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습니다]
요리사 꿈꾸던 수진에게 아빠가
키 170㎝, 몸무게 50㎏, 다리가 학처럼 길어서 별명이 학 다리였던 우리 막내딸 수진이. 외모보다도 마음씨가 더 예뻤던 수진이가 이젠 우리 가족 옆에 없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질 않는다.
그래서일까. 수진이가 친구들과 함께 하늘나라에 있다는 사실을 자꾸 까먹는다. 왜 그럴까. 무의식적으로 수진이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서일까. 그럴 때마다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 18년 짧은 생도 채 다 못 살고 간 불쌍한 우리 수진이를 잊어버리면 안 되는데, 안 되는데….
셋째딸로 우리 가족 곁에 온 예쁜 수진이, 눈이 커서 잠잘 때도 눈 뜨고 잔다고 놀림 받았던 막내딸. 엄마와 아빠가 시키는 일은 불평 한마디 없이 했던 착한 딸. 이젠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고 안고 싶어도 안을 수 없는데 어떡하지? 야간자율학습 끝나면 버스 정류장으로 마중 나가던 아빠는 어떡하지? 하늘나라로 마중 나갈까?
진도 팽목항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던 못난 엄마와 아빠를 용서해줘. 그리고 엄마, 아빠가 수진이 보러 하늘나라로 찾아가면 예쁘게 웃는 얼굴로 마중 나와 줄 거지? 우리 딸은 착하니까 분명히 마중 나와 줄 거야, 그치?
사랑하는 우리 딸 수진아, 다시는 춥지 않게 가슴에 품어줄게. 보고 싶고, 보고 싶고, 또 보고 싶다. 수진아, 많이 많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