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인 2013.08.22  09:53:45

   
▲ 지난 2일 제주도의회에서 열린 '제주4.3희생자유족회-제주특별자치도재향경우회 공동기자회견'에서 현창하 경우회 회장(왼쪽)과 정문현 유족회 회장이 서로 껴 안으며 '화해의 악수'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화해에 한 보수논객이 찬물을 끼얹는 주장을 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 제이누리DB

한 보수 논객이 제주 4·3유족회와 재향경우회의 화해를 ‘1억짜리 화해’라고 표현해 논란이 일고 있다. 당장에 제주4·3사업소가 반박자료를 내며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내용의 반박자료를 냈다.

21일자 제주일보 오피니언란에 김동일 자유논객연합회장은 ‘제주경우회와 4·3유족회의 1억짜리 화해’라는 기고문을 통해 두 단체의 화해를 비난했다.

그는 “제주경우회와 4·3유족회는 제주4·3사건에서 경찰과 학살자, 폭도와 양민이라는 두 가지의 얼굴로 극렬히 대립했던 대표적인 집단의 후예들”이라며 “극렬하게 대립했던 두 단체가 화해를 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두 단체의 화해는 ‘무엇을 어떻게 화해할 것인가’라는 알맹이는 전혀 없이 미사여구(美辭麗句)만이 난무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제주4.3을 민중항쟁으로 주장하는 4·3유족회의 주장이 맞는다면, 정당한 민중항쟁을 탄압했던 경찰은 악의 집단이 된다. 그리고 왜곡된 4·3진상보고서의 수정이나, 4·3평화공원에 안치된 ‘불량 위패’ 철거 문제도 도사리고 있다”면서 “제주경우회장과 4·3유족회장은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떻게 양보하고 타협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해답을 제시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이런 이상한 화해는 알고 보니 이유가 있었다. 두 단체가 구체적인 타협안도 없으면서 추상적인 용어로 된 이상한 회견문을 발표한 것은 제주도의 보조금 때문”이라며 “두 단체에게 제주도는 1억 원이 넘는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리뭉실한 회견문 쪼가리 하나로 화해 퍼포먼스를 연출했던 것은 보조금에 눈먼 단체들이 벌이는 코미디(comedy)”라며 “이 코미디의 연출자는 제주도정”이라고 제주도정도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계속해서 “참 나쁜 도지사에 참 나쁜 단체들”이라며 “이들이 벌이는 예산 뜯어먹기에 제주도민들만 허리가 휜다”고 비난했다.

이러한 그의 주장에 대해 제주4·3사업소가 22일 해명자료를 통해 반론을 제기했다.

4·3사업소는 “김 회장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사업소는 “4·3유족·관련 단체 그리고 도민의 오랜 기간 4·3해결 노력은, 정부와 국회에서 결실을 맺어 내년 4월3일 이전 ‘제주 4·3희생자 추념일’(가칭)지정으로 가시화되고 있다”며 “이는 2003년 제주4·3해결을 위한 ‘대정부 7대 건의안’ 중 사실상 마지막 과제였던 사안이다. 이러한 성과들이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기고자의 주장은 뜬금없다”고 반발했다.

사업소는 또 “지난 60여년 이상의 갈등과 반목을 해결해나가기 위해 만났다는 그 자체가 알맹이”라며 “어찌 첫술에 배가 부르겠느냐”고 그의 주장에 반대했다.

사업소는 경우회와 4·3유족회가 지난 2일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이념적인 생각을 버리고 조건 없이 화해와 상생으로 도민화합에 앞장서며 지난 세월의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 한다. ▶지난 세월 반목의 역사를 겸허하게 반성하며 희망찬 제주 건설의 역군으로 함께 제주발전에 동참한다 ▶제주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하여 서로 노력하고, 대화를 통하여 서로 위로하는 모습을 도민에게 보여 준다는 등의 내용에 결의했다.

사업소는 “화해와 상생의 기치 아래 지난 세월의 갈등을 치유하고 제주발전에 헌신할 것을 약속한 두 단체의 순수한 정신을 훼손시키는 행동을 삼가야 할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사업소는 1억 원 보조금에 대해 “없는 사실”이라고 잘라 말했다. 사업소는 “보조금 지급과 같은 예산의 집행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절차를 거쳐야 함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또한 예산의 의결권은 도의회에 있다”며 말이 안 되는 일임을 강조했다.

사업소는 “더 이상 도민화합을 위해 쉼 없이 노력하는 도정에 대해서 없는 사실을 가지고 비난하지 말라”면서 “화해와 상생을 통한 제주도의 새로운 도약에 함께 해 달라”고 당부했다. [제이누리=김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