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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2016-02-23 21:09수정 :2016-02-24 10:51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새벽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한 테러방지법 법안 표결을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하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새벽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한 테러방지법 법안 표결을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하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에 필리버스터 대응

어제 저녁 테러방지법 표결반대 무제한 토론 시작
김광진 의원 첫 주자로 법안 부당성 조목조목 지적
5시간35분 연설해 DJ기록 깨…은수미, 9시간 넘겨

23일 저녁 7시5분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시작으로 테러방지법안 표결 반대를 위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가 시작됐다. 2012년 국회선진화법 제정으로 국회법에 처음 들어간 필리버스터가 처음으로 발동된 것이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자정이 경과해도 본회의 차수 변경을 하지 않는다. 1인당 1회에 한해 발언할 수 있다. 의제 외 발언은 금지된다” 등 처음 실시되는 필리버스터 규정을 자세히 일러줬다.

지난해 국회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어셈블리>에서 주인공 진상필 의원(정재영 분)은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상정을 막기 위해 25시간 넘게 홀로 반대토론을 펼친다. 결국 회기가 끝나며 여당의 임명동의안 처리는 무산된다.

평소 높은 톤의 목소리에 비교적이 말이 빠른 김광진 의원은 체력을 비축하려는 듯 낮은 톤에 느릿느릿 말을 이어갔다. 화장실에 가기 위해 자리를 비울 수도 없는 탓에 입이 마를 때는 물잔의 물로 입만 축였다. 김 의원은 등 뒤 국회의장석에서 정 의장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국회를 36년 전으로 돌려버린 정의화 국회의장은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최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테러방지법안 처리를 요구하는 황교안 국무총리의 무책임과 무지를 일깨워 화제가 된 바 있다. 테러 불안을 ‘조장’하며 테러방지법안 처리를 요구하는 황 총리 자신이 ‘국가대테러활동지침’에 따른 국가테러대책회의 의장인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모두 46조에 달하는 국가대테러활동지침을 1시간 가까이 또박또박 읽어내려갔다. 자기도 모르게 말이 빨라질 때는 야당 의석에서 “천천히 말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김 의원은 한 자리에 서서 5시간35분간의 연설을 마친 뒤 24일 새벽 0시40분에 본회의 단상에서 내려왔다. 1964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긴 ‘5시간19분’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본회의장을 지키던 동료 의원들은 일어서서 박수로 김 의원을 격려했다. 김 의원에 이어, 더민주 의원 시절 테러방지법 논의를 주도했던 문병호 국민의당 의원이 필리버스터 발언대에 섰다.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한 테러방지법 법안 표결을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한 테러방지법 법안 표결을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1964년 박정희 정권이 재개한 한일회담 소용돌이 속에서 야당 의원 김대중은 ‘나홀로 온건’ 소신으로 ‘사쿠라’ 오해도 받았지만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도 했다. 그해 4월20일 야당 의원 김준연 구속동의안을 5시간19분 동안의 의사진행발언(필리버스터)으로 무산시키며 ‘명연설가 김대중’을 각인시켰다. 이희호 역시 안팎의 비난을 함께 감내하며 남편의 소신을 지지했다. 사진은 1967년 7대 의원 시절 재경위원으로서 국회 본회의장에서 질의하는 김대중. 사진 김대중평화센터 제공
1964년 박정희 정권이 재개한 한일회담 소용돌이 속에서 야당 의원 김대중은 ‘나홀로 온건’ 소신으로 ‘사쿠라’ 오해도 받았지만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도 했다. 그해 4월20일 야당 의원 김준연 구속동의안을 5시간19분 동안의 의사진행발언(필리버스터)으로 무산시키며 ‘명연설가 김대중’을 각인시켰다. 이희호 역시 안팎의 비난을 함께 감내하며 남편의 소신을 지지했다. 사진은 1967년 7대 의원 시절 재경위원으로서 국회 본회의장에서 질의하는 김대중. 사진 김대중평화센터 제공

과거 국회법에 필리버스터를 규정한 내용은 없었다. 다만 발언시간 제한규정이 없다보니 필리버스터로 이용될 여지가 있었다. 이 역시 ‘발언시간 1시간’(기본 45분+15분 추가) 규정이 도입된 1973년 이후로는 불가능했다.

1964년 4월20일 의원 신분이던 고 김대중 대통령은 동료의원인 김준연 의원의 구속동의안 통과를 막기 위해 5시간19분간 발언해 구속동의안 처리를 무산시킨 바 있다. 1969년 8월29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박한상 의원이 3선 개헌안을 막기 위해 10시간15분간 반대토론을 했다. 그러나 3선 개헌안은 국회를 통과했다.

미국의 경우 1957년 민권법 심의과정에서 이 법안에 반대하던 스트롬 서몬드 민주당 상원의원이 24시간18분 간 반대토론을 한 것이 최장기록이다.  

김광진 의원의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 동안 새누리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을 빠져 나와 국회 로텐더홀에서 ‘테러방지법 처리 국민의 요구다’ ‘국민안전 외면하는 야당은 각성하라’ ‘야당의 국회입법 마비사태, 국가 비상사태 초래한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김광진, 문병호 의원에 이어 세번째 토론자로 은수미 의원이 바통을 이었다. 24일 새벽 2시30분 토론에 나선 은 의원은 24일 오전 10시30분 현재까지 8시간 동안 토론을 이어가 DJ, 김광진 의원의 기록을 경신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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