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승만 특집 연기설은 김빼기 수작”
독립운동단체들 회견 "가당찮은 꼼수…백선엽 방송 사과, 이승만 방송 즉각 중단해야"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입력 : 2011-07-25  19:31:38 

 

 

친일파 백선엽의 전쟁영웅만들기에 나섰던 KBS가 오는 8·15를 전후로 이승만 특집을 강행하려다 여론의 거센 반발에 밀려 방영일 연기를 검토하자 독립운동단체를 비롯한 원로들이 ‘꼼수부리기’와 ‘김빼기 수작’을 부리지 말라며 즉각 방송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독립운동단체 등 95개 단체로 구성된 ‘친일독재 찬양방송 저지 비상대책위’는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KBS의 이 같은 방송연기 가능성에 대해 “독립운동 열사와 그 후손들, 한국전쟁 100만 명 민간인 학살의 희생자와 유족들, 독재자 이승만을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몰아낸 4.19 혁명 후세들의 준엄한 목소리에 KBS가 잔뜩 겁을 먹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KBS의 ‘방송 연기’ 운운은 국민을 속이려는 ‘기만책’”이라며 “한 발 물러서는 척하며 여론의 관심을 돌려보려는 ‘김 빼기’ 수작에 불과하다. 정말이지 MB특보 출신다운 ‘꼼수’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간도특설대 출신 친일파 백선엽 영웅 방송 사죄 △학살 독재자 이승만의 5부작 특집 제작을 즉각 중단 등 이들의 2가지 요구사항에 대해 “어느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절대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며 “김인규 사장은 치졸한 말장난으로 독립선열 후손들을 능멸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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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단체 등 9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친일·독재 찬양방송 저지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오전 11시30분부터 두시간 동안 서울 명동예술극장 앞에서 친일파, 독재정권 찬양방송 KBS 김인규 사장 퇴진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들은 “여전히 반성할 줄 모르는 KBS는 더 이상 공영방송이 아니라고 확신한다”며 지난 17일 명동에 이어 25일부터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김인규 사장 퇴진서명식과 독립열사 후손들의 1인시위 개시를 선언했다.

앞서 명동에서 1인시위에 나섰던 이들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 선생의 증손자, 반민특위 위원장을 지낸 영주 김상덕 선생의 외아들 그리고 임시정부 국무위원을 역임했던 차리석 선생의 아들 등이었다. 비대위는 25일부터 신흥무관학교 교장으로서 독립군을 양성했고 대한민국 임시정부 의정원 의장을 역임한 윤기섭 선생의 장녀, 1932년 일왕을 향해 폭탄을 던진 이봉창 의사의 양손자가 ‘이승만 다큐 중단’을 호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대위는 “KBS 김인규 사장은 정녕 이들 독립운동 열사 후손들의 외침을 외면할 셈인가”라며 “기어이 독립운동가와 후손들을 적으로 만들겠다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비대위는 “우리는 KBS를 심판하는데 아무런 두려움이 없다”며 “가당치도 않은 꼼수로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착각하지 말라. 광복절이 있는 오는 8월부터는 싸움의 강도를 최고 수준으로 높일 것이며, 그 책임은 전적으로 KBS측에 있음을 밝혀 둔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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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다음은 비대위가 발표한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KBS는 ‘꼼수’ 부리지 말고, ‘학살독재자’ 이승만 미화 다큐 5부작 방송을 즉각 중단하라!
 
무섭긴 무서웠던 모양이다. 학살 독재자 이승만 미화 방송을 강행하겠다고 버티던 KBS가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는 모양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일생을 바친 독립운동 열사와 그 후손들, 한국전쟁 100만 명 민간인 학살의 희생자와 유족들, 독재자 이승만을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몰아낸 4.19 혁명과 민주언론 실천의 그 고귀한 이름으로 분연히 떨쳐 일어난 지 한 달이 넘었다. 그 준엄한 목소리에 KBS가 잔뜩 겁을 먹은 것이다.
 
KBS는 지난주부터 이승만 다큐의 방영 연기를 시사 하는 발언을 언론에 흘리고 있다. 우리단체들의 거듭된 항의와 취소요청에는 일언반구 대답도 않던 KBS가 언론을 통해 여론을 호도하고 나선 것이다.
 
확실히 해두건대 KBS의 ‘방송 연기’ 운운은 국민을 속이려는 ‘기만책’이다. 한 발 물러서는 척하며 여론의 관심을 돌려보려는 ‘김 빼기’ 수작에 불과하다. 정말이지 MB특보 출신다운 ‘꼼수’가 아닐 수 없다.
 
다시 한 번 밝히지만 우리는 김인규 사장에게 분명 두 가지를 요구했다. 첫째, 간도특설대 출신의 악질 친일파 백선엽을 영웅으로 방송한 것에 대해 사죄하라. 둘째, 학살 독재자 이승만 5부작 특집 제작을 즉각 중단하라. 그리고 이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절대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확인하였다. 이 두 가지 요구사항에 ‘방송 연기’ 운운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김인규 사장은 치졸한 말장난으로 독립선열 후손들을 능멸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
 
우리는 여전히 반성할 줄 모르는 KBS는 더 이상 공영방송이 아니라고 확신한다. 민족정기는 물론, KBS를 바로세우기 위해서라도 오늘부터 더 힘찬 싸움을 시작하려고 한다. 명동에 이어 오늘부터 청계광장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김인규 사장의 퇴진을 위한 서명을 받을 것이다. 독립열사 후손들의 1인 시위도 새롭게 시작할 것이다.
 
지난주 30도가 넘는 뙤약볕 아래 명동에서 독재자 이승만 방송의 중단을 촉구했던 이가 누구이던가!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 선생의 증손자, 반민특위 위원장을 지낸 영주 김상덕 선생의 외아들. 그리고 임시정부 국무위원을 역임했던 차리석 선생의 아들이었다.

오늘부터는 신흥무관학교 교장으로서 독립군을 양성했고 대한민국 임시정부 의정원 의장을 역임한 윤기섭 선생의 장녀, 1932년 일왕을 향해 폭탄을 던진 이봉창 의사의 양손자가 ‘이승만 다큐 중단’을 호소하고 나선다. KBS 김인규 사장은 정녕 이들 독립운동 열사 후손들의 외침을 외면할 셈인가? 기어이 독립운동가와 후손들을 적으로 만들겠다는 것인가?

KBS 김인규 사장에게 마지막으로 충고한다. 한번이라도 헌법 전문을 읽어보길 바란다.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한다는 문구가 대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곱씹어 생각해보라.

누누이 강조하지만 우리는 지금 만주벌판에서 독립 운동하는 심정으로 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수많은 애국독립열사, 순국선열들의 영혼이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 우리는 KBS를 심판하는데 아무런 두려움이 없다. 가당치도 않은 꼼수로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착각하지 말라.

만일 KBS측이 성의 있는 사과와 함께 이승만 미화 다큐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지 않을 경우, 8·15광복절이 있는 오는 8월부터는 싸움의 강도를 최고 수준으로 높일 것이다. 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KBS측에 있음을 밝혀 두는 바이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2011년 7월 25일 친일독재 찬양방송 저지 비상대책위
 
사월혁명회,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 박용만선생기념사업회, 윤봉길(월진회)의사기념사업회, 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 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업회, 학산윤윤기선생기념사업회, 범재김규흥선생기념사업회, 유정조동호선생기념사업회, 보재이상설선생기념사업회, 김산기념사업회준비위원회, 차리석선생기념사업회, 우사김규식연구회, 단재김달호선생추모사업회, 우당최근우선생추모회, 독립유공자유족회, 안중근평화연구원, 민족문제연구소, 효창원을사랑하는사람들, 한국전쟁전후민간인피학살자전국유족회, 한국전쟁민간인피학살자전국유족연합회, 한국전쟁후민간인학살진상규명범국민위원회, 한국전쟁 예비검속 제주유족연합회, 미군범죄진상규명전민족특별조사위원회, 4.9통일평화재단, 4.9인혁열사계승사업회, 친일인사백선엽동상건립반대파주시민대책위원회, 새날희망연대, 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 죽산 조봉암선생 기념사업회, 민족일보 조용수 기념사업회, 민족일보 연대포럼 평화재향군인회, 전국역사교사모임, 좋은 어버이들, 청명문화재단, 산수 이종률 선생 기념사업회, 민족대표 33인 유족회,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포럼 ‘진실과 정의’, 제주4.3연구소, 여수지역사회연구소, 경기미디어시민연대, 경기민언련, 광주전남민언련,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녹색연합, 대전충남민언련, 동아언론자유수호투쟁위원회, 문화연대, 미디어기독연대,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 미디어연대, 민주개혁을위한인천시민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언론시민연합, 바른지역언론연대, 방송기자연합회, 보건의료단체연합, 부산민언련, 불교언론대책위원회, 새언론포럼,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인권센터, 언론지키기천주교모임, 인터넷언론네트워크, 자주평화통일민족회의, 장애인정보문화누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신문판매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전북민언련, 진보네트워크센터,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참언론을위한모임, 학술단체협의회, 한국기독교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사회정의소위원회, 한국기자협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언론정보학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인터넷기자협회, 한국청년연합회, 한국PD연합회, 한국YMCA전국연맹, 환경운동연합 (이상 95개 독립운동ㆍ시민ㆍ사회ㆍ언론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