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 입력 2015.01.18 20:37 | 수정 2015.01.18 21:01


(하노이=연합뉴스) 김권용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집전한 미사에 약 600만명이 넘는 사상 최대의 인파가 운집하는 대기록이 세워졌다.

필리핀 GMA방송과 PNA통신은 마닐라개발청(MMDA)을 인용, 교황이 마닐라 리잘공원에서 미사를 마친 이날 오후 5시30분(현지시간)을 기준으로 전체 참가 군중이 이같이 잠정 집계됐다고 전했다.

필리핀 경찰 역시 교황 집전 미사에 모인 군중 규모를 약 600만명으로 추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 젊은이들 사랑해요 (AP=연합뉴스) 필리핀을 방문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현지시간) 마닐라의 산토 토마스 대학을 방문해 청소년들의 카메라 세례를 받고 있다. 아시아 2개국 순방에 나선 교황은 지난 13~15일 스리랑카 방문에 이어 15일 도착한 필리핀에서 19일까지 머문다. bulls@yna.co.kr

당국은 본 행사장에 약 400만명이 운집했고, 교황청 대사관과 리잘공원에 이르는 주변도로에도 200만명 가량이 모였다고 밝혔다.

종전의 최대 기록은 지난 1995년 필리핀을 방문한 당시 요한 바오로 2세가 같은 장소에서 집전한 미사 때 모인 약 500만명이었다.

이는 특히 마닐라 일대에 비바람이 부는 가운데 세워진 것이어서 더욱 값진 것으로 평가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집전 미사에 사상 최대의 인파가 몰릴 것이라는 관측은 일찌감치 제기됐다.

필리핀 교황방문준비위원회와 정부 역시 이날 미사에 최대 600만명의 군중이 운집할 것으로 보고 그동안 각종 준비작업을 벌여왔다.

이 때문에 교통 경찰이 기저귀를 착용하고 주변 교통정리에 나서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프란치스코 열풍'은 지난 17일 그가 찾은 중부도시 타클로반에서도 확인됐다.

교황이 현지에서 집전한 미사에는 무려 15만명의 인파가 몰렸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인구 22만명의 소도시 타클로반에서 약 70%의 주민이 직접 나와 교황을 맞은 셈이다.

특히 '태풍 메칼라'로 인해 자원 봉사자 1명이 숨지는 기상 상황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올해 78세를 맞는 교황 역시 당시의 악천후를 무릅쓰고 미사를 예정대로 진행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와 관련해 관측통들은 교황이 고령에도 힘 없고 가난한 사람들, 고통받는 신자들을 직접 보살피는 '행동하는 사목'이 천문학적인 규모의 군중을 끌어들인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교황은 타클로반 미사에서 "로마에 있을 때 (필리핀의) 태풍 참사를 보고 이곳에 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수많은 이재민이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아울러 아시아 지역에 대한 교황의 남다른 관심도 이런 열풍의 배경이 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가톨릭 본산인 유럽지역에서 일부 성당이 타용도로 매각되는 상황에서도 한국 등 아시아 지역은 신자와 사제 등 성직자 수가 늘어나는 정반대 현상을 보이면서 교황의 관심 대상으로 떠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교황은 취임 후 5개월 만인 지난해 8월 한국을 방문해 국제사회에 관심을 집중시킨 바 있다.

아시아 지역국가 가운데 필리핀은 인구 1억명 가운데 80% 이상이 가톨릭 신자로 '아시아 가톨릭의 보루'로 불린다.

kk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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