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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2015-11-23 19:02수정 :2015-11-24 01:21



1979년 8월11일 새벽 2시 와이에이치무역 여성노동자들이 농성중인 신민당사에 경찰 1000여명이 들이닥쳤다. 경찰은 김영삼 당시 신민당 총재를 당사에서 강제로 끌어내 집으로 보냈다. 이날 아침 당사로 돌아온 그는 당 국회의원 전원과 농성을 시작했다. 이 사건으로 김영삼은 한국 현대사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한겨레 자료
1979년 8월11일 새벽 2시 와이에이치무역 여성노동자들이 농성중인 신민당사에 경찰 1000여명이 들이닥쳤다. 경찰은 김영삼 당시 신민당 총재를 당사에서 강제로 끌어내 집으로 보냈다. 이날 아침 당사로 돌아온 그는 당 국회의원 전원과 농성을 시작했다. 이 사건으로 김영삼은 한국 현대사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한겨레 자료

1979년 신민당 총재 시절 상도동 자택서 인터뷰
“미국은 독재정부와 한국민 중 누구를 택할 것인지 확실히 결정하라”
“카터 방한 생각하면 화를 참을 수 없어”…미국의 박정희 지지 성토
‘팔레비 왕조 몰락 뒤 반미 정권’ 사례 들며 “똑같은 실수 말라” 경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야당인 신민당 총재 시절인 1979년 10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가 발단이 돼 국회의원직 제명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전 대통령 인터뷰는 <뉴욕타임스>(9월16일치) 17면(국제면)에 ‘한국의 야당 당수(foe)가 미국에 요구한다’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비록 16면 1단 기사였으나, 신문 위쪽부터 아래쪽까지 기사가 이어져 적지 않은 분량이었다. 김 전 대통령 서거를 맞아 당시 인터뷰 기사 내용을 다시 본다.

기사는 “정부에 대한 거침없는 공격으로 체포 위기에 몰린 한국의 야당 지도자 김영삼은 카터 행정부에 대해 ‘소수 독재정권’(minority dictatorial regime)에 대한 지지를 끝낼 것을 요구했다”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서울 상도동 자택에서 이뤄진 이 인터뷰에서 김 전 대통령은 “국민들로부터 점점 유리되고 있는 (소수의, minority) 독재 정부냐,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대다수(majority) 국민, 둘 가운데 (미국 정부가) 누구를 택할 것인지 확실하게 결정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1979년 5월, 당시 김영삼 신민당 총재가 환호하는 지지당원들에게 답례하는 모습. 연합뉴스
1979년 5월, 당시 김영삼 신민당 총재가 환호하는 지지당원들에게 답례하는 모습. 연합뉴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그해 6월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이 서울을 방문한 것을 지적하며 “카터는 박정희에게 큰 선물을 줬다. (카터의 방문은) 박정희로 하여금 (미국의 지지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줘 자신의 반대자들을 쓸어버리는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우리는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카터의 한국 방문을 반대했었는데, 그 우려는 지금 현실로 나타나 박정희의 폭압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전 대통령은 “카터의 한국 방문을 생각할 때마다, 나는 화를 참지 못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나를 체포한다 하더라도 나는 전혀 놀라지 않을 것이다. 박정희 정권은 지금 막바지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미 행정부와 주한미대사관 쪽의 소극적 태도를 비판하면서 이란 팔레비 왕조의 몰락을 예로 들었다. 팔레비 왕조의 독재 체제를 미국이 방치하면서 이란에서 민중혁명이 일어나고 반미 정권이 들어섰다고 주장한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은 “나는 미국 관리들을 만날 때마다 이렇게 말한다. ‘미국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기 바란다. 박정희 정권에 대한 미 행정부의 ‘공식적이고 직접적인 압력’만이 그를 제어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그러면 미국 관리들은 늘상 ‘한국 국내정치에 간여할 수 없다’고 한다. 이건 허위다. 그렇다면 미국이 지상군 3만명을 한국에 주둔시키는 건 뭔가? 나는 단언컨대, 남한이 북한과 겨뤄 이기는 최선의 방법은 집회언론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국민들이 자유선거에 의해 정부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갖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결국 한국의 민주화가 (공산주의 확대를 방어하려는) 미국의 세계전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결론을 지었다.

<뉴욕타임스>는 이 기사에서 “한국의 국회 의석은 모두 231석이며, 이중 김영삼이 이끄는 신민당 의석은 67석이다. 지난 1978년 총선에서 신민당은 여당인 공화당보다 더 많은 득표를 했다. 그러나 1972년 유신헌법은 대통령이 국회의원의 1/3을 지명하도록 되어있다”고 부연설명했다.

이 인터뷰 이후, 국내 사안을 외국에 알려 긴급조치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공화당은 10월4일 김영삼 총재에 대한 의원직 제명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당시 김영삼 총재는 의원직 제명에 대해 “나는 오늘 죽어도 영원히 살 것이다. 25살에 국회의원이 돼 7선의 최다선 의원인 나는 의회민주주의의 신봉자이며 국민과 더불어 떳떳이 가게 됐으니 여한이 없다.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말을 남겼다. 김영삼 총재에 대한 의원직 제명은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켜 이어 부마항쟁, 10·26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다. 의원직 제명 직후, 미국은 이에 항의해 주한미국대사를 소환하기도 했다.

권태호 디지털 에디터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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