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3.03.22 00:18 / 수정 2013.03.22 01:09

감독 출신 마을 이장이 메가폰
군·출향기업인 등 제작비 도와

 

한국전쟁 기간에 일어났던 ‘거창 양민학살’ 사건을 다룬 영화가 만들어진다. 비극의 현장인 거창군 신원면 청수리 수동마을에 사는 영화감독 출신 김재수(55·사진)씨가 제작자로 나섰다. 김 감독은 영화 ‘클럽 버터플라이’, ‘천국의 셋방’ 등을 제작하면서 충무로에서 인지도를 갖고 있다.

 2009년 귀농해 수동마을 이장을 맡고 있는 김씨는 25일 거창사건추모공원에서 위령제를 시작으로 거창사건을 다룬 영화 ‘청야’ 제작에 들어간다. 4월 중순까지 촬영·편집을 마치고 올 하반기 시사회를 한 뒤 국내외 독립영화제에 출품할 계획이다. 일반 극장과 다양한 TV채널을 통해서도 일반인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김 감독은 거창사건 60주기였던 2011년에 영화를 만들기로 마음먹고, 2012년 시나리오 초고를 완성했다. 영화는 거창사건 가해자와 피해자의 후손들이 우연히 거창에서 만나 진실을 알게 되면서 화해·용서하는 과정을 다뤘다. 거창사건추모공원, 위천면 황산마을 고가, 지역 요양병원 등 전 과정이 거창군에서 촬영된다.

 ‘청야’란 제목은 당시 국군의 작전명인 견벽청야(堅壁淸野·벽을 튼튼히 하고 들을 깨끗이 한다)에서 따왔다. 거창군이 제작비 1억2500만원을 지원하고, ㈔거창사건희생자유족회와 출향 기업인들이 영화 제작을 돕기로 약속했다.

 지난 19일 거창군청에서 있은 ‘청야’ 제작발표회에는 남녀 주인공인 차 PD(프로듀서)역의 김기방과 이지윤 역의 안미나를 비롯해 명계남·장두이·김현아·백승현 등 출연 배우들이 참석했었다.

 거창 양민학살 사건은 한국전쟁 때인 1951년 2월 9일부터 사흘간 거창군 신원면 박산·탐양·청연골에서 14세 이하 어린이 385명 등 양민 719명이 공비와 내통했다는 이유로 국군에 집단학살당한 사건이다.

  황선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