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5-21 22:38:52수정 : 2013-05-21 22:49:58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과테말라 헌법재판소가 집단학살 혐의로 징역 80년형을 받은 독재자 에프라인 리오스 몬트(86)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부의 원심 판결을 뒤집었다.

이날 과테말라 헌법재판소는 찬성 3, 반대 2로 몬트 전 대통령의 재판 절차를 지난 4월 19일 시점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재판 절차를 이때로 돌린다는 것은 지난 10일 과테말라 사법부가 몬트 전 대통령에게 선고한 징역 80년형이 무효가 된다는 뜻이다. khan_art_view.html?artid=201305212238521&code=970100http://player.uniqube.tv/Logging/ArticleViewTracking/khan/201305212238521/news.khan.co.kr/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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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학살 혐의로 기소된 과테말라의 독재자 리오스 몬트 전 대통령이 지난 10일 재판에서 헤드폰을 쓴 채 자신의 판결을 듣고 있다. 과테말라/AP뉴시스

 

과테말라 헌법재판소 마르틴 구즈만 대변인은 몬트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 지적한 재판 절차상 오류가 해결될 때까지 재판 절차가 정지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변호인 프란시스코 가르시아 구디엘은 AP통신에 “21일 부당하게 갇혀있는 장군을 석방시켜 줄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몬트 전 대통령은 1982년 쿠데타로 집권한 이후 36년에 걸친 내전에서 반군 지지세력으로 여겨졌던 마야 원주민 1천771명을 과테말라 북부 키쉬에서 학살한 배후로 지목돼 집단 학살죄로 기소됐다.

3월에 시작되어 4월 19일부터 12일간 중단된 재판은 4월 30일 재개되었다. 5월 10일 3명의 판사는 100명 이상의 증언과 정부군에 의해 자행된 집단 강간과 여성과 아동 살해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리오스 몬트에게 종신형과 다름없는 80년형을 선고했다.

당시 이 판결은 라틴아메리카에서 집단학살을 저질렀던 독재자에게 처음으로 국내 사법부에 의해 유죄가 선고된 사례로 국내외에서 높이 평가받았다.

몬트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즉각 항소를 했다. 몬트 전 대통령도 건강상의 이유로 3일간 수감된 후 군병원으로 이송됐다. 변호인들은 재판과정에서 끊임없이 재판 절차를 문제삼았으며 재판부는 판결 전까지 100개 이상의 이의사항들을 해결해야 했다.

변호인단은 끝내 4월 18일 재판절차가 부당해 계속할 수 없다며 퇴장했으며 재판부는 2명의 공익 변호사들을 붙이려 했지만 리오스 몬트는 이를 거절했다.

가르시아는 줄곧 판결에 참여한 3명의 재판관을 재판에 참여시켜서는 안된다고 요청했다. 당시 그는 재판이 “불법적으로 재개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헌법재판소는 변호인단의 이의를 심리하기 위해 재판이 중단됐어야 했다고 판결했다. 헌법재판소가 말한 재판 절차상의 오류란 이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