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ressEngine ver.2

글 수 1,138

등록 :2016-11-26 23:14수정 :2016-11-27 00:34

 


26일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한 시민들의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6일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한 시민들의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전국에 눈·비 내린 26일 궂은 날씨에도
서울 150만 등 전국 190만 최대 규모

한달 넘으며 더욱 커져가는 촛불
최순실 국정농단 규탄 넘어
박근혜 퇴진과 개혁 요구로

지난달 29일 서울 청계광장에 3만여개의 촛불이 켜졌다. 한달이 지나 2016년 11월26일, 이제 ‘촛불’은 ‘횃불’이 되어간다.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다섯번째 촛불이 켜진 이날, 서울·부산·광주·대구 등 전국에서 190만명(주최 쪽 추산)이 사상 최대 시위에 나섰다. 전세계 20개국 50개 지역에서도 박근혜 퇴진 촛불 집회가 진행됐다. 거리에 나선 이들만이 아니다. 저녁 8시 일제히실시된 ‘1분 소등’과 ‘1분 경적’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 집과 자신의 일터에서 생중계를 지켜본 모든 이들의 마음에도 촛불이 켜졌다.

5주째 주말마다 진행된 시위는 매주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먼저 규모다. 지난달 29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모였던 3만 인파가 서울 기준으로 11월5일 20만명(전국 30만명)으로 급증한 데 이어, 11월12일엔 100만명으로 87년 6월항쟁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11월19일은 서울 60만명(전국 100만명)이었지만 전국 70여곳이 참여하는 ‘전국 최대 동시다발 시위’라는 기록을 세웠다.
 

26일의 경우, 주최 쪽은 밤 9시40분 기준으로 서울 광화문에 연인원 150만명이 참가하고 부산 10만명, 광주 7만명, 대구 4만명 등 지역에서 40만명이 거리에 나선 것으로 추산했다. (경찰 추산 서울 27만명, 전국 5만명)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위가 벌어진 것이다.

물론 ‘숫자’가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국민들이 지치기를 노리는 듯 지지율 4%의 청와대가 ‘버티기’를 거듭함에도, 사람들이 그보다 더 끈질기고 길게 모여들고 있다는 점은 특기할 일이다. 특히 이날은 서울에 첫눈이 내리는 등 전국 곳곳에 눈 또는 비가 내리는 등 궂은 날씨였다. 하지만 사람들은 두툼한 방한복을 갖춰 입고 나와 오히려 ‘하야 눈’이 내린다며 서로를 북돋우며 집회장을 지켰다. 청주와 대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주최쪽 예상보다도 더 많은 시민들이 나오기도 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건 집회에 나온 사람들의 목소리의 변화다. 애초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규탄하던 목소리는 지난 한달간 급속히 ‘박근혜 하야’‘즉각 퇴진’으로 바뀌어갔다. 특히 시위를 거듭할수록 지치기보다 오히려 더 단호해지는 모습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5차 범국민대회가 열린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퇴진을 외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littleprince@hani.co.kr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5차 범국민대회가 열린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퇴진을 외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littleprince@hani.co.kr


이날 시민들은 청와대에서 불과 수백m 떨어진 청운·효자주민센터 부근으로 대규모 행진을 벌이며 “7시간 물러나라”“뇌물죄로 기소하라”를 외쳤다. 심재호(24)씨는 “오늘로 네번째 나왔는데 박근혜 대통령의 반응과 행동을 볼 때마다 갈수록 절망스럽다. 그런데도 점점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걸 보면 대통령에겐 절망하지만 시민들에게 희망을 얻게 된다. 더 추워져도 물러날 때까지 끝까지 나올 거다”라고 말했다. 양평에서 올라왔다는 김재주(66)씨는 “이게 나라인가 싶어 집에 그냥 있기가 힘들다. 희망적인 건 젊은 친구들이 많이 나온다는 거다. 청와대가 꿈쩍않는 것처럼 보여도 퇴진할 때까지 국민들이 화가 나 있다는 것을 계속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 등 일부 극우단체가 서울역 등에서 벌인 맞불집회는 설치해놓은 의자도 다 채우지 못할 정도로 썰렁한 모습이었다.

청운동 쪽 행진을 마친 시민들은 밤 11시부터 다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1박2일 집회를 벌이며 자유발언에 들어갔다. 광장에선 ‘부정의한 사회에 대한 분노’와 ‘국민을 무서워할 줄 아는 정치와 권력’에 대한 요구가 넘친다. 주말시위만이 아니라 대학생들은 동맹휴업을, 노동자들은 동맹파업을 실행하거나 예고하고 있고 일상 속 하야운동도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이날 청와대 200m 근처인 청운·효자주민센터로 향하는 행진의 선두에는 처음으로 횃불이 등장했다. “단 하루도 못 참는다. 지금 당장 퇴진하라”는 96% 국민들의 요구에도 꿈쩍않는 청와대를 향해, 촛불 민심은 이제 진짜 횃불이 되어가고 있다.


허승 박수지 김규남 기자 raison@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72116.html?_fr=mt1#csidx6124e3a06df87838e344c95e06abb1f

번호
제목
글쓴이
1138 [10/7 개강] 다중지성의 정원 2013년 4분학기 프로그램 안내!
다중지성의 정원
2013-09-16 108109
1137 [한반도평화포럼 6.15공동선언 12주년] "잃어버린 5년, 다시 포용정책이다" 신간도서 출간 및 도서신청 안내
[관리자]
2012-06-13 89955
1136 [4/1 개강!] 라캉, 푸코, 신학, 소설창작, 페미니즘, 과학학, 미학 등 강좌 안내
다중지성의 정원
2013-03-13 45874
1135 " 제주 예비검속 민간인희생사건 " 국가배상책임 판결
[관리자]
2012-05-09 45254
1134 [4월1일 개강!] 다중지성의 정원 2013년 2분학기 프로그램 안내입니다 ^^
다중지성의 정원
2013-03-05 42028
1133 짬짬이 작업하고 있습니다
신기철
2011-07-11 39420
1132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학살 희생자 배·보상 소송 현황과 과제" 토론회가 있습니다
신기철
2011-07-21 39021
1131 다중지성의 정원 2016년 1분학기를 시작합니다! - 폴라니, 바흐친, 버틀러, 메를로-퐁티, 플라톤, 홉스 등
다중지성의 정원
2015-12-19 34879
1130 다중지성의 정원 2016년 2분학기가 4월 4일 개강합니다~!
다중지성의 정원
2016-03-10 34602
1129 4월 7일 개강! 자본주의의 전환(조명래), 마르크스 강의(오준호), P2P와 COMMONS(최용관), 노동:질문하며 함께 걷기(장훈교)
다중지성의 정원
2016-03-15 34315
1128 나주경찰부대 사건에 대한 짧은 생각
검둥오리
2011-08-16 28708
1127 다중지성의 정원 2016년 4분학기가 10월 4일(화) 개강합니다~!
다중지성의 정원
2016-09-19 28175
1126 다중지성의 정원이 10월 4일 개강합니다!
다중지성의 정원
2018-09-12 27383
1125 2015년 7월 다지원 강좌~! 개신교 극우주의의 기원, 네그리의 '제국', 노동과 자유, 너 자신을 알라
다중지성의 정원
2015-06-25 26342
1124 <새책>『중국의 신사계급 : 고대에서 근대까지 권력자와 민중 사이에 기생했던 계급』(페이샤오퉁 지음, 최만원 옮김)
도서출판 갈무리
2019-08-27 26196
1123 10월 5일 개강 : 다중지성의 정원 2015년 4분학기를 시작합니다!
다중지성의 정원
2015-09-22 25423
1122 새책!『까판의 문법 ― 살아남은 증언자를 매장하는 탈진실의 권력 기술』(조정환 지음)
도서출판 갈무리
2020-03-09 25251
1121 다중지성의 정원 2020. 1. 2. 강좌 개강!
다중지성의 정원
2019-12-19 24972
1120 새책!『증언혐오 ― 탈진실 시대에 공통진실 찾기』(조정환 지음)
도서출판 갈무리
2020-03-09 24959
1119 1/13 개강! 앙드레 고르, 아리스토텔레스, 바흐친 읽기
다중지성의 정원
2016-01-02 24361

자유게시판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