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ressEngine ver.2

글 수 444
  등록 :2015-12-01 19:29수정 :2015-12-01 22:10
복면 쓴 심상정 대표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오른쪽 둘째)와 김세균 공동대표(맨 오른쪽)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복면금지법의 문제점과 대응 방안 토론회’에서 가면을 써보이며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복면금지법은 시대착오적이며 위헌적인 요소를 내포한 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복면 쓴 심상정 대표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오른쪽 둘째)와 김세균 공동대표(맨 오른쪽)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복면금지법의 문제점과 대응 방안 토론회’에서 가면을 써보이며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복면금지법은 시대착오적이며 위헌적인 요소를 내포한 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청와대 근처에 모이지 마라. 거리에 나와 정부를 비판하지도 마라. 그리고 가만히 있으라.

5일 예고된 2차 민중총궐기대회를 앞두고 경찰이 내놓은 집회 대응 방침을 풀어보면 이렇다. 아직 열지 않은 집회에 대해 금지통고를 하고 차벽·물대포뿐 아니라 ‘체포전담반’까지 투입하겠다는 경찰의 발상은 헌법 가치를 무시하고 이른바 ‘프리크라임’(Pre-Crime: 범죄가 발생하기 전에 시간·장소를 예측해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 시스템을 적용하겠다는 셈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으로 ‘역사 쿠데타’라는 비판을 받은 박근혜 정부가 ‘집회의 자유’마저 훼손하려는 시도에 대해 “사실상 ‘헌법 쿠데타’”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집회는 신고 대상

정부, 사실상 집회 허가제로

집회 복장의 자유

“복면시위 끝까지 추적해 엄단”

집회참가 포기종용 금지

검거반 투입 공포분위기 조성


정부·여당은 노동계와 시민사회, 야당의 ‘평화 집회’ 다짐에 귀 닫은 채 5일 집회를 ‘불법·폭력시위’로 낙인찍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1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복면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익명성’에 숨어서 행하는 불법·폭력행위에 대해서는 철저한 채증을 통해 끝까지 추적해서 엄단해 주시기 바란다”며 법무부와 행정자치부 등에 처벌 방법 등 제도 보완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황진하 새누리당 사무총장도 원내대책회의에서 “5일 집회 현장에 야당 국회의원들이 전원 참석해 이른바 ‘인간 띠’를 만들어 민주노총 등의 불법시위가 성사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데, 이것을 지원하겠다는 것은 공권력의 무력화 시도로 법치주의 이념을 근본부터 흔드는 일”이라고 거들었다. 정부·여당의 이런 대응은 ‘집회·시위=다중범죄·집단폭력사태’로 인식하던 권위주의 정부 시절과 정확히 일치하는, ‘반헌법적’ 발상이다.

가장 문제는 사실상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 자체를 불허하는 ‘원천봉쇄’ 방침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점이다. 경찰은 지난 30일 2차 집회신고에 대한 금지통고를 하며 그 이유로 “수용인원(7000명)을 넘는 (도로를 점거할 가능성이 있는) 대규모 집회는 불법집회가 될 개연성이 농후하다”는 점을 댔다. 또 광화문광장에서의 집회·행진에 대해서는 “애초에 광화문광장에서는 집회·시위를 할 수 없다”며 금지·차단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논평에서 “교통소통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금지통고하려면 해당 집회에 조건을 부여해 할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을 먼저 고민해 보고, 그래도 안 될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금지하라는 것이 법원의 태도”라며 “경찰은 우선적 조처를 하지 않고 바로 금지한 것이어서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을 한 것일 뿐만 아니라 집회에 대한 허가제를 실시하지 않는 헌법에도 위반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변은 이날 경찰의 집회 금지통고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경찰관 기동대를 앞세운 대규모 검거를 예고하며 5일 집회 참가자들을 ‘잠재적 불법행위자’로 낙인찍는 것도 문제다. 경찰은 지난 30일 “폭력을 수반하지 않는다고 해서 ‘평화 집회시위’로 볼 수 없다”며 “폴리스라인을 침범하고 불법으로 도로를 점거해 행진·연좌해 극심한 시민 불편을 야기하는 행위”도 불법행위로 간주했다. 그러나 이는 ‘미신고 집회에 참가했더라도 명백한 위협을 가하지 않았다면 처벌할 수 없다’는 2011년 대법원의 판례와 ‘집회 참가자가 불이익이 두려워 미리 집회 참가를 포기하도록 영향을 미치는 모든 조치를 금지한다’고 밝힌 2003년 헌법재판소(헌재)의 판단에 어긋난다. 복면 시위자를 검거하겠다는 방침도 “집회 참가자의 참가 형태·정도·복장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고 밝힌 헌재의 판단과 충돌한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집회는 허가의 대상이 아니라 신고의 대상이다. 공공의 질서를 위협한다는 핑계로 금지하더라도 구체적이고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청와대에 거슬리는 것은 조금이라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태도로, 정부가 70·80년대 공안정국으로 되돌아가 법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헌법이 집회의 자유를 보장한 것은 관용과 다양한 견해가 공존하는 다원적인 열린 사회에 대한 헌법적 결단이다.” 헌재가 ‘집회의 자유’에 대해 설명하며 밝힌 말이다. 지금 헌법적 질서를 유린하고 있는 것은 누구인가.
 

김성환 서보미 최현준 기자 hwany@hani.co.kr

번호
제목
글쓴이
384 [사설] ‘임은정 검사’들 쫓아내면 검찰이 망한다 /한겨레
[관리자]
2118   2015-12-07
등록 :2015-12-06 18:33 과거사 재심 사건에서 무죄를 구형한 임은정 의정부지검 검사가 강제로 퇴직당할 위험에 처하게 됐다. 일을 잘한다고 검찰총장상을 받고 우수 여성검사로도 선정됐던 임 검사가 올해 적격심사를 받은 검...  
383 ‘제국의 위안부’ 박유하 교수 기자회견···유시민 등도 ‘형사기소 반대’ 성명
[관리자]
3874   2015-12-02
입력 : 2015-12-02 10:22:00ㅣ수정 : 2015-12-02 14:41:56 일본군 위안부를 ‘자발적 매춘부’에 빗대 논란을 일으킨 책 <제국의 위안부>의 저자 박유하 세종대 교수(사진)가 2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 교수는 지난달 19일 ‘일본...  
누가 ‘헌법’을 유린하는가. 복면(심상정) vs 복면(김세균).
[관리자]
2041   2015-12-02
등록 :2015-12-01 19:29수정 :2015-12-01 22:10 복면 쓴 심상정 대표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오른쪽 둘째)와 김세균 공동대표(맨 오른쪽)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복면금지법의 문제점과 대응 방안 토론회’에서 가면을 써보이...  
381 13년만의 단식농성…광주대교구의 기도
[관리자]
2149   2015-11-27
등록 :2015-11-27 15:31수정 :2015-11-27 15:51 천주교 광주대교구와 가톨릭농민회 회원 “백남기 선생 고통 내버려 둘 수 없는 지경” “우리가 있잖아요! 힘내세요!” 27일 오전 광주시 동구 ‘남동 5·18기념성당’ 밖 천막에서...  
380 [김동춘 칼럼] ‘토벌작전’은 현재 진행형
[관리자]
2072   2015-11-25
등록 :2015-11-24 18:53 (고) 황성모 교수는 일제 말의 동화정책, 문화적 일체화 정책을 ‘정신적 토벌’이라고 불렀다. 일본은 ‘남한대토벌’ 작전계획 아래 동학농민군 잔존세력과 의병의 근거지까지 완전히 없앤 다음 조선을 ...  
379 의원직 제명 사태 부른 YS의 <뉴욕타임스> 격정 인터뷰
[관리자]
2050   2015-11-24
등록 :2015-11-23 19:02수정 :2015-11-24 01:21 1979년 8월11일 새벽 2시 와이에이치무역 여성노동자들이 농성중인 신민당사에 경찰 1000여명이 들이닥쳤다. 경찰은 김영삼 당시 신민당 총재를 당사에서 강제로 끌어내 집으로 보냈...  
378 < YS 서거> 孫여사, '65년 반려' 서거 소식에 "춥다.."(종합)
[관리자]
1988   2015-11-22
연합뉴스 | 입력 2015.11.22. 18:44 임종 못해…현철 "쇼크 올 것 같아 서거 때 곧바로 말씀 못드려" '청와대 안주인' 시절에 '전통적 영부인' 모습 역할 83년 23일 단식투쟁때 남편 간호하며 외신에 전화로 소식 알리기도 (서...  
377 국경일에 국기를 걸게 해달라
[관리자]
2146   2015-11-22
등록 :2015-11-20 20:49수정 :2015-11-21 17:41 [토요판] 뉴스분석 왜? 홍성 민간인 학살 유골 수습 발굴단원들이 수습된 유해를 한켠에 모으면서 호미질과 삽질로 시굴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오승훈 기자 ▶ 지난 14일...  
376 ‘뉴욕타임스’ 사설로 박 대통령 비판
[관리자]
1939   2015-11-21
등록 :2015-11-20 16:28수정 :2015-11-20 19:26 ‘뉴욕 타임스’ 19일치 사설. “민주주의적 자유 퇴행시키려 골몰…우려스럽다” 미국 유력지 <뉴욕 타임스>는 19일 ‘한국 정부, 비판자들을 겨냥하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  
375 [특별기고] ‘헬조선’, 국가의 거짓말, 니힐리즘 / 김종철
[관리자]
2225   2015-11-20
등록 :2015-11-19 19:07 백성들을 수탈하며 권세 불리기에만 골몰해 있는 지배자들로 망해가는 나라 걱정 때문에 밤낮으로 탄식하고 흐느꼈다는 남명 선생의 목소리는 지금도 절절하다. 왕조시대도 아닌 지금 남명 선생의 탄식과 ...  
374 [왜냐면] 동상이 들려주는 역사의 미학 / 신혜선
[관리자]
2133   2015-11-17
등록 :2015-11-16 18:40 영화 <해리 포터>에 등장하는 마법학교 호그와트는 현실 속에도 있었다. 하늘을 찌를 듯 웅장한 고딕풍의 건축양식, 외벽의 정교한 부조들, 스테인드글라스가 화려하게 장식된 높고 큰 창문 그리고 건물 ...  
373 유시민 “짐은 곧 국가라는 ‘입헌공주제’가 문제”
[관리자]
3369   2015-11-17
등록 :2015-11-16 14:11수정 :2015-11-16 14:41 TV 토론 출연 “북한 망하게 한 국정교과서 왜 따라하나” “북한이 망한 이유는 주체사상을 유일사상으로 해서 다양성이 말살됐기 때문인데, 뭐가 그렇게 좋아서 북한식 국정 교...  
372 [싱크탱크 시각] 국정교과서와 종북프레임의 종말 / 김보근
[관리자]
2102   2015-11-09
등록 :2015-11-08 18:54 ‘국정화 추진의 뒷배는 종북프레임이다.’ 박근혜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는 이유를 곰곰 생각해보다가 내린 결론이다. 국정화 추진의 목적과 관련해서는 ‘박 대통령이 아버지인 박정희 대통령...  
371 [정세현 칼럼] 쿠오 바디스, 박근혜 외교
[관리자]
2116   2015-11-09
등록 :2015-11-08 18:50수정 :2015-11-08 20:47 1950년대 할리우드 명배우 로버트 테일러와 데버러 커가 주연한 <쿼바디스>라는 영화가 있다. 원 제목은 <쿠오 바디스, 도미네>(Quo Vadis, Domine. 라틴어: 어디로 가시나요, 주님)이...  
370 “어서 돌아오오. 민주회복 어서 오오~” 개사해 부르며 기도
[관리자]
3668   2015-11-09
등록 :2015-11-08 21:16 [길을 찾아서] ‘고난의 길, 신념의 길’ 이희호 평전 제3부 유신의 암흑-11회 진주교도소 ▷ 이희호 평전 이전 글 보기 1976년 5월 시작된 ‘3·1 명동성당 민주구국선언 사건’에 대한 재판에서 ‘...  
369 [포토] 전태일 열사 45주기 추모대회 열려
[관리자]
2017   2015-11-09
등록 :2015-11-08 16:03수정 :2015-11-08 16:04 8일 오전 서울 종로 전태일다리(버들다리)에서 전태일 열사 45주기를 추모대회가 열렸다. 비가 내려 생긴 웅덩이에 전태일 동상이 비쳐보이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  
368 "교육부 장관, 굉장히 심각하고 위험한 위증했다"
[관리자]
2069   2015-10-21
노컷뉴스 | 시사자키 제작진 | 입력 2015.10.21. 06:04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5년 10월 20일 (화) 오후 6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  
367 한국근현대사학회/한국역사연구회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전면거부” 확산일로
[관리자]
3693   2015-10-16
승인 2015.10.16 19:18:26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 구성에 난항 예상…편향된 교과서 끝나 나오나 우려도 대학팀 | news@unn.net [한국대학신문 대학팀]“역사 교과서의 국정화는 시대의 퇴행이며, 한국 현대사에서 감사와 통제...  
366 판화가 이철수 "병든 사회 성찰하는데 진보도 보수도 없다"
[관리자]
3668   2015-10-15
뉴스1 | 권영미 기자 | 입력 2015.10.15. 15:58 | 수정 2015.10.15. 16:04 원불교 100년 기념 이철수 신작판화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관서 개최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안정된 삶을 살고 싶다는 열망은 사실 안 무너...  
365 고영주를 위한 변명 / 박용현
[관리자]
2097   2015-10-07
등록 :2015-10-06 18:30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생뚱맞은 발언이 점입가경이다.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고 확신한다”더니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변형된 공산주의자”라고 한다. 또 사법부·검찰·공무원 중에 “김일성 장학생...  

알림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