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ressEngine ver.2

글 수 1,141
  등록 :2015-12-16 19:40수정 :2015-12-16 21:28

세월호 특조위 청문회 마지막날

유족들, 특조위 분발 촉구
이주영 전 장관 허술한 신문에
“특조위원, 준비한 것도 못읽냐” 항의
“학생들 철없어 안내려와”
승조원 증언은 가슴에 대못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1차 청문회 마지막날인 16일 오전 서울 중구 와이더블유시에이(YWCA)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박성복군의 어머니 권남희씨가 참고인으로 출석한 정동수군의 아버지 정성욱씨의 발언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정씨는 이날 아들 주검의 수습 당시 사진을 공개하며 “끝까지 진상 규명에 힘써달라”고 호소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1차 청문회 마지막날인 16일 오전 서울 중구 와이더블유시에이(YWCA)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박성복군의 어머니 권남희씨가 참고인으로 출석한 정동수군의 아버지 정성욱씨의 발언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정씨는 이날 아들 주검의 수습 당시 사진을 공개하며 “끝까지 진상 규명에 힘써달라”고 호소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는 옛말이 있는데 저는 아직까지도 가슴에 묻을 수가 없습니다. 저희 가족들이 아이들을 묻을 수 있도록, 우리 애들이 왜 그렇게 추운 바다에서 갈 수밖에 없었는지 끝까지 진실 규명을 부탁드립니다.”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청문회 마지막날인 16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정동수군의 아버지 정성욱씨가 아들이 주검으로 돌아왔을 당시의 사진을 공개했다. “아직도 죽은 자식들을 보지 못한 부모들도 많다”며 특조위원들의 분발을 촉구하는 그의 말에 청문회장은 졸지에 울음바다가 됐다.


정씨를 비롯한 세월호 참사 유가족 80여명은 자신의 아들·딸이 어떻게 숨졌는지 책임있는 사람들의 말을 듣기 위해 사흘 동안 청문회 자리를 지켰다. 참사 피해자 안중근군의 아버지 안영진씨 역시 이들 중 하나다. 직장 때문에 청문회장에 나오지 못한 둘째 날에도 인터넷 중계로 줄곧 청문회를 지켜봤다는 그는 “(증인으로 출석한 해양경찰청 관계자들의 계속되는 회피성 발언에) 울분을 누르고 있느라 너무 힘들었다. 집에 돌아가서도 잠을 제대로 못 잤다”고 말했다. 오히려 “학생들에게 배에서 내려오라고 했지만, 애들이 철이 없어서 내려오지 않았다”고 증언한 박상욱 당시 123정 승조원, 구조 책임을 추궁당하자 “내가 신이냐”고 반문했던 김문홍 당시 목포해양경찰서장의 증언은 가족들의 가슴에 더 큰 대못을 남겼다.


핵심을 파고들지 못한 채 이미 검찰 조사와 재판 과정에서 확인된 사안을 재확인하는 선에 그친 특조위원들에 대한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 상임위원이 증인으로 출석한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신문하면서 책 읽듯 질문지를 읽어내려가자 방청석에선 “증인의 눈을 보며 얘기하라. 준비한 것도 못 읽냐”는 항의가 터져 나왔다. 이날 청문회 도중 억울함과 답답함을 호소하던 유가족 중 한명이 실신해 119 구조대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안영진씨는 “(일개) 회사도 장애 발생시 대응하는 매뉴얼이 있고 이를 바탕으로 훈련도 하는데, 정부의 참사 대응 매뉴얼이 부실했고 그마저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아이들을 구조하지 못한 국가가 너무 한심하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박성복군의 어머니 권남희씨도 사흘 내내 청문회 현장을 지켰다. 청문회 둘째 날인 15일은 박군이 세상을 떠나고 두번째 맞는 생일이기도 했다. 사흘 내내 청문회를 지켜본 권씨는 눈물을 그렁거리기만 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이번 청문회를 통해 진상규명을 위한 힘든 첫발을 뗀 만큼, 새롭게 드러난 의혹 등에 대한 특조위의 철저한 조사를 바랐다. 희생자 이준우군의 아버지 이수하씨는 “우리는 국가로부터 버림받은 사람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사 결과를 승복할 수 있도록 만들어달라. 믿고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7시간 행적조사’ 신청을 하기도 했던 박수현군의 아버지 박종대씨는 “정부·여당의 방해와 조사 시간이 부족했던 한계가 있었지만, 청문회가 국민들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볼 수 있는 부싯깃 역할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번호
제목
글쓴이
1061 [바튼소리] '거창학살' 영화 <청야> 반갑다 / 경남도민일보
[관리자]
2013-04-05 13215
1060 <새책> 『피와 불의 문자들』 출간! (조지 카펜치스 지음, 서창현 옮김)
도서출판 갈무리
2018-09-01 13192
1059 법원 60여년 만에 “국군의 양민학살, 국가가 손해배상하라” 판결 / 경향신문
[관리자]
2012-10-31 13100
1058 "한국 과거청산의 비판적 성찰과 전망" : 역사학연구소 심포지움(2011.11.5) 안내 file
이선아
2011-10-31 13095
1057 [한국전쟁전후민간인민간인희생자 전국유족회/재경유족회 과거사업무지원단방문] |우리들의 이야기
[관리자]
2014-01-28 13061
1056 여순사건, 첫 국가상대 피해보상 소송 추진 / 남해안신문
[관리자]
2012-10-28 13023
1055 [법률전문 인터넷뉴스] 변호사들 "대법원, 민간인 학살 피해 유족 심장에 사법살인" ㅡ로이슈
[관리자]
2013-05-18 12944
1054 6·25 아산 민간인학살 피해자 유족에 국가배상 판결 / 뉴시스
[관리자]
2012-11-06 12872
1053 석달동 양민 집단대학살(Soktal Massacre) 그리고 그 후
채의진
2012-12-25 12839
1052 인혁당 사건“대법판결 뒤집은 문용선 판사는 누구?”
[관리자]
2012-09-23 12812
1051 프로이트 라캉 이론을 통해 서양 의복의 젠더 읽어 보기(4/23 개강, 강의 이명희)
다중지성의 정원
2015-04-18 12705
1050 사막의 모래 한줌일뿐, [학살영상] [노약자시청주의]
낙산도령
2012-05-09 12658
1049 [새책] 자본주의에 균열을 내자 - <크랙 캐피털리즘>(존 홀러웨이 지음, 조정환 옮김)이 출간되었습니다.
도서출판 갈무리
2013-01-23 12620
1048 섯알오름 예비검속희생자 합동위령제 봉행
[관리자]
2012-08-25 12532
1047 1946년 '대구 10월 학살 사건' 희생자들에 첫 국가배상 판결/ 한국일보
[관리자]
2013-01-23 12498
1046 [이번주 토(1/12)]금융독재에 대항하는 시/예술 <봉기> 출간기념 실시간 저자 화상강연에 초대합니다!
도서출판 갈무리
2013-01-10 12221
1045 대법, '오창 창고 국민보도연맹 사건' 희생자 국가배상책임 인정
[관리자]
2012-08-27 12215
1044 < 2013년 1월 3일 거제민간인희생자 손해배상청구소송 판결결과에 대한 유족의 분노 >
[관리자]
2013-01-10 12154
1043 "양민학살, 유족들 힘이 약해 정부가 무관심" / 오마이뉴스
[관리자]
2012-11-03 12090
1042 또한번 약속 믿어 보겠다.
정명호
2012-03-08 11895

자유게시판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