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입력 2016.02.22. 10:15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정래 (영화 ‘귀향’ 감독)



영화 한 편이 완성되는 데 기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보통은 1년 안에 다 완성이 되죠. 늦어도 2, 3년 이 정도 걸립니다. 그런데 완성까지 총 14년이 걸린 영화가 있어서 화제입니다. 이번 주 수요일에 개봉하는 영화 '귀향'이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그저 제작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사실 때문만이 아니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들의 생생한 증언을 바탕으로 만들어져서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그런데, 지난주까지만 해도 이 영화가 개봉관을 별로 확보하지 못해서 큰일이다, 보고 싶어도 쉽지 않게 됐다 이런 뉴스가 들렸거든요. 이번 주는 상황이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습니다. 직접 만나보죠. 영화 귀향의 조정래 감독 연결이 돼 있습니다. 조 감독님 안녕하세요.


◆ 조정래>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14년 걸렸어요?


◆ 조정래> 그렇습니다.


◇ 김현정> 14년 만에... 드디어 이틀 뒤면 개봉이 되는 그 심경은 어떠십니까?


◆ 조정래> 너무나 떨리고 긴장되고요. 감격스럽고 여기까지 오게 해 주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그리고 영령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어요.


◇ 김현정> 말이 쉬워서 14년이지. 첫 해에 태어난 아이가 있다 치면 그 아이가 지금 15살. 중학교 2학년이에요.


◆ 조정래> 네. 그렇네요. (웃음)


◇ 김현정> 도대체 왜 이렇게 오래 걸렸습니까?


◆ 조정래> 아무래도 대중 예술이 돈이 많이 드는 장르다 보니까 투자를 받지 못했고. 그래서 결국은 7만 5000명이 넘는 분들의 성금으로 영화가 기적적으로 촬영이 돼서 개봉에 이르게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7만 5000명이요?


◆ 조정래>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제일 적은 금액을 보탠 분은 누구예요? 얼마예요?


◆ 조정래> 가장 작은 금액이요? 풀뿌리적인 크라우드 펀드가 있었는데 거기는 100원...


◇ 김현정> 100원도 있고. (웃음)


◆ 조정래> 87원, 이런 식으로 그렇게 하는 것도 있었고요. 그래서 진짜 100원부터 시작했다라는 말씀이 과언이 아니고요, 그렇게 해 가지고 모였던 크라우드 펀드도 있었어요.


◇ 김현정> 87원부터 그런 조그마한 돈부터 커다란 돈까지 정확히는 7만 5270명. 그분들이 함께 만든 영화. 이렇게 든든하게 힘이 돼준 국민들도 있는 반면에, 영화 제작을 좀 못마땅해하거나 제작을 말리거나 이런 사람들도 있었다면서요?


◆ 조정래> 네. 그렇습니다. 대중적으로... 과연 영화 만들어도 누가 보겠느냐. 그런 것은 아예 하지 말라는 얘기도 있었고요. 또 이 영화 만들어지는 것 자체에 대해서 아주 불편해하고 또 반대하고 오히려 일본 우익보다도 더 우익 같은 그런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 김현정> 우리나라 사람인데 반대하는 사람이 있어요?


◆ 조정래> 네, 그런... 저도 굉장히 놀랐어요. 그것은 전쟁이 나면 어차피 여성들과 아이들이 피해를 당하는 것은 당연하다라는 논리가 가장 많았어요. 그래서, 전쟁이 나쁜 것이다. (라는 논리였는데.) 그러니까 이게 언뜻 들으면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단순히 이게 전쟁에서 일어나는 그런 피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국가에서 일본 정부나 일본 군부에서 성노예라는 제도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서 수많은 여성들이 거기에 희생을 당한 어떤 전쟁범죄거든요.


◇ 김현정> 물론이죠. 언뜻 들어도 저는 이해가 안 되네요.


◆ 조정래> 직접 그런 말 들었을 때 엄청 충격을 받았어요.

◇ 김현정> ‘전쟁 벌어지면 당연한 거 아니냐. 그걸 무슨 영화화하느냐’는 이런 얘기까지 넘어가면서 14년 동안 만든 영화. 다 완성되고 나서 위안부 피해 할머님들 보여드렸죠?

◆ 조정래> 네. 그렇습니다. 작년 12월 7일날 제일 먼저 나눔의 집에 가서 할머니들께 보여드렸어요. 그래서 할머니들께서 보시고 굉장히 많이 우셨고요. 그리고 만들어줘서 너무 고맙다, 그런 말씀도 하시고. 또 나는 이렇게 살아서 영화를 보지만 돌아가신 분들은 얼마나 한을 가지고 돌아가셨겠느냐, 그런 말씀도 하셔서 굉장히 그날 아주 펑펑 울다 왔습니다.


◇ 김현정> 손 잡고 그러니까 할머님들도 울고 감독님도 울고 울음바다였겠군요, 그 날.


◆ 조정래>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영화 귀향의 조정래 감독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영화를 아무리 열심히 만들었어도 관객하고 만나지 못하면 끝인데 지난주에 뉴스가 나오기로는 상영관을 50개도 못 구했다. 평균적으로 영화들이 개봉 첫 주에는 3, 400개 정도는 확보하고 들어가는데. 메이저회사 작품들은 1000개 넘게도 확보하고 들어가는데. 50개도 못 구했다고 해서 걱정이 많았어요.


◆ 조정래> 아... 정말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해 주셔서 개봉을 준비하면서 정말 바빴는데요. 그러다가 배급사분들께서도 너무 열심히 노력을 해 주셨고. 그래서 지금 스크린이 한 100개관 정도로 늘었더라고요. 그래서 이건 정말... 이것마저도 기적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을 만큼 너무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그 많은 분들의 청원으로 100개. 그러면 수요일까지는 더 늘어날 수 있겠네요?


◆ 조정래> 아마.. 그렇죠. 아마 더 늘어날 것 같고요. 지금 또 예매율이 상당히 높습니다. 지금 통합전산망 상에서는 예매율이 1위를 달리고 있어서.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싶을 정도로.


◇ 김현정> 꿈인가 생시인가. (웃음) 잘 됐네요. 저희가 사실 조 감독님을 지난 금요일쯤에 섭외를 했는데, 그때만 해도 300개 정도 되면 기적입니다, 이러셨었거든요. 이거 잘하면 기적 일어나겠는데요, 수요일까지?


◆ 조정래> 그러니까요. 이거 참 정말 뭐라고 감사를 드려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정말 많은 분들이 가서 보셨으면 좋겠고. 특히 우리 위안부 할머님들의 피해 실상을 잘 모르는 10대들이 이 영화를 많이 봤으면 좋겠네요. 이게 15세 관람가잖아요.


◆ 조정래>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10대 청소년들이 많이 봤으면 좋겠다 권하고 싶네요. 좋은 영화 많이들 보러 오시라고 끝으로 짧게 한 말씀 하시죠.


◆ 조정래> 이 영화는 할머니들, 소녀들이 겪었을 그런 아픔과 고통도 보여주지만 결국 영화를 통해서 마지막에는 다 고향으로 모시고 오는 그런 장면이 있습니다. 아프기만 한 영화라서 볼 수가 없겠다라는 걱정들도 많이 있으신데요. 하지만 영화 말미에 다 고향으로 모셔오는 그 자리에 함께 동참해 주시고요.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정말 너무 고맙습니다.


◇ 김현정> 감독님, 영화 잘 되기를 바라고요. 오늘 좋은 시간 고맙습니다.


◆ 조정래>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영화 귀향의 감독 조정래 감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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