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2.17 19:45

“한국 방문하면 나눔의집 초대
증언 들려드리고 싶다”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 거주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16일 일본의 미국 역사교과서 수정 시도를 비판하며 최근 집단성명을 낸 미국 역사학자들에게 보내는 감사 편지를 들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일본의 미국 역사교과서 수정 시도를 비판하며 최근 집단성명을 낸 미국 역사학자들에게 16일(현지시각)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경기도 광주의 ‘나눔의 집’에 사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역사교과서 왜곡 시도를 비판한 미국 역사학자 19명에게 편지를 보내 “일본의 잘못된 점을 당당하게 지적해준 데 감사한다”고 밝혔다. 할머니들이 편지를 보낸 대상은 미국 맥그로힐 출판사의 역사교과서를 집필한 하와이대 허버트 지글러 교수와 일본에 항의하는 집단 성명을 주도한 코네티컷대 알렉시스 더든 교수 등 19명의 미국 역사학자들이다.


할머니들은 편지에서 “이미 전세계가 인정하는 일본군 위안부의 사실을 역사에서 지우려는 일본 아베 정부에 맞서 당당하게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모습에 감사함과 지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역사학자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나눔의 집’으로 초대해 우리들의 생생한 증언을 직접 들려드려 역사적 연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위안부 문제 등 역사 바로알리기 운동을 벌이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달 초 ‘나눔의 집’을 방문해, 할머니들에게 미국 역사학자들의 움직임을 전했더니 할머니들이 감사 편지를 보냈다고 소개했다. 이 우편물에는 감사 편지와 함께 미국 언론 매체에 게재했던 위안부 문제 관련 광고파일, 영어로 제작한 동영상 시디(CD) 등을 동봉했다. 편지 맨 마지막에는 ‘나눔의 집’에 현재 거주하는 할머니 10명의 지장을 찍었고, 편지 표지에는 서 교수가 지난해 말 제작한 아베 총리의 위안부 망언에 관련한 애니메이션 장면들을 부착했다. 서 교수는 4월 말 혹은 5월 초로 예정된 아베 총리의 미국 방문에 맞춰 미국 유력 매체에 위안부 관련 광고를 낼 계획이다. 앞서, 미국 역사학자 19명은 지난 5일 미국 역사교과서의 위안부 관련 문구를 수정할 것을 요구하는 일본 정부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사진 서경덕 교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