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ressEngine ver.2

글 수 444
  등록 :2015-08-25 02:55수정 :2015-08-25 02:58
지난 22일 시작된 남북 고위급 접촉이 밤낮없이 사흘째 이어진 끝에 극적인 타결을 이뤘다. 양쪽이 지뢰폭발 유감과 확성기 중단 등 현안 뿐 아니라 이산가족 상봉 합의까지 이뤄낸 것은 평가할 만한 진전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지난주말 판문점에서 개최된 남북 고위급 당국자 접촉에서 연 이틀 밤을 새워 논의했고 현재 합의 마무리를 위해 계속 논의중에 있다”고 밝혔다. 회담 상황이 전혀 공개되지 않는 가운데 대통령이 ‘합의 마무리’라는 표현을 써 상당한 진전을 예고했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황병서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남북 대표단은 23일 오후 3시30분에 2차 접촉을 시작한 뒤 쉼없이 24일까지 논의를 계속했다. 회담을 먼저 깨뜨렸다는 비난을 피해야 하는 양쪽 처지를 고려하더라도, 타결에 대한 전망이 없다면 나타나기 어려운 회담 양상이었던 셈이다.

가장 어려운 사안은 역시 지뢰폭발사건 등 도발에 대한 북쪽의 책임있는 태도와 남쪽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 문제였다. 박 대통령은 24일 “매번 반복돼온 도발과 불안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북쪽의) 확실한 사과와 재발방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북쪽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확성기 방송 중지 문제에 대한 전제조건을 다시 강조했던 것은 지뢰 사건과 포격이 자신과 무관하다고 주장해온 북쪽이 막판까지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던 때문으로 보인다. 회담이 타결된 것은 어떤 식으로든 북쪽 태도가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남쪽도 이를 계기로 남북 관계 전반을 놓고 앞으로도 유연하게 북쪽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다른 사안에서도 어렵사리 공감대를 마련했다. 우리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재개 문제를 우선적으로 제기하고, 북쪽은 대북 전단 살포 억제와 5·24 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폭넓게 얘기했을 것이다. 이들 사안은 서로 주고받는 식으로 타협이 가능한 것들이어서 결국 여러 가지 형태로 조합해 양쪽이 주고받은 셈이다. 이번에 5·24 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으나 추석 무렵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하고 앞으로도 계속 진행하기로 한 것은 커다란 성과다. 이제는 회담을 정례화하는 문제도 중요하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황병서 총정치국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지금의 ‘2+2 회담’ 외에 다른 틀도 검토할 만하다.

이번 회담이 결렬됐더라면 한반도의 긴장도 가라앉기가 쉽지 않았을 뻔했다. 남북이 당국자회담 개최를 통해 다시 머리를 맞댈 기회를 잡은 것 자체가 의미가 크다. 민간교류 활성화 하브이도 중요하다. 남북은 당장의 현안뿐만 아니라 남북 관계 전체를 염두에 두고 대승적 결단을 내려 앞으로 정상회담까지 추진하는 방향으로 적극 대화에 나서기 바란다.

번호
제목
글쓴이
384 세계 여성평화운동가들, 평화 염원 안고 DMZ 가로질렀다
[관리자]
2015-05-24 2211
383 [안철수 기고] 국정원 해킹 의혹 사건의 시사점
[관리자]
2015-08-11 2213
382 [한겨레 프리즘] 침묵을 강요하는 세력
[관리자]
2015-04-02 2226
381 [특별기고] ‘헬조선’, 국가의 거짓말, 니힐리즘 / 김종철
[관리자]
2015-11-20 2226
380 5·18 때 강제연행·구금…611명 보상 길 열렸다
[관리자]
2015-06-22 2231
379 미군 가는 곳이면 자위대도 간다
[관리자]
2015-04-29 2237
378 [기고] 8월17일 장준하 선생 40주기에 부쳐 / 백기완
[관리자]
2015-08-13 2238
377 [사설] 어떻게든 세월호 지우려는 경찰의 압수수색
[관리자]
2015-06-22 2241
376 공동선
[관리자]
2015-04-29 2242
375 프란치스코 교황 “물신숭배는 ‘악마의 배설물’”
[관리자]
2015-07-13 2242
374 한국전쟁 희생자 위한 수륙무차대재
[관리자]
2015-05-18 2244
373 세계 여성 평화운동가 ‘DMZ 도보 종단’ 허용
[관리자]
2015-05-16 2246
372 메르스 감염 예방 '9가지 개인위생 수칙'
[관리자]
2015-06-08 2246
371 [포토] "힘내라 네팔”…사랑의 동전밭
[관리자]
2015-05-06 2250
370 국가인권위원장이라는 자리
[관리자]
2015-07-22 2250
369 “30년간 53차례 다녀온 친북파…동지 아닌 친구 되고자”
[관리자]
2015-05-20 2251
368 “유가족에 최루액 물대포…우린 국민 아닌 것 같다”
[관리자]
2015-05-02 2264
367 탈북청년들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작지만 큰 시도
[관리자]
2015-05-05 2266
366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노벨평화상을!”
[관리자]
2015-05-28 2294
365 야당, “국회 합의취지 무시한 시행령 폐기를”
[관리자]
2015-04-03 2308

알림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