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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2015-12-01 19:29수정 :2015-12-01 22:10
복면 쓴 심상정 대표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오른쪽 둘째)와 김세균 공동대표(맨 오른쪽)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복면금지법의 문제점과 대응 방안 토론회’에서 가면을 써보이며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복면금지법은 시대착오적이며 위헌적인 요소를 내포한 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복면 쓴 심상정 대표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오른쪽 둘째)와 김세균 공동대표(맨 오른쪽)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복면금지법의 문제점과 대응 방안 토론회’에서 가면을 써보이며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복면금지법은 시대착오적이며 위헌적인 요소를 내포한 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청와대 근처에 모이지 마라. 거리에 나와 정부를 비판하지도 마라. 그리고 가만히 있으라.

5일 예고된 2차 민중총궐기대회를 앞두고 경찰이 내놓은 집회 대응 방침을 풀어보면 이렇다. 아직 열지 않은 집회에 대해 금지통고를 하고 차벽·물대포뿐 아니라 ‘체포전담반’까지 투입하겠다는 경찰의 발상은 헌법 가치를 무시하고 이른바 ‘프리크라임’(Pre-Crime: 범죄가 발생하기 전에 시간·장소를 예측해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 시스템을 적용하겠다는 셈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으로 ‘역사 쿠데타’라는 비판을 받은 박근혜 정부가 ‘집회의 자유’마저 훼손하려는 시도에 대해 “사실상 ‘헌법 쿠데타’”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집회는 신고 대상

정부, 사실상 집회 허가제로

집회 복장의 자유

“복면시위 끝까지 추적해 엄단”

집회참가 포기종용 금지

검거반 투입 공포분위기 조성


정부·여당은 노동계와 시민사회, 야당의 ‘평화 집회’ 다짐에 귀 닫은 채 5일 집회를 ‘불법·폭력시위’로 낙인찍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1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복면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익명성’에 숨어서 행하는 불법·폭력행위에 대해서는 철저한 채증을 통해 끝까지 추적해서 엄단해 주시기 바란다”며 법무부와 행정자치부 등에 처벌 방법 등 제도 보완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황진하 새누리당 사무총장도 원내대책회의에서 “5일 집회 현장에 야당 국회의원들이 전원 참석해 이른바 ‘인간 띠’를 만들어 민주노총 등의 불법시위가 성사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데, 이것을 지원하겠다는 것은 공권력의 무력화 시도로 법치주의 이념을 근본부터 흔드는 일”이라고 거들었다. 정부·여당의 이런 대응은 ‘집회·시위=다중범죄·집단폭력사태’로 인식하던 권위주의 정부 시절과 정확히 일치하는, ‘반헌법적’ 발상이다.

가장 문제는 사실상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 자체를 불허하는 ‘원천봉쇄’ 방침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점이다. 경찰은 지난 30일 2차 집회신고에 대한 금지통고를 하며 그 이유로 “수용인원(7000명)을 넘는 (도로를 점거할 가능성이 있는) 대규모 집회는 불법집회가 될 개연성이 농후하다”는 점을 댔다. 또 광화문광장에서의 집회·행진에 대해서는 “애초에 광화문광장에서는 집회·시위를 할 수 없다”며 금지·차단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논평에서 “교통소통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금지통고하려면 해당 집회에 조건을 부여해 할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을 먼저 고민해 보고, 그래도 안 될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금지하라는 것이 법원의 태도”라며 “경찰은 우선적 조처를 하지 않고 바로 금지한 것이어서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을 한 것일 뿐만 아니라 집회에 대한 허가제를 실시하지 않는 헌법에도 위반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변은 이날 경찰의 집회 금지통고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경찰관 기동대를 앞세운 대규모 검거를 예고하며 5일 집회 참가자들을 ‘잠재적 불법행위자’로 낙인찍는 것도 문제다. 경찰은 지난 30일 “폭력을 수반하지 않는다고 해서 ‘평화 집회시위’로 볼 수 없다”며 “폴리스라인을 침범하고 불법으로 도로를 점거해 행진·연좌해 극심한 시민 불편을 야기하는 행위”도 불법행위로 간주했다. 그러나 이는 ‘미신고 집회에 참가했더라도 명백한 위협을 가하지 않았다면 처벌할 수 없다’는 2011년 대법원의 판례와 ‘집회 참가자가 불이익이 두려워 미리 집회 참가를 포기하도록 영향을 미치는 모든 조치를 금지한다’고 밝힌 2003년 헌법재판소(헌재)의 판단에 어긋난다. 복면 시위자를 검거하겠다는 방침도 “집회 참가자의 참가 형태·정도·복장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고 밝힌 헌재의 판단과 충돌한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집회는 허가의 대상이 아니라 신고의 대상이다. 공공의 질서를 위협한다는 핑계로 금지하더라도 구체적이고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청와대에 거슬리는 것은 조금이라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태도로, 정부가 70·80년대 공안정국으로 되돌아가 법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헌법이 집회의 자유를 보장한 것은 관용과 다양한 견해가 공존하는 다원적인 열린 사회에 대한 헌법적 결단이다.” 헌재가 ‘집회의 자유’에 대해 설명하며 밝힌 말이다. 지금 헌법적 질서를 유린하고 있는 것은 누구인가.
 

김성환 서보미 최현준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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