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 시사자키 제작진 | 입력 2015.10.21. 06:04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5년 10월 20일 (화) 오후 6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안민석 예결특위 간사 (새정치민주연합)


◇ 정관용>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문제 오늘도 여야는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는데요. 특히 정부가 국정교과서 제작에 필요한 예산 44억 원을 이미 예비비로 편성한 것을 두고 설전이 벌어졌습니다. 야당 의견 들어보죠. 국회예결특위 야당 간사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이에요. 안 의원 나와 계시죠?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예결특위 간사 (사진=안민석 의원 홈페이지)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예결특위 간사 (사진=안민석 의원 홈페이지)

◆ 안민석> 네, 안민석 의원입니다.


◇ 정관용> 이게 지금 내년도에 쓸 돈 편성이 아니라 금년에 집행하겠다는 거죠?


◆ 안민석> 예비비라는 게 그런 거죠. 예비비는 올해 국가재난이나 재해, 아주 신속하게 대처해야 될 예산이 필요한데 본예산은 없으니까 예비비를 비축해두었다가 꺼내 쓰는 것이죠.


◇ 정관용> 그러니까 금년도에 남은 11월, 12월에 이 돈이 필요하다 해서 집행을 하겠다고 한 거죠?


◆ 안민석> 그렇게 시급하게 지금 보기 때문에 예비비에서 꺼내 쓰려고 하는 거죠.


◇ 정관용> 이미 이게 13일이니까 일주일 전에 정부 국무회의를 통과했네요?


◆ 안민석> 지난 일주일 동안에 국회도 깜빡 속고 언론이나 국민들도 깜빡 속고 이걸 예비비에서 쓸 건지 본예산에서 국정교과서 예산에 쓸 것인지 그런 논란만 벌이고 저는 본예산에서 단 한 푼도 인정하지 않겠다고 공공연히 주장을 하고 또 정부에서는 44억설도 어디에 흘렸다가 17억이라는 이야기도 했다가 하면서 완전히 국민 전체 또 국회를 조롱한 것으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우선 절차상 어떻습니까? 이게 정부가 살림살이를 사는데 급하게 돈이 필요할지 몰라서 예비비를 책정해두는 거잖아요.


◆ 안민석> 네.


◇ 정관용> 그랬다가 그 예비비는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 바로 집행할 수도 있게 되는 거죠.


◆ 안민석> 네.


◇ 정관용> 그런데 그 예비비를 편성해서 집행할 때는 국회에 보고한다든지 공개해야 한다든지 그런 원칙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 안민석> 예비비라는 것이 국가재정법 제22조에 의거하거든요. 정부는 예측할 수 없는 예산 외에 지출해야 되거나 예산초과지출에 해당되는 경우에 예비비를 편성할 수 있거든요. 즉, 말하자면 국가재난, 재해 이런 일들이 발생했을 경우에 예비비로 쓸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따라서 급박하게 써야 되기 때문에 국회에 보고하거나 심지어 심사를 받을 이유가 없는 돈이에요. 단지 내년 5월에 이렇게 이렇게 예비비로 썼다라고 국회에 사후보고를 하도록 돼 있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현행국회법으로는 이 예비비를 막을 재간이 없는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국정교과서 발행이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까? 이건 전혀 급하지 않은 거죠. 오히려 국민적 합의가 중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국민들의 동의와 어떤 공감대 그리고 국회가 물론 저희 야당이 반대하지만 지속적으로 저희 야당을 설득해가면서 저희들의 반대를 누그러뜨리는 작업을 쉼 없이 올 연말까지는 하겠다는 그런 정도의 혜안과 여유가 있어야죠. 국가재난, 재해에 해당될 만큼 시급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이번에 예비비는 국가재정법 제22조를 위배했다고 보는 것이죠.


◇ 정관용> 그런데 최경환 부총리는 오늘 국회에서 이런 질의가 나오니까 ‘교과서 편찬은 예측하지 못했던 사안이었다. 그리고 제작에 15개월이나 걸리기 때문에 11월 안에는 착수해야만 하는 시급성이 있다. 따라서 예비비를 쓰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주장인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안민석> 그 주장은 근본적으로 모순인 게 국정교과서를 꼭 17년부터 가르쳐야 되겠다는 그런 조급성에 기인하기 때문에 역순으로 계산하다 보니까 기일이 얼마 안 남았다고 하는 것인데 교과서라는 것이 3년 걸리는 작업이거든요. 3년이 걸리는 작업이에요, 교과서를 새로 만드는 데는. 그런데 15개월 만에 졸속교과서를 만들겠다는 것도 문제이지만 최경환 부총리께서 처리할 생각이 없다고 쭉 하셨지만 지금이라도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의결 원안건에 대한 폐지안건을 상정해서 의결하면 되는 문제거든요. 다만 지금 이렇게 편법으로 예비비 편성한 정부가 자진해서 그런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기대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현실에 있죠.


◇ 정관용> 그러니까 원천적으로 국정화 자체의 방향에 지금 야당은 반대하고 계시고. 설령 하더라도 몇 년 후에나 논의를 더 해야 된다는 이런 입장이신데 당장 내년 말까지 교과서를 내야 하기 때문에 예비비를 쓴다라고 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이 말씀이시잖아요.


◆ 안민석>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또 한편에서 위증 문제를 지적하고 계신 건 어떤 내용입니까? 무엇을 어떤 위증을 했다는 거죠?


◆ 안민석> 지난 국정감사 때 황우여 장관께서는 국정교과서가 결정되지 않았다.
◇ 정관용> 그랬었죠.


◆ 안민석> 네. 국정감사 끝나면 결정하겠다고 하셨는데 이미 예비비 예산 신청절차를 진행하고 있었던 것이죠.


◇ 정관용> 그렇죠. 교과부에서 그런 신청을 준비해야 국무회의에 올릴 수 있으니까.


◆ 안민석> 그렇죠. 예산을 신청했다는 건 이미 이전에 국정교과서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예산신청을 했던 것 아니겠습니까? 거기에 대한 결정도 안 됐는데 예산신청부터 먼저 했다고 그러면 이건 더 큰일이죠. 그래서 그 부분이 위증이고 가령 그렇습니다. 박주선 위원장께서 지난 10월 9일 수 국정감사 마지막 날 이렇게 황우여 장관에게 묻습니다. ‘도대체 국정교과서를 하겠다는 거냐 말겠다는 거냐’ 황우여 장관 답변하시기를 ‘딱히 정해진 게 없다’ 그러니까 완전히 참 국회를 속인 것이고 국민의 모욕 수준에 가까운 그런 위증을 한 것이죠. 이것은 장관의 거취문제를 포함해서 법적으로 국정감사에서 거짓을 하면 위증처벌을 받거든요. 굉장히 위험하고 심각한 수준의 위증이었다고 봅니다.


◇ 정관용> 그게 10월 9일이었단 말이죠?


◆ 안민석>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국무회의에서 예비비가 편성된 건 13일이니까 딱 4일 차이네요.


◆ 안민석> 그렇죠. 그러니까 그 전날 10월 12일에 아마 기재부에서 국무회의에 안건으로 포함시켰을 것입니다. 그러면 역순으로 계산하면 예비비 신청절차가 주로 1주일 정도는 걸리거든요. 그러면 10월 9일 며칠 이전에, 10월 초 정도에는 교육부 내에서 비밀리에 예비비 신청작업이 시작이 됐던 것이죠. 이건 완전히 비밀공작처럼 이렇게 진행을 해서 어떻게 교과서 예산을 이렇게 확보할 수 있는지 국민들이 법을 다 떠나서 상식의 수준에서 이해가 안 될 것입니다. 이렇게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이렇게 교과서를 만들어야 되는 것인지 참 이해하기 어렵죠.


◇ 정관용> 연내에 11월, 12월 두 달 사이에 44억 원의 돈이 필요하다는 걸 계산해내기 위해서라면 사실 그 이전부터 작업을 했었어야 되겠군요?


◆ 안민석> 아마 실무적으로는 훨씬 그 이전에 얼마나 필요한지 그런 것들은 이미 플랜 A, B가 다 세워지지 않았겠습니까?


◇ 정관용> 그리고 국회에서는 아직 결정 안 됐다고 하는 그 시점에 이미 예산 신청은 돼 있었다, 이 말이군요.


◆ 안민석> 그것은 99%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죠. 예산 프로세스가 있으니까요.


◇ 정관용> 그러면 이것을 근거로 국정감사장에서 장관이 위증했다. 이걸 어떻게 문책할 방법이 있나요? 어떻게 할 계획이십니까?


◆ 안민석> 국회법에 의해서 위증죄는 고발을 하도록 되어 있죠. 그것은 장관뿐만 아니라 국회에 나와 있는 공무원들이나 증인들이 사실과 다른 위증을 했을 경우에는 위증 처벌을 받도록 돼 있고 그런 사례들은 여러 사례들이 있죠.


◇ 정관용> 그런데 그 위증죄로 고발하려면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의결을 거쳐야 되지 않습니까?


◆ 안민석> 당연히 여야 합의가 돼야 하는 것인데 이것은 명백하기 때문에 여당 의원들께서도 아마 아까 몇몇 분들 교문위원들 의견을 들어봤는데 굉장히 난감해하시더라고요.


◇ 정관용> 난감해 한다는 얘기는 위증인 것 같은데 고발에 찬성해 주기는 어렵다, 이런 것 아닌가요?


◆ 안민석> 그런 거죠. 그리고 또한 13일에 국무회의에 의결되지 않습니까? 그리고 14일에 교육부에서 내년 교육본예산 설명회를 국회 야당예결위 보좌관들을 대상으로 해요. 그때는 한 20명 가까운 사람들이 참석을 했는데 그렇게 묻습니다. 야당 쪽에서. 도대체 국정교과서 예산을 어떻게 할 거냐. 본예산에서 할 것이냐 아니면 예비비에서 할 거냐. 규모는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 14일 교육예산설명회에 나와 있던 교육부 국장과 과장이 이렇게 대답합니다. ‘본예산으로 할지 예비비로 할지 아니면 전용을 해서 사용할지 참 고민 중이다. 또 액수가 얼마 정도를 해야 할지 지금 계상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건 너무나 뻔뻔한 거짓말이죠.


◇ 정관용> 그러네요.


◆ 안민석> 저희들이 장관이 국정감사장에서 위증을 할 줄이야. 그리고 공무원들이 국회에서 이렇게 거짓말을 할 줄이야. 이건 사실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죠. 입법 위에 있는 것이죠. 법이 완전히 교란돼버린 그런 아주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봅니다.


◇ 정관용> 13일에 액수까지 다 확정돼서 국무회의 통과했는데도, 예비비로. 14일에 국장들이 나와서 야당 보좌관들한테 아직 모르겠다, 이랬단 말이에요?


◆ 안민석> 그렇죠. 참 개탄스러운 노릇이죠.


◇ 정관용> 어떻게 하시렵니까, 앞으로?


◆ 안민석> 지금 오늘 몇 차례 당내 회의를 지금 하고 있는데요. 일단 교육부에서 장관께서 이 일련의 상황에 대한 해명을 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사과할 부분이 있으면 사과하고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고. 그와 더불어 이 국정교과서 추진 일련의 과정, 지난 1년 정도의 과정 동안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총체적인 점검을 하기 위해서 국정감사가 필요하다는 그런 의견이 제기되고 있고 저는 개인적으로 이 문제는 국정감사를 통해서 사실들을 규명을 해내고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엄단을 해야 한다는 그런 입장입니다.


◇ 정관용> 이건 금년도 집행할 돈 44억 원에 대한 처리과정을 지금 쭉 제가 추궁했던 거고요. 내년도 예산안 심의는 지금 들어가지도 못했지 않습니까? 이 역사교과서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내년도 예산안 심사는 전면 보이콧입니까, 아니면 교문위 해당되는 것만 일단 중단입니까? 그건 당론이 정해졌습니까? 마지막 질문인데요.


◆ 안민석> 저는 어제 우리 의총에서는요. 교과서 관련된 교문위 예산심의는 빼놓고 나머지 상임위는 정상적으로 가동을 하자고 정리를 했고요. 지금 현재 어제 오늘 교문위, 저희 상임위 말고는 다 정상적으로 내년도 예산심의가 진행이 되고 있고 원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단지 이 교과서 문제를 정부가 명확하게 해명하거나 사과하지 않을 경우에 이후의 모든 예산일정을 또 특히 다음 주에는 예결위 종합 질의가 예상되어 있는데 이것을 계속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까라는 것에 대해서 깊은 고민을 하고 있고요. 이미 박근혜 정부가 이후에 남은 40일간의 예산심의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도록 이런 지금 국정마비를 일으킬 수밖에 없는 이런 상황을 만들어버린.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라서 참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 정관용>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안민석>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이었고요. 국회예결특위의 여당간사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일정상 이유로 인터뷰를 거절했다는 점 말씀드리겠습니다.


[시사자키 제작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