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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1 09:28:22 (*.96.15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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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6-04-07 20:26

 

한승동의 독서무한

“선교사들은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 중매쟁이 역할을 했어요. 많은 미국 선교사들이 한국을 일본이 합병할 때 대부분 정교분리정책을 빙자해 묵인 내지 동조했어요. (…) 3·1운동 일어날 때에 선교사들이 대부분 일본을 지지했어요. 그걸 반대한 사람들이 몇 사람 있지만, 일본놈들이 우리 한국 사람을 학살하고, 교회를 불태우고 수없는 만행을 저지를 때 (대다수) 선교사들은 그걸 묵인했다는 것을 그때서야 알았어요. (…) 그때 지성인들은 거의 다 미국 물 들은 사람들이에요. 친미라는 것이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지요. 긴 역사를 갖고 있어요.”

한신대 신학대학원 원장으로 한국그리스도교 구술사 연구소 소장도 맡고 있는 연규홍 목사가 기획하고 직접 대담까지 맡은 고민영(80) 목사 현대사 증언집 <통일이 답이다>(갓골)의 한 대목이다. 한신대 대학원에서 한국교회사를 연구했고 미국 멤피스 신학대와 샌프란시스코 신학대에 유학한 뒤 광주 무돌교회, 서울 천호동 교회, 전주 임마누엘 교회 목회활동을 거쳐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사업국장과 선교국장 등을 역임한 고 목사. 그는 “전쟁만 빼고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남북통일을 이뤄야만 우리 민족이 살 수 있다고 믿는 철저한 통일론자다. 그가 미국을 다시 보자는 것도 미국이 분단을 유지하며 통일을 막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재준, 문익환, 박형규, 은명기, 강희남, 한상렬 목사 등과 같은 계열에 선 그의 통일론·민족론, 그리고 미국관은 진보개혁적 성향의 기독교장로회 내에서도 그만의 무늬를 지니고 있다.

“오늘 한국 교회 교인들에게 하나님이 준 달란트(talent)는 민족사랑을 이루는 민족통일입니다. 나는 한국의 원죄가 분단이라고 보는 사람이니까. 이 분단이 가져온 죄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불이익을 당하느냐 이거예요. 한국 민족, 한국 교회가 이렇게 발전하고 부흥한 것은 민족을 위해서 한 기도의 응답인 것이지, 부자들하고 권력 갖고 잘사는 이들이 기도해서 된 건 아니에요.”

부자들과 남북의 권력자들은 무관심하거나 분단을 기득권 유지에 이용할 뿐이란다.

“지금 미국정치가 우리를 지배한 지가… 1945년에 해방됐으니까 몇 년이에요. 그 햇수에 (일제) 36년을 더해야 해요. 대한민국을 일본에게 협상으로 (넘겨줘) 일본지배로 되었어요. 이게 백년이 넘었다고. 지금까지 역사에서 100년 동안 외국 지배를 받은 예가 (달리) 없어요. 어떤 경우든지 한국에서 손을 떼게 해야 돼요. 그 떠나는 방법은 통일밖에 없다는 거예요. (…) 일본이 지금 우리한테 하는 짓 보면, 이미 일본 지배권 안에 들어가 있다는 느낌이에요. 왜냐면 미국 때문에 그렇다는 거예요. 나는 여러가지로 그 증거를 보아요. 독도문제도 미국 때문에 생긴 거예요. (일본이) 독도문제를 건드리는 것도 미국이 자꾸 건드리게 하는 거예요. 한국을 조종하려고.”

한승동 책지성팀 선임기자
한승동 책지성팀 선임기자

2008년 은퇴 뒤 이념적·동지적 관계로 엮인 박형규 목사가 이끌던 서울 제일교회에 나가고 있는 고 목사는 민주화운동 시절 한국 교회를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한 곳이 독일 교회들이었단다. 민중이 억압받고 있는 세계에서 교회 저항운동이 일어난 나라로는 한국이 유일했기 때문이며, 특히 저항 선봉에 섰던 기독교장로회에 대한 세계교회의 관심은 대단했다고 했다. 고 목사는 미국 선교역사의 부록에 지나지 않는 걸로 서술된 기존 한국 교회사는 다시 씌어져야 한다고 했다.

한승동 책지성팀 선임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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