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주기 고양지역 민간인학살 희생자 합동위령제전위원회의 요청으로 참석하여 참배·추모사를 올렸습니다.

일시: 2012년 10월 2일(토) 오후 3시

장소: 일산문화공원

 

                                  추 모 사

 

고양지역 민간인 피학살자 영령님들을 오늘 여기 모시고 위령과 추모의 예를 우리의 온몸 구푸려 올립니다. 임들께서 고이 잠드시도록 삼가 하늘을 우러러 간절한 비원으로 간구합니다.

 

재작년 여기 이 자리에서 저는, ‘재미한인유학생모임이 한 목소리로 외쳐

"평화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아이디어"라 하며, 이로써 "Become One"

"하나가 되자"고, 북한의 축구선수 정대세의 눈물을 작곡하고 노래한 의미를 새겨 소개했었습니다.

 

그때 더운 가슴, 뜨거운 눈물, 맞잡은 손!” 이게 정답이라고도 말씀드렸는데, 과연 고양 지역은 다른 어느 곳보다 꼭 그리하여서 고양 금정굴 민간인 학살사건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이번 항소심에서 법원은 국가에 1심보다 갑절 많은 금액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하도록 결과하게 했고, 또 이번 위령제를 기하여 지난해 청아공원의 임시 안치 후 희생자들이 영면할 수 있도록 영구 안치하는 데 그 첫발을 내딛으며 나아가 금정굴 현장 일대를 역사평화공원으로 만들어가는 데 한발 더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전쟁의 참상을 되돌아보며 인권과 평화의 소중함을 생각하는 자리를 펼쳐 분단과 대립을 넘어 통일과 화해와 상생의 시대를 열어가는 주춧돌을 놓게 되었습니다.

 

이렇게들 해석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저 엄청난 6.25 상흔으로 말미암아 더욱 배타적이며 독선적인 인식구조와 전투적인 삶의 방식을 갖게 된 것이라고. 우리 속에 심겨진 적대 감정흑백논리’, 이는 분단이 가져다 준 가장 큰 상처라고. 그래 우리끼리도 더불어 살아가기가 무척 어려운 사회로 변해 버렸다고. 우리 유족들은 이 폭풍의 한가운데 존재합니다.

 

그러므로 또 그런데도 참으로 그렇습니다. 그 어디보다 선진적으로 모본을 보여주신 고양, 서로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하는 수고가 우리 가운데 먼저 모범적으로 이루어진 여기 고양, 여타 유족들 간에 먼저 화해회복을 추구하신 고양, 상호이해와 수용력을 확대하여 대립관계를 벗어나 다양성의 인정과 공존의 능력을 보인 여기 고양, 서로 격려하고 힘을 얻을 수 있는 조직문화 그 연대의 전국화를 이루는 촛불이 되실 것으로 당연히 확인되고 기대됩니다. 새로운 리더십 창출이 여러분 고양으로부터 새판 짜기의 가능성을 열어젖힐 것으로 기대해도 좋을 이유입니다.

 

가장 빼어난 진보(조직)인듯해도 어디 저기 저만큼 이익의 똬리를 보이잖게 틀고 앉아 있어서 아차! 우리가 경쟁하는 개인으로 파편화하고 마는 경험일랑 이제 부디 그만하고 싶습니다. ‘빼앗겼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투쟁 구호는 대단히 전투적으로 진보적이지만, 힘들여서 승리해도 뿔뿔이 흩어지기 십상이었고 이런 경험들! 이젠 부디 그만해야겠습니다. 투쟁을 하는 목적은 우선 내가 잃어버린 것을 되찾자는 데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억울한 피해자가 없는 세상을 함께 만드는, 그 확대 재생산에 있다 할 것입니다. 너의 진정성을 요구하기 전에 먼저 나의 진정성을 드러내 보여 우리의 연대는 깨어질 줄 모르는 미래로 향할 수 있습니다. 여러 점에서 많이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염치를 알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공존능력의 함양, 여기서 포용은 어디에서나 실천되어야 할 우리의 항구하는 덕목입니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야 유족들과 (물론 우리 모두와) 실로 확약한 바이거니와 어쨌거나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도 사과라 했으니, 어느 때보다 기회는 성숙해 있습니다. 전국에 산재해 계신 유족 여러분들과 제 과거사 단체 및 그 유족들이 방금부터 더욱 일치단결 힘을 합쳐 가열히 용맹 전진해야 할 뿐입니다. 노심초사해 하던 바 추가조사사업 피해자 보·배상 관련 특별법 제정 재단 및 관련기관 설립 추모, 위령사업과 유해 발굴 및 안치 자료 관리, 전시 등 과거청산의 추가과제 등등, 이것들을 이루어 낼 수 있을 호기를 맞았습니다. 더 미룰 수도 없지만 다시 만나기도 쉽지 않을 절호의 기회입니다. 국회(이날 위령제에 고양시 일산 유은혜 의원 참석, 과거사 문제 이낙연 의원 등 여러 의원들과 연대 처리 의지 언명)로도 물론이려니와, 이제 우리는 우리가 신뢰하는 한 분, 바로 그분을 우리의 대통령으로 모시고 우리의 일을 이번에 마침내 이루십시다!!!

유족 여러분들께 하늘의 은총을 빕니다.

 

2012. 10. 2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학살 진상규명 범국민위원회 상임대표 임 태 환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