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출신으로 전 한양대 교수를 지낸 현길언 소설가의 ‘4.3반란’ 발언을 두고 제주4.3희생자유족회(회장 정문현)가 27일 성명을 내고 “4.3을 폄훼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씨는 자신이 편집장으로 있는 <본질과 현상>(여름호)에 ‘과거사 청산과 역사 만들기 - 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를 중심으로’ 제하의 글에서 “제주4.3은 의로운 저항이 아니라, 남로당이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방해할 목적으로 일으킨 반란”이라며 진상조사보고서가 이를 왜곡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4.3유족회는 이를 두고 “대학 교수까지 지낸 제주 출신 소설가가 제주4.3을 왜곡하며 극우세력의 발언과 똑같은 발언을 일삼고 있다”며 “제주4.3을 왜곡하고 4.3유족들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안겼다”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유족회는 “현씨는 과거 제주4.3을 소재로 소설을 썼고 현대문학상과 대한민국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로 이름을 날리던 작가다. 자신의 고향 제주도에서 발생한 참혹한 4.3사건을 폄훼해 제주도민과 유족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말았다”고 말했다.

유족회는 또한 “더구나 4.3흔들기에 앞장서고 있는 잡지에 제주도와 제주도개발공사 등 공공기관 협찬 광고를 실어 이런 논조에 부화뇌동하고 말아 유족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며 울분을 삭혔다.

유족회는 “현씨는 제주4.3위원회 위원과 진상조사보고서기획단 구성원, 진상조사 전문위원 등을 좌파로 매도하기가지 했다. 4.3진상보고서에 대해 노무현의 과거사 청산 국정지표를 실현하기 위한 근거 자료일뿐 실상을 밝히는 일과 거리가 멀다고 폄하했으며 4월3일을 국가기념일로 부정적인 시각으로 접근했다”고 지적했다.

4.3평화공원과 관련해 일방적으로 정부군이 양민을 학살하거나 미국과 대한민국 정부의 과오를 말해주는 자료로 채워져 있다는 현씨의 주장에 유족회는 “제주4.3평화공원은 평화와 상생은 커녕 분노와 증오를 배우는 공간이 됐다는 일부 보수.우익단체의 주장을 그대로 답습했다”며 날을 세웠다.

유족회는 마지막으로 “시대의 지식인이라는 자가 역사를 폄훼하는 발언을 어떻게 응징할 것인가? 현씨는 제주출신임을 포기하고 역사를 폄훼하는 글쓰기를 중단하고 제주4.3회생자유족회의 반응에 주목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