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15-04-30 19:47수정 :2015-04-30 19:52


아사히, 아베 미국 의회 연설 평가
보수 언론은 충분히 반성 ‘강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의 연례 전당 대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는 모습 그래픽.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의 연례 전당 대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는 모습 그래픽.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29일 미 의회 연설에 대한 일본 언론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아사히신문>은 1면에 게재한 ‘대미·대아시아 두 개의 얼굴’이라는 해설 기사에서 아베 총리의 이번 연설을 냉정하게 평가했다. 신문은 “외교 수사가 풍부한 (아베 총리의 이번) 연설은 미 의회에선 받아들여질 것이다. 그러나 (연설 속에서) 미국을 향해선 마음을 쓰지만 아시아를 향해선 때때로 냉담한 행동을 하는 총리의 두 개의 얼굴이 연상된다”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의 이번 연설이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게 조율된 것일 뿐 한국이나 중국 등 이웃나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해선 별로 안중에 없었다는 의미다.


신문은 이어 “미국과의 공통의 이해를 강조해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강화하려는 수법은 전후 일본 외교의 거의 일관된 특징이다. (중략) 대미관계라는 렌즈로밖에 세계를 보지 않은 일본 외교야말로 (아베 총리가 탈각한다고 하는) ‘전후 체제(레짐)’가 아닌가. 침략 등 국제적으로 폭넓게 공유된 역사인식을 한사코 언급하지 않는 아베 총리의 연설은 그런 야유를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진보 성향의 <도쿄신문>도 1면 머릿기사에서 아베 총리가 연설에서 “식민지배와 침략, 마음으로부터의 사죄,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보수 언론에선 아베 총리가 충분한 반성의 뜻을 보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요미우리신문>은 1면 머릿기사에서 아베 총리가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했고 역대 총리의 역사인식을 계승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사설에선 전날 이뤄진 미-일 정상회담에 대해 “전후 70년을 맞아 일-미 양국이 세계의 평화와 번영의 유지를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해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의미가 크다. 역사적 회담이라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