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11.11 17:06

11일 오전 전남 진도군 진도읍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세월호 실종자가족들이 정부의 수색 중단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가족들은 "수차례 논의 끝에 수색을 중단하기로 가족들이 먼저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 ‘눈물의 수색 중단’ 결정
“실종자 9명 찾기 위해…인양 약속 꼭 지켜달라”
정부, 선체 인양 “적절한 시점에” 얼버무려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희망은 선체 인양 뿐입니다. 한 줄기 희망의 빛을 안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전남 진도체육관에서 7개월째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은 11일 오전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의 수중 수색 중단 담화를 눈물로 받아들였다. 특히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부모들은 아직 돌아오지 못한 자식을 두고도 수색 중단을 받아들여야 하는 참혹한 현실에 한동안 흐느꼈다. 안산에서 내려온 유가족과 자원 봉사자 등은 이들의 손을 맞잡고 슬픔을 함께 나누며 위로했다.


세월호 사고 실종자 가족대책위(대책위)는 이날 이주영 장관 담화 직후 진도체육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추가적인 인명 피해가 우려돼 수중 수색을 중단하는데 동의했지만 9명의 실종자를 찾기 위한 선체 인양 등 방법을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정부가 선체 붕괴와 수온 저하 등으로 수중 수색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면 실종자를 찾기 위해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책위는 기자회견을 통해 선체 인양을 강하게 요구했다. 가족들은 “상황에 따라 인양 안 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여태껏 정부 안팎에서 돈이 많이 들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선체 인양에 미온적인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이 장관이 인양을 위해 기술검토, 전문가 의견수렴, 국민적 공론화 등을 거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결정한다는 복잡한 절차만 설명하고 인양 시기를 ‘적절한 시점’이라고 얼버무린 점들을 서운해하고 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 장관이 실종자 가족의 법률대리인인 배의철 변호사에게 ‘선체 인양에 대한 기술적 검토와 선체·해역에 대한 종합적 사전조사를 위한 기구를 해양수산부 안에 설치하겠다’, ‘이 기구를 통해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가족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했던 약속을 꼭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이 장관을 만나서도 “‘마지막 한사람 실종자까지 찾아 가족의 품에 안겨드리겠다’고 했던 약속을 끝까지 책임지고 지키는 정부를 보고 싶다”고 밝혔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