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ressEngine ver.2

글 수 1,141

 등록 :2016-11-22 05:01수정 :2016-11-22 08:42


정부 핵심 관계자 증언 나와
주무장관 판단 찍어누르는
‘보이지 않는 손’ 작동 의혹
외교부 당국자 “금시초문” 부인

지난해 12월28일 발표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관련 한국-일본 정부의 합의(12·28 합의)와 관련해 주무 장관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석달 추가 협상’을 요청했으나 박근혜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12·28 합의를 청와대가 주도했다는 지적은 당시부터 있었으나, 외교부 장관이 현재 내용대로 타결·공표하는 데 ‘사실상 반대’했다는 증언은 처음 나왔다.

12·28 합의 협상·타결 과정에 밝은 정부 핵심 관계자는 21일 “윤병세 장관이 ‘석달만 시간 여유를 주면 개선된 합의를 이끌어내겠다’고 대통령에게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이 윤 장관의 추가 협상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12·28 합의 타결·발표를 강행하라고 지시한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윤 장관이 지금의 12·28 합의 내용대로 협상을 마무리하고 발표하는 데 부정적이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런 증언은, 주무 장관조차 ‘부족하다’고 판단했는데도 박 대통령이 12·28 합의 타결·발표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는 뜻이다. 더구나 12·28 합의 이후 지금껏 합의 해석을 둘러싼 한-일 정부의 갈등이 여전하고, 국내적으로도 재협상 여론이 과반인 터라 파장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그런 얘기는 금시초문”이라며 부인했다. 하지만 12·28 합의 직전 상황은, 외교당국의 ‘계속 협상’ 판단을 찍어누른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음을 방증한다. 예컨대 지난해 12월15일 도쿄에서 열린 제11차 위안부 ‘피해자’ 문제 관련 한-일 국장급 협의 뒤 외교부 당국자는 “(다음 협의를) 올해 안에 하기는 어렵지 않겠나 싶다”며, ‘2015년 내 타결 불가능’ 판단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 직후 이병기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과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의 ‘비밀 협상’에서 사실상 타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무 부처·장관의 의견을 무시한 채 공식 합의문도 없이 양국 외교장관의 기자회견으로 갈음한 합의 발표의 악영향은 숱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2·28 합의 직후 지금껏 공개 석상에서 ‘사죄·반성’을 입에 올린 적이 한번도 없을뿐더러, 한국 정부가 물밑으로 요구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보내는 사죄 편지’를 “털끝(毛頭)만큼도 생각하고 있지 않다”(10월3일 중의원 예산위원회)고 ‘폭언’을 하는 등 태도가 갈수록 뻣뻣해지고 있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771381.html?_fr=mt2#csidx5b88cc6c507323c84012fd23d4c51f7

번호
제목
글쓴이
161 ‘YS 재조명’에 더 도드라지는 ‘불통 박근혜’
[관리자]
2015-11-26 6398
160 한완상 "YS가 정치적 대부라면서... 치매 걸렸나"
[관리자]
2015-11-26 5885
159 경제학자 피케티 “테러 원인은 경제적 불평등” / 르 몽드
[관리자]
2015-12-02 6189
158 광주민주화운동역사 바로세우기 20주년 학술대회 /사진
[관리자]
2015-12-03 10267
157 2차 민중총궐기, ‘차벽’ 사라지니 ‘평화’가 왔다
[관리자]
2015-12-07 10078
156 제왕이 된 박 대통령…이상돈 “선거밖에 답이 없다”
[관리자]
2015-12-11 5996
155 새책! 『정동 이론』― 몸과 문화·윤리·정치의 마주침에서 생겨나는 것들에 대한 연구
도서출판 갈무리
2015-12-14 18024
154 세월호 참사 이튿날 잠수사 500명 투입, 거짓말이었다
[관리자]
2015-12-17 5992
153 “아직 죽은 자식 못본 부모도 많다” 하소연에 울음바다
[관리자]
2015-12-17 6162
152 다중지성의 정원 2016년 1분학기를 시작합니다! - 폴라니, 바흐친, 버틀러, 메를로-퐁티, 플라톤, 홉스 등
다중지성의 정원
2015-12-19 41663
151 박근혜가 싫어하는 바른말, 그리고 정의화
[관리자]
2015-12-21 6381
150 [아침 햇발] 대통령 명예를 깎아내린 법원과 검찰
[관리자]
2015-12-25 6174
149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조명래), 앙드레 고르의 『프롤레타리아여, 안녕』(장훈교)
다중지성의 정원
2015-12-27 20351
148 1/13 개강! 앙드레 고르, 아리스토텔레스, 바흐친 읽기
다중지성의 정원
2016-01-02 28998
147 강금실, 위안부 합의에 “회개없는 사과는 야만일뿐”
[관리자]
2016-01-05 6288
146 오바마의 눈물.."감성적 수사" vs "최고의 난폭 행위"
[관리자]
2016-01-06 6516
145 표창원 “대북 확성기 효과있다면, 국정원 대선 댓글도 마찬가지”
[관리자]
2016-01-13 10440
144 "반값등록금 실현" 광고에 뿔난 학생들
[관리자]
2016-01-16 6244
143 영하 23도 혹한에…비닐 덮고 버티는 소녀상 지킴이들
[관리자]
2016-01-19 10599
142 채현국 “나이만 먹었지 청년으로 살 수밖에 없다”
[관리자]
2016-02-02 9706

자유게시판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