어져야 한다. 조사 전 과정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해 만인이 열람하고 이를 내일의 거울로 삼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