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1.14 20:09수정 : 2015.01.14 22:25

세월호 가족 대책위원회가 14일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임시 분향소 개소식을 열고 세월호 선체 인양을 촉구했다. 분향소에 아직 주검을 수습하지 못한 실종자에게 보내는 가족들의 메시지가 영정사진 대신 놓여 있다. 진도/연합뉴스

대책위, 실종자 수습·선체 인양 호소
“진실 밝혀달라” 도보 순례 재개키로

세월호 참사 가족들이 한없는 기다림과 슬픔의 공간 전남 진도 팽목항에 임시 분향소를 마련했다.


세월호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는 14일 오후 팽목항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임시 분향소를 설치했다. 팽목항 ‘기다림의 등대’ 앞에 설치된 컨테이너(길이 약 6m) 2개가 임시 분향소 구실을 한다. 임시 분향소 개소식에는 경기 안산에서 온 단원고 학생 유가족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을 위한 전담 사제로 파견된 최민석 신부는 이날 추모미사를 집전했다.


임시 분향소엔 손바닥 크기만 한 287개의 영정사진이 모셔졌다. 컨테이너엔 “아직도 바다에서 가족의 품을 그리워하는 실종자를 수습하라” “오늘 아침에도 자식 영정 앞에서 약속합니다. 꼭 밝혀줄게!”라고 적힌 펼침막이 걸렸다.


임시 분향소는 이날 오후 4시16분 문을 열었다. 참사가 일어난 4월16일을 잊지 말고 기억해달라는 의미에서다. 476명이 세월호에 탔지만 학생 4명과 교사 2명, 일반인 3명은 아직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 김유신 사무국장은 “실종자 9명을 끝까지 기다리겠다”는 뜻에서 개소 시간을 세월호 참사 발생 일자에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날 임시 분향소 앞에서는 침몰과 구조 과정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정부와 시민의 관심을 촉구하는 호소문이 발표됐다. 가족대책위는 “하루빨리 선체를 온전히 인양해달라. 정부가 실종자 수습을 분명한 원칙으로 선언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세월호 인양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족대책위는 26일부터 20일 동안 세월호 인양을 통한 진상 규명을 염원하며 안산에서 팽목항까지 또다시 도보순례를 하기로 했다. “지난해 4월16일 아침, 물에 젖은 내 새끼 갈아입힐 옷을 싸들고 달려왔던 그 길을 다시 걸을” 계획이다. 도보순례는 유족 20~30명이 구간별로 나눠 하루 평균 20~30㎞를 걷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