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현기자 yhchung@sed.co.kr    입력시간 : 2013.01.28 08:55:51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가 홀로코스트(독일 나치정권의 유대인 대학살) 추모일인 27일(현지시간)에 파시스트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를 옹호하는 발언을 해 이탈리아 안팎에서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이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책임있는 발언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면서 더 큰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베를루스코니는 이날 밀라노 홀로코스트 추도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무솔리니가 나치 독재자 히틀러의 편에 선데 대해 “독일의 승리를 두려워해, 히틀러에 맞서기보다 같은 편이 되려 했음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무솔리니가 유대인과 소수자 억압을 위해 제정한 인종법에 대해 “최악의 실책”이라면서도 “다른 측면에서는 좋은 일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그는 “이탈리아는 독일과 같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발언도 했다. 전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나치 범죄에 대해 영원한 책임을 가진다”고 말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중도좌파인 민주당의 로시 빈디 대표는 “이탈리아의 민주적 양심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난했다. 총선 후보 중 한 명인 잔프랑코 마스차는 베를루스코니를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베를루스코니의 무솔리니 편들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10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한 국제회의에서 무솔리니 일기를 탐독하고 있다고 발언했고 그에 앞서 2003년에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무솔리는 아무도 살해하지 않았다”고 말해 논란을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