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ressEngine ver.2

글 수 1,141

등록 :2016-11-24 19:03수정 :2016-11-24 20:47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771875.html?_fr=mt2#csidxc966ef5b5fde658b8fb898aca59e10d

 


전농 중심 ‘전봉준 투쟁단’ 15일부터 해남·진주서 서울 향해 트랙터 질주
“이효신 부의장 박근혜와 그 떨거지들 잡으러 귀리 농사 팽개치고 나섰어요”
23일 ‘전봉준 투쟁단’ 서군을 이끄는 ‘대장 트랙터’에 오른 이효신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의장의 모습. 이날 투쟁단 서군은 고 백남기 농민을 물대포로 쏜 최아무개 경장이 일하는 충남 홍성경찰서에서 출발해 예산군, 당진시를 거쳐 아산시까지 트랙터를 몰고 이동했다. 전날 투쟁단은 홍성경찰서 앞에서 최 경장의 파면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23일 ‘전봉준 투쟁단’ 서군을 이끄는 ‘대장 트랙터’에 오른 이효신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의장의 모습. 이날 투쟁단 서군은 고 백남기 농민을 물대포로 쏜 최아무개 경장이 일하는 충남 홍성경찰서에서 출발해 예산군, 당진시를 거쳐 아산시까지 트랙터를 몰고 이동했다. 전날 투쟁단은 홍성경찰서 앞에서 최 경장의 파면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트랙터는 가을걷이를 끝내고도 쉬지 못했다. 익숙한 흙길마저 멀리한 채 낯선 아스팔트 위를 달그락거리며 북동쪽을 향해 달렸다. 논밭을 버려두고 도로로 나선 트랙터의 계기판에선 녹슨 쇠 냄새가 물씬 풍겼다.


“현대판 조병갑, 박근혜와 그 떨거지들 잡으러 귀리 농사 팽개치고 나섰어요.” 지난 23일 오전 9시30분 충남 홍성경찰서 앞. 열흘 동안 일손을 놓고 트랙터 상경길에 오른 이효신(53)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부의장이 머리엔 빨간 머리띠를 두르고 트랙터 운전대를 부여잡은 채 말했다. 그는 동군과 서군으로 나뉘어 서울로 진격하는 ‘전봉준 투쟁단’의 서군 대장을 맡고 있다. 이 부의장이 이끄는 서군은 이날 홍성을 출발해 예산, 당진을 거쳐 아산까지 8시간을 쉬지 않고 달렸다. 기자도 조수석에 앉아 그 시간을 함께했다.


트랙터의 승차감은 승용차에 비할 바가 못 됐다. 평균 시속 15~20㎞로 달리는데도 시종일관 덜컹거려 머리를 가누기도 쉽잖다. 과속방지턱이라도 만나면 엉덩방아는 필수다. “기이잉 기이잉~. 드르렁 드르렁~.” 유리문이 차마 막아주지 못한 대형 바퀴 돌아가는 굉음이 귓전을 지치지 않고 때린다. 탑승 10분 만에 메스꺼움과 어지러움이 밀려왔다.


“온종일 운전대를 붙잡으면 양쪽 어깨가 아주 아파요. 트랙터는 차와 달리 충격 흡수가 안 돼요. 사실 트랙터는 농기계라서 평소에는 이렇게 빨리 몰 일이 없어요. 트랙터로 이렇게 긴 거리를 주행하는 일은 아마 전무후무할 거예요.”


전봉준 투쟁단의 서군 대장인 이효신 전농 부의장이 23일 오전 대열의 선봉에서 트랙터를 몰고 충남 예산의 국도를 달리고 있다. 계기판이 시속 15㎞를 가리키고 있다.
전봉준 투쟁단의 서군 대장인 이효신 전농 부의장이 23일 오전 대열의 선봉에서 트랙터를 몰고 충남 예산의 국도를 달리고 있다. 계기판이 시속 15㎞를 가리키고 있다.


전농은 지난 15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향한 농민의 마음을 트랙터에 실어 ‘전봉준 투쟁단’을 출격시켰다. 이 부의장이 모는 서군 ‘대장 트랙터’는 첫날 전남 해남에서 출발해 전북을 거쳐 충남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다. 전봉준 투쟁단의 여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 유일한 트랙터다. 나머지 트랙터들은 각 시·군을 지날 때마다 합류했다가 빠지는 이어달리기 방식으로 참여한다. 16일 경남 진주에서 출발한 동군은 최상은 전농 부의장이 이끈다.


동군과 서군은 24일 경기도 안성에서 만났다. 이들은 25일엔 전국에서 올라온 2000여대의 트랙터와 합류해 오후 5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쌀값 대폭락, 농민 살해, 국정 농단 박근혜 퇴진 농민대회’를 열 계획이나 경찰은 금지 통고했다. 이들은 26일 광화문 촛불집회에도 참석할 계획이다. 트랙터 군단의 최종 목적지는 청와대다.


트랙터를 몰고 충남 당진시에 도착한 전봉준 투쟁단 서군이 23일 오후 2시30분께 점심 식사를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트랙터를 몰고 충남 당진시에 도착한 전봉준 투쟁단 서군이 23일 오후 2시30분께 점심 식사를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백남기 농민이 돌아가셨을 때 ‘트랙터 투쟁단’을 처음 기획했어요. 고민이 많았어요. (가을걷이 뒤) 가장 바쁜 시기에 농사일을 열흘이나 쉬어야 하니까요. 밭 15마지기에 귀리 심어야 하는 걸 팽개치고 나왔어요. 집을 나서면서 ‘한해 농사 잘 안되더라도 평생 농사라고 생각하자’고 마음먹었죠.” 이 부의장이 말을 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쌀값을 올리겠다더니 결국 거짓말이었죠. 농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보호·육성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정권을 세워야 해요.”


전농은 ‘쌀값 폭락 해결과 쌀 수입 중단’을 촉구하며 지난달 30일부터 전국의 각 시·군청을 찾아가 나락을 쌓아놓는 야적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농심을 외면한 정권에 대한 농민의 분노는 백남기 농민의 죽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겪으며 폭발했다. 이 부의장은 “국민이 촛불로 싸우는데 농민도 더 적극적인 방식으로 마음을 보태고 싶었어요. 이런 시국에 농민 문제만 이야기할 수 없다는 생각에 ‘박근혜 퇴진’ 구호를 전면에 내세웠어요”라고 말했다.


충남 예산군 읍내를 지나던 전봉준 투쟁단을 기다리던 한 부부가 23일 정오께 이 부의장에게 먹을거리를 건네고 있다.
충남 예산군 읍내를 지나던 전봉준 투쟁단을 기다리던 한 부부가 23일 정오께 이 부의장에게 먹을거리를 건네고 있다.


홍성을 지나 예산 읍내로 들어서자 검은 비닐봉지를 든 부부가 격하게 손을 흔들었다. 대장 트랙터가 잠시 멈춰 문을 열자 부부는 “고생하신다”며 비닐봉지를 건넸다. 비닐 안에는 떡과 귤과 꿀물과 마음이 담겨 있다.


“트랙터로 국도를 따라 주로 시골길을 가다 보니 시민들 반응이 더 정겨워요. 가게에서 뛰쳐나와서 손을 흔들어주는 사람, 먹을 것을 주는 사람, 후원금이라며 건네는 사람…. 같은 농민이니 더 공감하시는 것 같아요. 그 마음에 기운이 나서 여정이 고돼도 힘차게 달리고 있습니다. 청와대 가서 박근혜 몰아내야죠.”


전봉준 투쟁단 서군이 23일 오후 5시 충남 아산시내로 진입하고 있다.
전봉준 투쟁단 서군이 23일 오후 5시 충남 아산시내로 진입하고 있다.


홍성 아산/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771875.html?_fr=mt2#csidx94b3ba150dd850da9161509e6a61881

번호
제목
글쓴이
1041 “박 대통령에게 ‘세월호 만남’ 더는 구걸않겠다”
[관리자]
4645   2015-03-26
등록 : 2015.03.26 22:18 전명선 ‘4·16 가족협의회’ 대표 “정부에 실망…국민에 진상규명 호소” 세월호 조사위 정치적 독립 요구도 전명선 대표. 사진 김기성 기자 “더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만남을 구걸하지 않겠다. 이젠 ...  
1040 누운 아빠 엄마 사이에 잼처럼 쏙 끼어들던 막내…지금도 들어올 것 같은
[관리자]
4646   2014-12-22
등록 : 2014.12.21 20:56수정 : 2014.12.21 22:04 잊지 않겠습니다실내건축 디자이너 꿈꾸던 승혁에게 우리 막둥이 승혁아. 하늘이 내려앉고 땅이 꺼지던 그날. 하얀 벚꽃이 떨어질 무렵 친구들과 여행을 가더니 어느새 그 꽃...  
1039 <금요일엔 돌아오렴>
[관리자]
4647   2015-01-14
등록 : 2015.01.13 19:45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작가기록단 인터뷰집 출간 “녹취 풀며 울고 또 울었다” “내가 서해 페리호 사고를 옆에서 지켜본 사람이에요. 그런데 21년 후 세월호 사건을 또 겪은 거지. 내가 그 ...  
1038 아, 대한민국! ①
[관리자]
4648   2014-04-30
아, 대한민국! ① 지도자의 정신이 혼미한 나라 지도자의 이성이 마비된 나라 지도자가 영혼이 없는 나라 지도자가 없는 나라 자기만의 생존을 위해 지도자부터 도망치는 나라 죽음의 위협 앞에서 지도자부터 탈출하는 나라 지...  
1037 ‘금요일엔 돌아오렴’을 읽는 시간 / 하성란
[관리자]
4650   2015-01-31
등록 : 2015.01.30 18:36 하성란 소설가 큐레이터이자 수집가인 이데사 헨델스에 대해 알게 된 것은 2010년 광주 비엔날레에서였다. 그녀는 전세계 3천여 명의 사람들이 테디 베어를 안고 사진을 찍은 ‘테디 베어 프로젝트’를...  
1036 전주 고교생들, ‘세월호 유가족 십자가 순례단’ 맞아, 신부 수녀 시민 등 500여명 참여해 ‘거리 미사’ 올려
[관리자]
4651   2014-08-11
등록 : 2014.08.10 15:51수정 : 2014.08.10 16:01 “나비가 되어버린 친구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10일 오전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의 전동성당 앞에서 전주 지역 여고생들이 ‘세월호 유가족 십자가 순례단’을 맞고 있다. 전주...  
1035 '세월호 1년' 서울 초중고, 4월 13~17일 추모주간
[관리자]
4652   2015-03-31
헤럴드경제 | 입력 2015.03.31 11:01 | 수정 2015.03.31 11:21 서울교육청, '안전한 우리학교 만들기' 추진 계획 묵념ㆍ추모리본 달기ㆍ추모공간 찾기 등 행사도 수영ㆍ심폐소생술 교육…'안전 인권 대토론회'도 [헤럴드경제=신상...  
1034 [한겨레 프리즘] 잊지 않겠습니다 / 허호준
[관리자]
4653   2014-07-30
등록 : 2014.07.29 18:37 제2차 세계대전 시기인 1943~1944년 그리스 내 전체 유대인의 87%인 6만5000여명이 학살된 아테네의 티시오역 근처에는 유대인 박해를 추모하기 위한 ‘부서진 다윗의 별’ 조각물이 소박하게 조성돼 ...  
1033 “덕하야, 아직 물속에 있는 친구들 도와주렴”
[관리자]
4654   2014-06-19
등록 : 2014.06.16 19:30수정 : 2014.06.17 10:46 [잊지 않겠습니다] 최초 신고자 최덕하군 장한 아들, 분명 좋은 곳에 가 있겠지 “미안하다, 얘들아~ 절대 잊지 않을게….” 세월호 참사 이후 많은 이들이 수없이 되뇌었...  
1032 엄마 주름 마사지로 펴주겠다던 딸, 긍아! 그 아름다운 꿈 잃고 천사가 돼 왔구나
[관리자]
4654   2014-07-09
등록 : 2014.07.08 20:32수정 : 2014.07.08 23:12 [잊지 않겠습니다 17] ‘메이크업 아티스트’ 꿈꾼 혜경에게 엄마가 세상이란 문을 노크하며 ‘부모’라는 좋은 이름을 지어준 아빠, 엄마의 두 번째 보물 긍아! 그리고 엄...  
1031 항상 건강하고 의젓했던 나의 조카…너무도 크구나, 네가 떠난 빈자리
[관리자]
4655   2014-07-25
등록 : 2014.07.24 20:26수정 : 2014.07.25 05:38 [잊지 않겠습니다]태권도 사범 꿈꾸던 경빈에게 사랑하는 나의 조카 경빈아. 큰엄마는 네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너를 알았다. 큰엄마는 우리 경빈이를 위해서 엄마 뱃...  
1030 어려운 이웃 돌보겠다던 속깊은 막내 보배로운 믿음, 천국서도 반짝이겠지
[관리자]
4656   2014-07-10
등록 : 2014.07.09 20:30수정 : 2014.07.09 22:20 [잊지 않겠습니다]‘나눔의 부자’ 꿈꾼 박주희에게 엄마가 사랑하는 막내딸 주희야. 주님이 기뻐하시는 딸이 되기를 원하며 지은 이름 주희. 주희 일기장에는 ‘미래의 꿈을...  
1029 침몰하던 그 시각 “사랑해요“ 마지막 문자…딱 한 번 볼 수 없겠니?
[관리자]
4657   2014-12-18
등록 : 2014.12.17 20:23 그림 박재동 화백 잊지 않겠습니다방송작가 꿈꾸던 혜원에게 사랑하는 혜원이에게. 미안하고 미안하고 미안하다. 수학여행 간다고 좋아하며 설레 다던 너의 모습이 아직도 아빠의 눈에 선한데…. 차에서...  
1028 눈물 닦아주긴커녕…세월호 집회에 최루액 뿌린 경찰
[관리자]
4657   2015-04-13
등록 :2015-04-12 19:58수정 :2015-04-13 09:38 11일 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선체 인양과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지를 촉구하는 문화제 뒤 참가자들이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려다 차단벽에 막힌 뒤 경찰의 최루액과 집...  
1027 <세월호참사> 가족대책위 "국회 본회의 열고 국정조사 추진해야"
[관리자]
4658   2014-05-29
연합뉴스 | 입력 2014.05.29 16:17 (안산=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이하 가족대책위)는 29일 6·4전국동시지방선거 일정으로 국회 본회의가 늦어질 경우 강력히 규탄하겠다는 입장을...  
1026 4월16일 10시15분 ‘아직 객실’ 문자 4월30일 예매 뮤지컬 끝내 못보고…
[관리자]
4660   2014-08-04
등록 : 2014.07.31 20:24 수정 : 2014.07.31 22:19 [잊지 않겠습니다 32] 가수 꿈 키워 온 예은에게 예은아~ 엄마야~ 태어나서도 일주일을 병원에 혼자 있게 했는데, 이번에도 꼬박 일주일을 차갑고 어두운 바닷속에 있게...  
1025 네가 그랬지 “난 사는 게 너무 행복해”…너 없는 가을이 슬프구나
[관리자]
4660   2014-10-19
등록 : 2014.10.16 20:35수정 : 2014.10.16 22:19 그림 박재동 화백 잊지 않겠습니다‘돈 벌어 엄마 펜션 사주겠다던’ 김민규군 사랑하는 민규에게. 민규야, 오늘따라 하늘이 무척이나 높고 파랗구나. 벌써 가을이야. 민규가 가...  
1024 강하게 키우려 야단만 쳐서 미안해…사랑한다 말 못해 너무 미안해
[관리자]
4661   2014-11-07
등록 : 2014.11.06 22:18수정 : 2014.11.07 09:19 그림 박재동 화백 잊지 않겠습니다소설가 꿈꿨던 성호에게 아빠가 아들 성호에게. 보고 싶다. 울 아들. 네가 떠나고 6개월이 지난 지금에야 네게 편지를 쓰게 되어 미안하다....  
1023 무기력하게 보낸 게 부끄럽고 미안해…네가 소중하단 말 차마 쓸 수 없구나
[관리자]
4661   2014-11-10
등록 : 2014.11.09 21:06수정 : 2014.11.10 11:21 잊지 않겠습니다꿈 많았던 채원에게 엄마가 사랑하는 내 딸, 채원아. 올해는 은행잎도, 단풍도 너무 예쁘게 물들었구나. 하지만 아름답다며 감사하다고 느껴야 하는지 어찌해야...  
1022 아빠 엄마 생일에 깜짝파티 해주던…우리 가슴에 늘 있는
[관리자]
4666   2015-01-05
등록 : 2015.01.04 21:06 잊지 않겠습니다치과의사 꿈꿨던 창헌에게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사랑하는 내 큰 아들 창헌이에게. 눈을 떠도 보고 싶고, 눈을 감아도 보고 싶은 사랑하는 내 아들 창헌아. 고생만 시켰는데도 ...  

자유게시판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