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입력 2013.05.07 10:11:14| 최종수정 2013.05.07 10:11:14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영국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과거 식민지에서 저지른 범죄 행위에 대한 손해 배상을 집행할 전망이라고 가디언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최근 1950년대 영국령이었던 케냐의 독립 투쟁 단체 마우마우의 관련자 수천명과 손해 배상 협상에 착수했다.


마우마우는 케냐가 1963년 독립을 이루기까지 무장독립투쟁을 펼치면서 각종 고문, 무장 진압 등 영국의 탄압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왕족 포함 3만명 이상의 케냐인들이 목숨을 잃어 마우마우는 케냐 무장 독립 투쟁 역사에 가장 끔찍한 유혈 사건으로 기록됐다.


이 협상이 타결되면 영국이 식민지에서 저지른 범죄행위에 대한 첫 손해배상으로 앞으로 전 세계 각국에서 비슷한 청구가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상은 수십년간 외교부가 비밀리에 보관해오던 과거 마우마우 가담자 탄압 기록물의 영국 법원의 명령에 공개되면서 이뤄졌다.


이 비밀문건에 따르면 식민 통치에서 마우마우 조직원을 대상으로 한 영국 정부의 폭행, 구금, 학살 등의 범죄행위를 당시 영국 총리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영국 정부에 손해배상을 촉구하는 국내외 안팎의 압박이 거세졌고 끝내 정부는 협상에 돌입했다.


외교부는 과거사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한편 "역사로부터 기꺼이 배우는 것은 우리 민주주의의 지속적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우마우 피해자들에 대한 손해보상이 다른 식민지 국가들의 보상 청구를 부르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정부도 인식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특히 법원의 명령으로 공개된 외교부의 비밀문건들 가운데는 스와질랜드, 가이아나 등 영국 지배를 받은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과 관련한 문건도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마우마우 사건에 대한 이번 협상이 타결 될 경우 배상 대상자 수는 최대 1만명에 이르며 배상 금액은 1000만 파운드를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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