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홍균 기자 khk5056@kyunghyang.com                                               입력 : 2013-05-30 21:12:07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제주4·3사건을 대해 이야기하던중 ‘폭도 XX들’이라는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제주주민자치연대는 30일 성명을 내고 “우근민 도지사의 발언은 도지사로서의 기본 자질을 의심케 하고 있다”며 “도백으로서 도저히 입에 담지 못할 이야기를 공적인 자리에서 내뱉는 이유를 이해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우 지사는 지난 29일 지방지 및 인터넷언론 출입기자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폭도 놈의 XX들’이라는 발언을 했다. 우 지사는 이날 “최근 4·3유족회와 경우회의 만남을 주선한 사실을 적극 알려야 되지 않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단어를 사용했다.

우 지사는 “관이 개입하면 안된다”는 취지의 말을 한뒤 “냉정하게 보면 경찰이(은) 무슨 명령 내리면 (떨어지면)가는 것 아니냐. 월남전이고 어디고 싸우다보니 몰라갖고 할 수도 있고 그런데. 폭도놈의 XX들 끼어갖고….”라고 말했다.

주민자치연대는 “4·3문제의 경우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지만 국가권력의 잘못된 공권력 행사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우 지사의 폭도 개입 운운 발언은 이유를 불문하고 도지사로서 4·3을 심각하게 폄훼하고 있다”며 “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싸워온 제주도민과 4·3유족들에 대한 배반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주민자치연대는 “우 지사는 제주도민과 4·3유족에게 백배사죄하고 도지사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양심이 있다면 4·3문제마저도 이율배반적인 행태로 도민들을 기만한 만큼 도지사라는 자리에 앉아 스스로 지사직을 행세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도내 4·3 관련 단체들도 우 지사의 발언이 문제가 있다며 반박성명 발표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4·3단체 관계자는 “우 지사의 발언은 제주도민들이 금기시 하고 있는 폭도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우 지사가 스스로 4·3문제해결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해왔는데 앞뒤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4·3유족회 관계자는 “당시 잘못된 법적용으로 사형이나 무기를 받은 사람들이 폭도로 몰렸는데 대다수는 무고한 민간인들이었다”며 “어떻게 도지사라는 사람이 일반인들도 거의 쓰지 않는 폭도라는 발언을 쉽게 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김선우 제주도 환경·경제부지사는 “최근 경우회와 유족회간에 화해와 상생의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던 도중 별 의미없이 나온 단어였다. 4.3 희생자를 지칭한 것이 아니다”며 “거두절미하고 폭도라는 단어만을 부각시키지 말아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