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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오늘/ 입력 : 2012-09-01 11:39:53 노출 : 2012.09.01 18:23:09

 

6·25 당시 민간인 학살 문제 해결 더 미루지 마라

[고승우 칼럼] 위안부 문제도 지지부진… 국가 차원의 과거사 청산 당위성 실천 절실
고승우 전문위원 | konews80@hanmail.net
헌법재판소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 문제 해결에 정부가 노력하지 않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판결을 한 지 1년이 된 지난 30일 대법원에서 이명박 정부의 불행한 과거사 청산에 역행하는 태도에 철퇴를 내린 판결이 내려졌다.

이명박 정부가 헌재의 판결에 따라 위안부 피해 할머니에 대한 일본 정부의 범죄 인정, 사과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6.25 전쟁 등의 시기에 국가 공권력의 부당한 행사로 발생한 국내 과거사의 정당한 청산에 역행하는 태도를 취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헌재는 지난해 8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따라 일본군 위안부 배상청구권이 소멸됐는지 여부에 대해 한.일 간에 해석상 이견이 있음에도 대한민국 정부가 해당 협정 3조에 따른 분쟁 해결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은 위헌이다."라고 판결해 한국 정부의 부적절한 태도를 질타했었다.

헌재 판결 나온 뒤 지난 최근까지 1년간 정부가 한 일을 살피면, 정부는 한.일 청구권협정 분쟁해결 절차에 따라 지난해 9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일본 측에 양자협의를 제안했으며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한.일 정상회담에서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에게 위안부 문제 해결을 강도 높게 촉구했다. 그러다 최근 이 대통령이 광복절에 즈음해 일본에 ‘말 폭탄’ 세례를 퍼부었다.

이명박 정권의 위와 같은 조처에 대한 평가는 여러 각도에서 내려질 수 있겠지만 정부가 헌재의 판결취지를 적극, 만족할만한 수준까지 실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재 일본은 노다 총리를 비롯해 각료들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강제동원 증거가 없다'는 등의 망언을 하고 있으며, 위안부 범죄에 대해 일본이 소극적으로나마 인정했던 '고노담화'를 부정하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사려 깊은 정부라면 일본 정부의 오늘날과 같은 파렴치한 태도를 응징할 강력한 대책을 내놓으면서 일본을 압박해야 할 것이지만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이 지난 수년간 일본에 대해 취한 여러 정책 등을 보면 ‘뼈 속까지 친일’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을 부인키 어렵다. 이명박 정부가 한탕주의에 매달리는 식으로 위안부 피해나 독도 문제에 대해 ‘할 일 다 했다’고 손을 터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그것이 헌재의 준엄한 결정에 부합하는 태도다.

한편 이명박 정부가 일제 청산, 독재정권 폐해 시정 등 국내과거사 문제에 대해 대단히 소극적, 부정적이라는 것은 이미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다. 이 대통령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가동 기간을 연장하는데 반대해 이 기구에 접수된 수많은 과거사 문제들에 대한 규명 작업이 중단되게 만들었다.

그 뿐 아니다. 이 기구가 결정한 사항에 대해 정부가 적극 부정하거나 대항하는 태도를 취해 왔다. 그것은 대법원이 지난 30일 6·25 전쟁 때 좌익으로 몰려 학살된 울산 국민보도연맹 희생자 유족들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한데서 명백히 드러났다.

대법원은 울산보도연맹 희생자 유족 480여 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확정,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며 배상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던 정부 주장에 철퇴를 가했다.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지난 2007년 국군과 경찰이 6·25 전쟁 발발 직후 울산 보도연맹원 4백여 명을 집단 처형한 것은 부당하다고 결정, 국가의 사과와 배상을 권유했다. 하지만 정부는 그에 대해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한 적이 없을 뿐 아니라 유족들의 관련 소송을 패소시키려 적극 대응하는 파렴치한 태도를 보였다.

울산보도연맹 사건 1심은 국가가 희생자 본인에게 2천만 원 등을 배상하라고 했으나 2심은 정부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정부는 1960년 8월 울산보도연맹 사건 희생자 유해 발굴이 이뤄진 까닭에 위자료 청구권은 유해 발굴 무렵부터 3년이 지난 1963년 8월로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반박, 유족들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시 원고 승소 취지로 2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고 결국 유족들이 승소한 것이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유족들이 2007년 정부의 진상 규명이 있기 전까지 국가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었다며 ‘정부가 진상을 은폐한 채 원고들이 집단학살의 전모를 어림잡아 소를 제기하지 못한 것을 탓하며 채무이행을 거절하는 것은 현저히 부당하다는 원심 판결에 위법이 없다’고 밝혔다.

울산 국민보도연맹 희생자 유족들은 4년6개월에 걸친 이 소송의 판결이 나자 "희생자 유족이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정부가 먼저 배상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정부를 원망하고 있다. 이 명박 정부는 유족들의 원성을 귀담아 듣고 정부 수립 전후의 민간인 피해 문제에 취해왔던 종래의 부적절한 태도를 깊이 반성하고 청산해야 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일제 잔재 청산과 해방 이후 독재정권하에서의 공권력에 의한 민간인 피해에 대해 그 진상 규명은 물론 피해자의 명예회복, 배상 등에 소극적인 차원을 벗어나 부정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또한 위안부 피해 문제 등 대부분의 과거사 문제에 대해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 일뿐’이라는 태도로 정부의 책무를 외면해 왔었다.

이 대통령은 집권 이후 일본의 과거 범죄 문제에 대해 관대한 태도를 보이다가 이번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 독도 문제에 대해 돌발적인 공격적 태도를 보여 준 것에 대해 깊이 성찰해야 한다. 또한 대법원에서 정부가 패소한 것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과거사를 청산하고 그 피해자들의 명예회복 조치 등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적극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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