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ressEngine ver.2

글 수 1,141

등록 :2015-05-15 18:36 

친구야

열흘 후면 붓다의 생일이네. 일반적으로 생일날엔 선물을 하는데 붓다가 흐뭇해할 선물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일까? 2500여년 전 인도 땅이 아니고 오늘 한국 땅, 지금 여기에 있다면 붓다 그는 무엇을 할까.

친구야

지난해 이즈음이었네. 그때도 같은 물음으로 붓다의 생일을 맞았네. 현실적으로 몸은 실상사에서 연등을 달고 있었네. 하지만 마음은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과 아픔, 두려움과 절망의 맹골수도 속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네. 천년 묵은 목탑지에 앉아 초점 잃은 눈으로 먼 산을 바라보고 있는 젊은 친구들과 온갖 이야기들을 나누었네.

“붓다는 어떻게 했을까. 마냥 슬픔에 잠겨 있지만은 않았을 거야. 온화하지만 냉철한 눈으로 현실을 직시했을 거야. 긴 호흡으로 아이들의 희생이 값지게 되는 그날까지 줄기차게 세월호 이야기를 하겠다고 마음먹었을 거야. 온 국민과 함께 일으켰던 따뜻하고 거룩한 첫 마음으로 대중들의 손을 잡고 천일기도, 천일순례, 천일이야기마당을 펼쳤을 거야 등등.”

가을바람에 날리는 낙엽처럼 가슴속 바람들을 주절주절 풀어놓았었는데 그때의 편린들을 열거해 보았네. 돌아보니 벌써 1년이 되었네. 나름 붓다의 마음으로 세월호 화두를 풀어 보려고 궁리해 왔는데 한걸음도 나가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렀네. 여전히 그때의 물음으로 붓다의 생일을 맞게 되었으니 참으로 죄송스럽게 되었네.

친구야

아무리 헤아려 봐도 붓다가 흐뭇해할 생일선물은 세월호 화두를 잘 풀어내는 일이라고 여겨지네. 그밖의 그 무엇도 붓다가 좋아하는 선물이 될 수 없겠다는 판단이네. 적어도 당신의 제자라면 반드시 사회적 한이 녹아내리고 아이들의 꿈이 피어나는 세월호가 되도록 길을 열기 위해 헌신해야 붓다께서 제자로 인정할 듯하네. 그런 문제의식으로 지난 1년간 잘한 일이 무엇이었는지 짚어 보았네. 대표적으로 세월호의 기적에 대해 글 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네. 누군가는 대통령과 정부를 호통치지 않는 글은 집어치우라고 욕을 보내왔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곳곳에서 세월호를 잊지 않도록 다양하게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가장 큰 힘이 된다는 믿음이네. 지금도 그렇게 하는 것이 희생을 값지게 하는 확실한 길임을 의심치 않네.

같은 맥락에서 최근 눈에 번쩍 뜨이는 것이 있었네. 바로 유승민 의원의 국회연설이네. 정부여당 원내대표의 연설이기 때문에 더욱 기대가 되네. 자네도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핵심을 짚어 보겠네.

“아픔을 함께하고 진심으로 애도한다. 반드시 한이 풀리도록 정부 약속 지킨다. 부끄러운 줄 알기에 정치적 이용 안 한다. 진영의 벽을 넘어 통합의 길을 간다. 대통령도 같은 마음이니 정부와 국회가 나선다.”

참으로 눈물겹도록 반갑고 고마운 일이네. 대통령, 정부, 여당이 모범을 보일 터인데 무엇이 안 되겠는가. 저분들이 자신감을 갖고 나설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환영하고 격려했으면 하네.

그리하여 온 국민이 함께 이쪽저쪽 내편네편의 벽을 넘어 세월호의 한이 풀리고 희망찬 대한민국이 되도록 하는 큰 길을 열어가면 좋겠네.

도법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
도법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

그렇게 한다면 붓다의 생일선물로도 최고라고 여겨지네. 유족은 물론 국민들에게도 가장 희망찬 소식일 것이네. 국민적 지혜와 마음이 모이는데 풀지 못할 문제, 이루지 못할 꿈이 어디 있겠는가. 제발 온 국민이 함께 일으킨 세월호를 향한 뜨거운 첫 마음으로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진영의 벽을 허물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네. 유승민 의원의 발언이 그 불씨가 되길 빌고 또 비네.

도법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
번호
제목
글쓴이
901 이석태 “박 대통령 국외 순방, 세월호 아픔 함께하는 자세 아니다”
[관리자]
4901   2015-04-17
등록 :2015-04-15 20:37수정 :2015-04-16 07:09 이석태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저동 사무실로 참사 1주기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세월호 1년...  
900 아베의 ‘두 얼굴’…미국엔 다정·아시아엔 냉담
[관리자]
4906   2015-05-02
등록 :2015-04-30 19:47수정 :2015-04-30 19:52 아사히, 아베 미국 의회 연설 평가 보수 언론은 충분히 반성 ‘강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의 연례 전당 대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는 모습 그래픽. ...  
899 초대! 『예술과 객체』 출간 기념 그레이엄 하먼 전 지구 인터넷 화상 강연회 (2022년 4월 17일 일 오후 1시)
도서출판 갈무리
4910   2022-03-19
· 강연회 신청하기 https://bit.ly/artnobject · 메일링 신청하기 http://bit.ly/17Vi6Wi  
898 오바마, 중국 외곽 봉쇄 의지…자위대에 ‘남중국해’ 경계 임무
[관리자]
4922   2015-05-02
등록 :2015-04-30 19:46수정 :2015-04-30 21:38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9일 미국 워싱턴 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고 있다. 연단 뒤에서 미 상원 의장인 조 바이든(왼쪽) 부통령과 존 베이너 하원 의장이 그의 연설...  
897 세월호에서 실종되신 님들을 보호하사
[관리자]
4928   2014-04-17
칠흑같은 어둠에서도 부디부디 보호하사  
896 네가 없어 너무 허전해…냉장고에 과일도 줄어들지 않네
[관리자]
4930   2014-06-19
등록 : 2014.06.18 20:39수정 : 2014.06.18 23:27 [잊지 않겠습니다] ‘어른스러웠던 아들’ 전현우군전현우군은 ‘유행도 모르는 녀석, 여동생 잘 챙기는 오빠, 어른 같은 아들….’ 경기도 안산 단원고 2학년 8반 전현우...  
895 무슨 예감이 들었던 거니…수학여행 안 가겠다는 널, 추억 만들라고 보냈는데…
[관리자]
4938   2014-12-02
등록 : 2014.12.01 20:55 잊지 않겠습니다 책과 바람을 좋아했던 상준에게 목이 터져라 애타게 불러도, 대답할 수 없는 내 아들 상준이에게. 상준아, 비가 와서 무섭고 힘들지? 예민한 내 아들. 먹는 것도 얼마 안 되고 ...  
894 네 침대서 네 교복 만지며 안절부절…비오는 날, 빈방 보는게 너무 힘들구나
[관리자]
4942   2014-09-23
등록 : 2014.09.22 20:56수정 : 2014.09.22 22:21 [잊지 않겠습니다] 꿈 많던 늦둥이 지현에게 엄마가 보고 싶은 막내딸 지현이에게.  우리 딸 보낸 지도 어느덧 다섯 달이 넘었구나. 오늘도 엄마는 지현이 생각에 밤잠을...  
893 오늘이 네 생일인데…불러도 대답이 없네, 꼭 잡고 놔주지 말걸
[관리자]
4942   2014-09-29
등록 : 2014.09.28 20:59수정 : 2014.09.29 08:47 [잊지 않겠습니다] 춤추기 좋아했던 경주에게 엄마가 사랑하는 내 딸 경주야. 불러도 불러도 대답이 없구나. 너를 못 본지도 벌써 167일째 되는 4월16일이다. 엄마, 아빠에...  
892 엄마의 단짝친구이자 외동딸 지아 “다음 세상에도 엄마딸로 태어나줘”
[관리자]
4945   2014-07-21
등록 : 2014.07.20 20:47수정 : 2014.07.20 22:15 [잊지 않겠습니다 24]박물관 큐레이터 꿈꾼 지아에게 사랑하는 내 딸 지아야 지금이라도 부르면 금방이라도 대답할 거 같구나. “엄마~”라고 부르면서 달려와 “나 사랑해?...  
891 제2의민주화운동동참호소 - 함세웅신부님 (새날희망연대포럼)
[관리자]
4947   2015-05-06
안단테사랑 2015.04.14 11:30 제2의민주화운동동참호소 - 함세웅신부님 - 제 2의 민주화운동에 동참을 호소하며 2015년 4월3일 15:00 국가인권위원회8층 배움터/새날희망연대 69차 포럼 함세웅 신부 헌법재판소...  
890 “남북관계 역주행 기록 고통스럽지만 ‘평화 불씨’ 지키고자”
[관리자]
4951   2015-05-27
등록 :2015-05-26 19:16 임동원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짬] ‘햇볕정책 전도’ 한반도평화포럼 임동원 이사장 ‘햇볕정책 전도사’로 불리는 임동원(81)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이 <피스메이커>(도서출판 창비) 개정증보판을 펴냈다...  
889 세월호 희생 학생 아버지, 어버이날 숨진 채 발견
[관리자]
4971   2015-05-09
등록 :2015-05-08 18:42수정 :2015-05-08 19:13 단원고 권아무개군 아버지, 이혼뒤 혼자 생활 동생 “생일 맞은 형, 전화 안받아 가봤더니…” 어버이날인 8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의 아버지가 자신의 집에서 숨진 ...  
888 하늘나라에서 꿈 이루길… 오빠가 만든 노래 내 꿈에 와서 꼭 들려줘
[관리자]
4972   2014-06-30
등록 : 2014.06.29 20:18수정 : 2014.06.29 22:26 [잊지 않겠습니다 10] 작곡가 꿈꾸던 강승묵군-여동생이 오빠에게 사랑하는 오빠에게. 승묵이 오빠, 나는 오빠가 꼭 좋은 곳으로 갔다고 생각하고 있어. 오빠는 대단히 착했...  
887 “컴컴한 세월호 안에는 아직 사람이 있다”
[관리자]
4976   2015-04-17
등록 :2015-04-16 22:35수정 :2015-04-17 01:41 이렇게라도 위로할 수 있다면… 세월호 참사 1주기인 16일 저녁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4·16 약속의 밤’ 행사에서 주최 쪽 추산 5만명(경찰 추산 1만명)에 달하는 시...  
886 세월호 생존 학생 "해경, 아무 도움 없었다"
[관리자]
4994   2015-01-27
연합뉴스 | 입력 2015.01.27 14:05 | 수정 2015.01.27 15:08 \ 학생 2명·화물차 기사, 전 목포해경 123정장 재판서 증인 출석 "우리 반에서 나만 남았다. 한명이라도 도와줬으면…"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세월호에 탔...  
885 [단독] 여주의 한국전 유해 33구는 ‘민간인’.."경찰이 끌고와 총쏴" / 한겨레
[관리자]
4996   2014-04-04
등록 : 2014.04.04 08:41수정 : 2014.04.04 11:26 국방부, 2011년 발굴 뒤 3년간 조사 유품 등 토대로 “군인 아니다” 결론 주민도 “구덩이로 몰아” 학살 증언 진실위 다시 꾸려 희생자 조사 필요 한국전쟁 때 전사한 국...  
884 [Correspondent’s column] In Washington, views on East Asia tilting in Japan’s favor
[관리자]
4997   2015-05-02
Posted on : May.1,2015 16:44 KSTModified on : May.1,2015 16:44 KST There’s a group of Japanese experts in Washington who control US policy toward Japan. They are known as “Japan handlers,” since...  
883 멈추지 않은 딸의 시계, 이젠 엄마 손목에…“우리딸 지숙아, 영원히 기억하며 살게”
[관리자]
4999   2014-09-16
등록 : 2014.09.15 20:32수정 : 2014.09.15 22:14 [잊지 않겠습니다] 경찰관 꿈꿨던 지숙에게 사랑하는 딸 지숙에게. 딸, 잘 지내고 있지? 엄마, 아빠, 남동생은 그럭저럭 지내고 있어. 우리 딸 얼굴 못 본 지도 다섯 달...  
882 이번엔 세계 사학자들이 나섰다..시험대 오르는 '아베 담화'
[관리자]
5004   2015-05-06
연합뉴스 | 입력 2015.05.06 09:56 | 수정 2015.05.06 10:39 187명 집단성명 '위안부 강제동원·국가개입' 명확히 규정 '두루뭉술한' 입장표명땐 또다시 국제사회 비판 직면할 듯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일본군 위안...  

자유게시판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