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와 같이 "서울독립영화제"의 귀한 초대에 여러분들을 정중히 모십니다. 유족 및 관계 여러분들의 뜨거운 참여로 서로서로 위로하며 큰 힘을 얻고 나누는 계기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귀한 초대를 해 주신 서울독립영화제 관계자님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학살 진상규명 범국민위원회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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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보도연맹 관련 다큐멘터리 <레드 툼> 초대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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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낸사람 : 사무국장 14.04.04 16:27
안녕하세요.
서울독립영화제 사무국장 김동현입니다.
 
서울독립영화제 매년 12월에 열리는 독립영화축제로,
시대정신이 빛나는 많은 독립영화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2시간여 전에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학살 진상규명 범국민위원회] 사무국으로 통화하여,
국민보도연맹 관련 내용을 다룬 다큐멘터리 <레드 툼> 상영에 대해서 알려드렸습니다.
 
<레드 툼>은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영화제 이후에 순회상영회를 통해 관객에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귀 위원회에 관계자 및 회원들이
본 작품을 관람하시면 뜻깊을 것으로 생각되어,
다가오는 4월19일 상영회에 초대하고자 합니다.
 
○ 상영작 : <레드 툼>, 감독 구자환
○ 일    정 : 2014년 4월 19(토), 오후 3시 10분~오후 4시 48분
○ 장    소 :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 8길 8(논현동 3-5)
 
보실 분들의 리스트를 보내주시면 무료 입장가능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첨부파일을 확인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
 
--
서울독립영화제 사무국장 김동현

121-800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 82-9 2층
Tel.02-362-9513 / Fax.02-363-3154 / Mob.010-2320-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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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보도연맹 사건 담은 ‘레드 툼’, 현재 시점에서 학살을 바라보다
4.3 사건 다뤘던 <지슬>, <비념>에 이어 학살의 문제를 조망하다
성상민 / 만화평론가  |  webmaster@mediaus.co.kr                입력 2014.04.06  12:08:40

작년 한국영화의 경향 하나를 들자면 ‘역사 영화’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작년 말에 개봉해 올해 초까지 쾌속의 흥행을 거두었던 <변호인>을 비롯해 <관상> 등의 영화도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인상이 깊었던 것은 해방 직후 제주도에서 벌어졌던 4.3 사건을 소재로 다룬 두 편의 영화가 비슷한 시기에 연이어 개봉했다는 점이었다. 맨 처음 관객과 만난 영화는 이미 <어이그, 저 귓것>, <뽕똘>, <이어도> 등 자신의 출생지인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여럿 작업했던 오멸 감독의 <지슬 : 끝나지 않은 세월 2>였다. 2012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CGV 무비꼴라쥬상과 넷팩상, 그리고 그 다음해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흥행적인 측면으로 봐도 약 14만 명의 관객들이 관람해 그해 개봉한 한국 독립영화 중에서는 가장 흥행한 영화가 되었다. 그 다음으로 개봉한 영화는 임흥순 감독의 다큐멘터리 <비념>이다. 이 다큐의 영제 ‘Jeju Prayer’(제주의 기도)가 의미하는 것처럼 영화는 현재의 시점에서 4.3 사건 당시 참극을 현장에서 직접 겪었던 당사자들의 삶과 함께 현재도 문제가 되고 있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 등과 엮어 4.3 사건의 문제가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재 진행형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입장을 바로 볼 때 비로소 희생자들의 원혼을 애도할 수 있다고 강변했다. 비록 <비념>은 <지슬>에 비하면 여러모로 알려지지 못해 흥행 성적은 <지슬>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았지만 단순한 역사의 재현이 아니라 현재의 시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기법은 <지슬>과 견주어 봐도 손색이 없었다.


이 두 편의 영화를 통해 작년 4.3 사건이 조망을 받은 이후 며칠 전 다시 4.3이 다가왔다.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4월 3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할 것을 의결하는 등 표면적으로는 제주도민들의 상흔들을 닦으려는 시도를 계속 하고 있으나 정흥원 국무총리가 4월 3일 오전에 박근혜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하여 추념사를 한 이후 바로 오후에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희생자에 대한 재검증’을 말하는 등 여전히 정부의 조치는 어딘가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정 해군기지 문제 또한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 김대중 정부에서 4.3에 대한 특별법을 제정한 이후 많은 움직임이 있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먼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조만간 관객들에게 4.3 사건과 비슷한 시기에 있었던 또 다른 학살에 대한 영화가 찾아온다. 바로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故 이은주 씨가 맡은 배역 ‘영신’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잘 알려진 ‘보도연맹 학살 사건’에 대한 영화, 구자환 감독의 <레드 툼>이다. 원래 제목은 현재 영화의 부제로 사용된 ‘빨갱이 무덤’이었으나 제목이 너무 직설적이라는 주위의 비판에 영어로 번역한 제목을 사용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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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툼>의 겉모습은 얼핏 보기에는 <비념>을 닮은 것처럼 보인다. 현재의 시점에서 당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생존자, 학살로 인해 가족과 친구를 잃은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학살 사건의 끔찍함을 조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슬>이나 <비념>이 비참하게 돌아가신 학살의 희생자를 추모하고 되새기는 방향으로 전개한다면 <레드 툼>은 대체 보도연맹이 무엇이며 어떤 이들이 그 조직에 가입을 했으며, 무엇 때문에 학살을 했는지를 차근차근 밟아 나간다. 이것은 4.3 사건이 1980년대 중후반부터 현기영의 <순이 삼촌>을 비롯해 조성봉 감독의 <레드 헌트> 등 다양한 매체로 지속적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보도연맹 학살사건은 다룬 매체도 훨씬 적고,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아서 선택한 연출의 방향으로 보인다. 이러한 접근 방식 때문에 <레드 툼>은 <지슬>, <비념> 등의 영화에 비하면 작품성보다는 정보를 전달하는 측면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영화는 그런 선택을 하는 동시에 직간접적으로 사건을 겪은 당사자의 목소리를 최대한 있는 그대로 실어 관객들로 하여금 학살의 상흔이 얼마나 커다란지를 별다른 재연 장면 없이도 절절하게 느끼게 만든다.


그렇게 드러나는 당시의 학살은 그야말로 처참할 따름이다. 애초에 ‘국민보호선도연맹’의 존재가 해방 이후 남한에서 공산주의자들을 전향시키기 위해 세워진 관제 단체였으며 가입자도 중구난방으로 모집되었다.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미끼로 내걸은 식량에 혹해, 아니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남의 모함을 받아 보도연맹원이 되는 등 보도연맹에 대해서 제대로 된 정보도 없이 많은 이들이 반자발적으로, 또는 강제적으로 가입이 되었다. 그리고 한국전쟁이 터지자 별다른 법적근거도 없이 이들은 난데없이 끌려가 학살을 당하고, 시체는 자취를 쉽게 찾을 수 없게 폐광 같은 곳에 꼭꼭 파묻는다. 그 당시의 상황을 담담하게, 때로는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슬픔과 분노가 어린 심정으로 말하는 목격자의 증언은 그 학살이 얼마나 끔찍하였는지를 짐작케 한다. 특히 중간에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 피해를 당한 유가족들이 한데 모여 추모제를 지내는 장면은 그들이 지난 반세기 동안 버텼어야 할 고통을 떠오르게 만든다.


영화는 학살의 정황과 증언 이상의 이야기를 쉽사리 하지 않으려 한다. 어쩌면 매체를 통해 주목받은 적이 4.3 사건과 비교해도 현저하게 부족한 사건이므로 단독 주제의 작품으로는 거의 처음 제작되는 작품으로써는 일반적인 선택을 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오히려 그러한 선택과 그 정황을 인터뷰와 현장의 모습, 그리고 간간히 등장하는 연구자의 해설과 역사 사료를 통해 단명하게 구성을 한 것이 영화를 깔끔하게 하면서도 영화를 깊게 볼 수 있도록 하게 만들었다. 한편으로는 직접적인 언급이 없지만 학살 현장을 지역을 가리지 않고 돌아다니면서 취재를 하거나, 학살 유가족이 재향군인회 등의 단체를 상징하는 물품을 소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이 문제가 단순히 어느 한쪽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전체에 아직까지 깊게 뿌리박고 있는 상처임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려 한다.


보도연맹 학살 사건은 4.19 혁명 직후 잠시 진상조사가 이루어졌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터진 5.16 쿠데타로 한동안 언급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가, 노무현 정부 시절 공식적으로 유가족에게 사죄를 하고 2012년에는 울산 보도연맹 유가족들이 국가에 재기한 손해배상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 판결이 나는 등 계속 진상을 규명하고 어떻게든 피해를 보상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4.3 사건이 그러하듯 보도연맹 사건 역시 정당한 행위로 왜곡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고 여전히 갈 길은 먼 상태이다. 그런 상황에서 <레드 툼>은 작년 4.3 사건에 대한 두 편의 영화에 이어 한국 근현대사에 남은 상처의 치유와 재발견을 위한 영화로 다시 주목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이미 작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우수작품상을 받았다. 아직 정식 개봉은 예정이 없으나 4월 10일에 개막하는 독립다큐멘터리 영화제 ‘인디다큐페스티발’에서 4월 11일 오후 12시 30분에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에서, 그리고 4월 13일 오후 8시에 광화문 인디스페이스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쉽게 보기 어려운 영화인만큼 보러갈 가치는 충분히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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