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ressEngine ver.2

글 수 444
  등록 :2015-07-12 15:16수정 :2015-07-12 21:19
프란치스코 교황.  한겨레 자료사진
프란치스코 교황. 한겨레 자료사진

프란치스코 교황 ‘물신숭배’ 비판
남미 순방에서 수차례 강도 높게 질타
“인간의 얼굴 가진 경제모델” 촉구
원주민에겐 식민시대 교회 잘못 사과
“물신숭배는 ‘악마의 배설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현대 세계 자본주의의 물신숭배 풍토를 다시 한번 강도 높게 비난하고 “인간의 얼굴을 가진 경제모델”을 세우라고 촉구했다.

지난주 남미를 순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볼리비아 방문 첫날인 9일 원주민 풀뿌리운동 활동가들과 만난 자리에서 “돈의 지배에 대한 고삐 풀린 탐욕을 4세기 로마 주교의 말을 빌려 ‘악마의 배설물’로 비유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교황은 생태계까지 망가뜨리는 현대 물신주의의 심각성을 경고한 뒤 “이 모든 고통, 죽음, 파괴의 뒤에는 성바실리우스(4세기 로마 주교)가 ‘악마의 배설물’이라고 했던 것의 악취가 난다 ‘돈에 대한 고삐 풀린 추구’가 그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무절제한 탐욕을 ‘악마의 배설물’에 빗댄 표현은 ‘빈자의 성인’으로 추앙받는 12세기 수도자 성프란치스코도 즐겨 인용했다. 현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남미(아르헨티나)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교황에 즉위하면서 로마가톨릭 2000년 역사상 처음으로 ‘프란치스코’를 교황명으로 선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앞서 지난 3월에도 이탈리아 협동조합연합 회의에 참석해 “사람이 돈을 숭배하면 결국 돈의 노예가 될 것”이라며, “(물신이 된) 돈은 악마의 배설물”이라고 경계한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1일 파라과이 방문길에서도 세계 지도자들에게 ‘인간의 생명을 돈과 이윤의 제단에 갖다바치는 정책’을 철폐하라”며 “돈에 대한 탐욕의 체계는 단지 나쁜 것을 넘어 사람들을 노예로 만드는 교묘한 독재”라고 질타했다. 그는 “식탁에 빵을 놓는 것, 아이들의 머리 위에 지붕을 만들어주고 교육과 보건을 제공하는 것, 이런 것들이 인간 존엄성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뉴욕 타임스>는 “교황의 연설은 ‘성서적 분노’와 ‘묵시록적 심판론’을 블렌딩(조화)할 수 있다”고 촌평했다. 미국 가톨릭대의 스티븐 슈넥 가톨릭연구소장은 “교황의 발언은 통상적인 신학이 아니라, 산꼭대기에서 외치는 함성”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볼리비아 방문 첫날인 9일엔 원주민 풀뿌리운동 활동가들과 만나 유럽의 남미 식민지배 시절 가톨릭교회의 잘못을 사과했다. 그는 “이른바 ‘아메리카 정복’ 기간에 교회가 원주민들에게 저지른 범죄에 대해 겸손하게 용서를 구한다”며 머리를 숙였다. 원주민들은 뜨거운 박수로 교황의 발언에 화답했다. 원주민그룹의 한 지도자인 아돌포 차베스는 <에이피>(AP) 통신에 “프란치스코 교황 같은 분에게 우리가 무엇을 더 바랄 수 있겠는가?”라며 “이제 역사의 한 페이지를 넘기고 힘차게 새로운 시작을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78살의 고령에다 10대 때의 질환으로 한쪽 폐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도 해발 3000~4000m에 이르는 남미 고산 지대의 순방을 별 탈 없이 소화해냈다. 수행원들은 만일에 대비해 휴대용 산소탱크를 준비했으나 교황은 이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번호
제목
글쓴이
344 국가인권위원장이라는 자리
[관리자]
2015-07-22 1469
343 [사설] ‘반헌법행위자 열전’ 편찬을 환영한다
[관리자]
2015-07-16 1788
프란치스코 교황 “물신숭배는 ‘악마의 배설물’”
[관리자]
2015-07-13 1476
341 당신의 상처받은 영혼을 내 목숨을 다해 위로하고 싶었습니다
[관리자]
2015-07-13 1748
340 미국 청소년들 광주서 ‘민주화’ 체험
[관리자]
2015-07-12 1664
339 구세주의 배신
[관리자]
2015-07-10 1552
338 [스브스뉴스]한 서린 역사..소름 돋는 '지옥 섬'을 아십니까
[관리자]
2015-07-04 2971
337 치유를 위한 기억
[관리자]
2015-07-04 1724
336 노부부의 죽음 유가족의 절규 “국가가 살인한 거다”
[관리자]
2015-06-22 1794
335 5·18 때 강제연행·구금…611명 보상 길 열렸다
[관리자]
2015-06-22 1478
334 [사설] 어떻게든 세월호 지우려는 경찰의 압수수색
[관리자]
2015-06-22 1438
333 "방방곡곡 널려 있는 유해, 언제 발굴할 건가?"
[관리자]
2015-06-19 1636
332 6월15일 현재 메르스 확진자 명단과 상태
[관리자]
2015-06-15 1742
331 메르스 감염 예방 '9가지 개인위생 수칙'
[관리자]
2015-06-08 1423
330 차라리 혁명을 준비하렴 / 정태인
[관리자]
2015-06-02 1566
329 미 MIT 교수 “한반도 사드, 중국과 무관?…미국 말 믿지 말라”
[관리자]
2015-06-02 2076
328 ‘악마화 정책’은 성공한 적이 없다
[관리자]
2015-05-29 1775
327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노벨평화상을!”
[관리자]
2015-05-28 1528
326 [정석구 칼럼] 북핵은 미국의 꽃놀이패인가
[관리자]
2015-05-28 1572
325 광화문 글판 25주년, 최고 명작은 이 글 -
[관리자]
2015-05-27 2239

알림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