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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2015-12-20 18:57
북한은 경제적으로 열악하고 정치적으로 불안해서 곧 붕괴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웬일인지 핵도 미사일도 맘대로 개발하는 군사강국으로 인식되고 있다. 도대체 이런 모순이 왜 일어나는 건가?

지난 12월10일 <노동신문>이 수소탄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는 김정은 발언을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즉각 “정세를 교란하지 말라”는 취지의 경고를 했다. 한·미 정부는 “북한에 아직은 그런 능력이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16일 워싱턴에서는 북한의 수소탄 개발이 임박한 듯한 분석이 나왔다.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를 운영하고 있는 조엘 위트(존스홉킨스대 초빙연구원)가 한국 특파원들과 한 간담회에서다. 그는 “북한이 수소탄 개발에 성공한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수소탄에 쓰이는 핵융합 물질로 폭발력을 증강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2020년 이후 배치할 것으로 보이는 수소탄은 1단계이며, 2단계에 해당하는 수소탄 개발에도 상당한 진전을 거둘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요컨대 북한이 5년 뒤에는 수소탄도 갖게 된다는 얘기다.

‘38노스’는 북한의 모든 분야 동향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분석 결과를 웹사이트에 올린다. 정보기관의 지원이 있어야만 가능한 방대한 작업인데, 북한의 핵과 미사일 관련 위성사진도 ‘친절하게’ 공개하기 때문에 우리 언론이 자주 인용한다. 그런데 위트 연구원은 지난 2월24일에도 북핵 관련 충격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북한이 현재 10~16개 정도의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걸로 보이는데 기술발전 속도에 따라 2020년에는 최소 20개 또는 50개, 최대 100개까지 핵무기를 가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의 현재 핵무기 수를 10개에서 16개로 어림잡아 얘기해놓고 5년 뒤에 20개가 될 수도 있고, 50개가 될 수도 있고, 100개가 될 수도 있다? 5년 뒤에는 수소탄도 가질 수 있다? 도대체 종을 잡을 수가 없다.

군사문제에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2014년 6월 북한이 핵무기 6~8개를 보유한 것으로 분석했다. ‘38노스’ 분석의 절반 수준이다. 북한을 드나드는 스탠퍼드대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북한이 2016년에 핵무기 20개를 보유할 것으로 전망했다(2014년 12월). 위트 연구원보다 4년을 앞당겼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현재 10~16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고 2020년에는 125개까지 될 거라고 했다(2015년 11월).

현재 6개라는 분석에서 16개라는 분석까지 있다. 2년 뒤에 20개가 된다는 분석도 있고 5년 뒤에는 20개에서 125개까지 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5년 뒤에 북한이 수소탄도 가질 거라고 한다. 도대체 왜 이렇게 겁나는 소리를, 그것도 들쭉날쭉 하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부적을 사도록 하려는 것 같다. 바꿔 말하면, 북한을 군사강국으로 포장해야만 우리가 겁먹고 새로 나온 고가의 무기를 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무기판매액이 늘어나기 때문에 미국의 군산복합체들은 전문가들이 가능한 한 북한을 위험하고 예측 불가능한 군사강국으로 그려주기를 바랄 것이다.

정세현 평화협력원 이사장·한반도평화포럼 상임대표
정세현 평화협력원 이사장·한반도평화포럼 상임대표

한국전쟁 이후 북한 군사정보에 대한 대미 의존은 구조화되어 있고, 찾아오게 된 전작권은 다시 미국 손에 쥐여주었다. 미사일 사거리 연장 제한은 엄격하다. 전투기는 팔되 핵심기술은 이전 안 해준다. 한-미 원자력협정을 42년 만에 개정했지만 플루토늄 재처리는 허락 못 받았다. 그 틈새에서 북한은 핵 강국, 미사일 강국으로 포장되고 있다. 북한은 미국의 그런 과대포장을 은근히 즐긴다. 체제유지와 대남 차원에서 활용한다. 그러나 이런 사정을 안들 무슨 소용이 있나? 국민이 불안해하면 빚을 내서라도 미제 신무기를 살밖에. 이런 질곡을 끊어줄 지도자가 우리에게는 정녕 없는 건가?

정세현 평화협력원 이사장·한반도평화포럼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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