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합동대책본부는 임시합동분향소를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시민을 위해 누구나 추모글을 보낼 수 있는 휴대전화번호(010-9145-8879)를 준비했다.

오후 6시 현재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 2만여통이 도착했으며, 이 메시지는 분향소에 마련된 모니터 화면을 통해 공개되고 있다.


<세월호참사> "사랑하는 아들·딸 미안해" 눈물의 조문행렬(종합)


세월호 희생자 임시 합동분향소 조문 시작
세월호 희생자 임시 합동분향소 조문 시작
(안산=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23일 오전 경기도 안산 올림픽기념관에 침몰 세월호 단원고 희생자를 위한 임시 합동분향소가 마련돼 조문객들이 헌화하며 오열하고 있다.


(안산=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사랑하는 아들 딸 미안해', '후배님들의 명복을 빕니다'


여객선 침몰사고 8일째인 23일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안산올림픽기념관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임시분향소'.


분향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단원고 학생을 비롯해 출근길 합동분향소를 찾은 직장인, 사업장 문을 잠시 닫고 달려온 자영업자 등 슬픔을 나누기 위한 많은 시민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조문객들은 방명록에 이름을 남긴 뒤 '근조' 리본을 겉옷에 달고 한줄로 고인들의 영정이 모셔진 분향소 안으로 들어갔다.


입구에는 '후배님들의 명복을 빕니다', '사랑하는 아들 딸 미안해'라는 글귀가 적힌 조화 60여개가 늘어서 있었으며, 체육관 한쪽 벽면에 마련된 대형제단 양쪽에 설치된 모니터 2대에서는 고인들의 사진과 이름이 반복해서 상영됐다.


조문객들은 한 손에 국화 한송이를 들고 조화와 모니터 앞을 지나 제단 앞에서 희생자들의 사진과 이름을 하나하나 확인해가며 묵념했다.


일부 조문객은 '죄송합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라는 말을 되내이며 눈물을 훔쳤다. 발길이 이어질수록 분향소를 채우는 흐느낌도 커져만 갔다.

친구들의 묵념
친구들의 묵념
(안산=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23일 오전 경기도 안산 올림픽기념관에 침몰 세월호 단원고 희생자를 위한 임시 합동분향소가 마련돼 학생들이 헌화 후 묵념하고 있다.

오후들어 분향소를 찾는 사람이 몰리면서 조문행렬은 분향소 밖으로까지 길게 늘어섰다.


단원고 교복을 입은 선후배들도 삼삼오오 고개를 떨군 채 분향소를 찾았다.


조문을 마친 단원고 1학년 남학생은 "뭐라 할 말이 없다. 사고 이후 뉴스로만 소식을 접하다가 엄마와 함께 분향소에 나왔다"며 황급히 분향소를 떠났다.


친구들 손을 꼭 붙잡고 온 1학년 여학생 3명은 "그냥 선배들 보러 왔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들은 조문에 앞서 '언니 오빠들 너무 보고 싶어요. 꼭 살아서 웃는 모습으로 봤으면 좋겠어요'라는 글을 메모지에 적어 분향소 출입문 앞에 붙였다.


출근이나 생업을 잠시 미뤄두고 분향소를 찾은 시민도 많았다.

묵념하는 조문객
묵념하는 조문객

한 유치원 교사는 "임시 분향소가 차려졌다는 뉴스를 보고 아이들을 먼저 보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왔다"고 했으며, 한 상점을 운영하는 40대 여성은 "남 일 같지 않아서 가게 문도 열지 않고 왔다"고 말했다.


young86@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23 18:0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