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  입력2013.06.06 21:13|수정2013.06.06 22:12

【런던=AP/뉴시스】김재영 기자 = 영국 정부는 6일 식민지 시절인 1950년대 반항 운동에 참가해 영국 지배 당국으로부터 학대를 받았던 아프리카 케냐인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한다고 공표했다.

윌리엄 헤이그 외무장관은 이날 하원에서 5228 명의 반란 생존 케냐인들이 약 2000만 파운드(3100만 달러,342억원)에 달하는 보상금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식민 시절 케냐인들이 "영국 정부가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는" 고문 및 기타 박해 행위에 처해졌다는 것을 영국 정부는 인정하고 있다고 헤이그 장관은 말했다. 이어 영국 정부는 관련 케냐인들이 겪었을 고통을 이해한다고 장관은 강조했다.

지금은 고령인 수천 명의 케냐인들은 식민지 시절 "마우 마우" 반란을 진압하려는 영국 식민 당국 휘하의 장교들에게 심하게 두드려 맞고 성적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왔다. 이 반란 당시 일단의 케냐인들은 영국 관리 및 케냐에서 가장 비옥한 곳에 정착한 백인 농부들을 공격했었다.

1952년~1961년의 케냐 "비상 사태"로 불리는 반란 기간 동안 반란에 참가한 수만 명의 케냐인들이 영국군 및 동맹 지원군에 의해 살해됐다. 이 반란과 상관없는 15만 명의 케냐인들도 격리 수용돼 잔인한 학대를 받았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영국 최고 법원이 마우 마우 반란 때 당한 처벌에 대해 영국 정부를 대상으로 보상 요구 소송을 낸 3명의 케냐인 원고들에게 소송을 계속할 수 있다고 판결하자 원고들과 합의해 이 같은 보상금을 내놨다.

본래 영국 정부는 70대, 80대인 3명의 케냐인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3년 동안 강력 저지해 왔다. 3명은 모두 강제 수용소 생존자들로, 거기서 한 남자는 거세를 당했으며 한 여자는 뜨거운 물이 가득 찬 소다 병으로 강간 당하는 등 성폭행을 당했다. 다른 한 사람은 9년 동안 아무런 기소도 없이 구금 당한 채 심한 구타를 당했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케냐인 조부도 격리 수용소에 갇혀 매일 채찍질을 당했다고 2008년 더 타임스 지가 보도했었다.

5000여 명의 반란 생존 케냐인 전원에게 1인당 2600파운드, 즉 34만 케냐 실링이 주어진다. 케냐의 1인당 평균 연소득은 7만 케냐 실링이다.

영국 법원의 판결로 대영 제국 시절 식민지였던 많은 나라의 국민들이 유사한 피해 보상 소송을 영국 법원에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j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