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12.09 20:50수정 : 2014.12.09 22:05

잊지 않겠습니다

여군이 되고 싶어한 이지민에게

많이 보고 싶고, 많이 그립고, 많이 많이 사랑하는 우리 딸 지민아.

어떤 글로, 어떤 말로 엄마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까? 참 많이도 울었어. 어느덧 눈물이 말라 이제는 안 나오는 듯 하다가도 또 울고 있는 엄마는 답답한 마음을 어디에도 표현할 길이 없네.

추모공원을 다녀왔어. 지민이를 보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빠도 많이 우셨어. 가족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으셨는데. 말씀은 안 해도 우리 딸이 많이 보고 싶고 그리우신가 봐. 옆에 있는 것처럼 지민이 모습, 목소리, 행동들 아직도 생생해. 술 드신 아빠가 들어오시면 옆에 앉아서 이야기를 들어주던 지민이. 엄마, 아빠 생각을 무지 많이 했던 착하고 든든했던, 그래서 언니와 동생에게 잔소리쟁이였던 우리 지민이. 엄마를 뒤에서 꼭 껴안아주던 지민이.

언니의 생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 밤길에 혼자 기숙사를 찾아갔던 지민이. 집안일을 잘 도와주었던 우리 지민이. 엄마의 수다와 웃음소리를 좋아해 주던 우리 딸이었지. 멋있어 보인다며 여군이 되고 싶다고 했었지. 이렇게 평범하고 이렇게 행복했던 많은 일상이 이제는 추억이 되고 엄마의 눈물이 되어 버렸네.

사랑하는 지민이, 우리 딸 잘 지내고 있는 거지? 늘 엄마, 아빠 곁에서 함께 하는 거지? 참 힘들고 슬픈 시간을 보냈어. 앞으로 우리 가족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살 수 있을까? 참 많이도 괴로웠지만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어. 어느덧 우리 지민이를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던 시간이 자꾸자꾸 흘러가고 있었지만, 그 시간이 엄마에게는 잃어버린, 멈춰버린 시간이 되었지. 이렇게 답답하고 이렇게 어이없고 이렇게 기가 막힌 이별이 세상천지에 어디 있을까?

5월6일, 20일 만에 우리에게 돌아온 우리 지민이. 많은 아이를 찾은 부모들은 먼저 돌아갔고, 그토록 소란스럽게 취재하고 북적대던 언론들도 대부분 떠났더라. 그래서 우리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 딸을 맞이할 수가 있었어. 참 바보 같았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과 부모가 되어서 기다리라는 말밖에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한심하기까지 했었어. 이런 답답한 나라를 절망하며 소리도 내지 못한 채 바보 같은 엄마는 울기만 했지.

사랑하는 우리 딸 지민아. 우리에게 있어 넌 사랑이었고 행복이었고 삶의 의미였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었으면 좋겠어. 왜 진작에 이런 말을 해주지 않았는지 많은 아쉬움이 되어 가슴을 아프게 하곤 해.

아직도 꿈 속에서 헤매고 있는 것 같다. 너를 보낼 마음의 준비 한번 없었기에 꿈이기를, 꿈이었기를, 꿈이었으면 하루하루 늘 바랬었지만 현실은 바뀌지가 않았지. 우리 지민이 덕분에 참 많이 행복했었어. 소중한 우리 딸, 지민아 다음 생이 있다면 다시 한번 엄마, 아빠 딸이 되어주길. 그래서 더 많이 우리 지민이를 안아주고 사랑해줄 수 있게 되길 간절히 기도해본다. 영원히 사랑해 지민아. 너를 너무도 그리워하는 못난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