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 입력 2014.06.08 13:50 | 수정 2014.06.08 14:30

[한겨레]'세월호 시민네트워크' 9일부터 활동 첫발


희생자·유족들 사연, 위로 글 등 수집·기록


"기록 전시하고 진도에 전시관 건립 구상"

"잊지 않겠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아이들의 희생, 정부의 무능, 어른 세대의 잘못을 기억하겠다는 시민들의 다짐이다. 그 약속을 지키려고 세월호 관련 기록을 수집·공유하자는 시민운동이 첫발을 뗐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시민네트워크'(네트워크)는 8일 "세월호 참사의 기억과 기록이 사라지고 흩어지지 않도록 보존해 우리 사회가 사고의 기억을 온전히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9일부터 시민과 자원봉사자 등이 보유한 위로 글, 사진·영상 등을 수집하는 활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시민단체와 기록관리전문단체 20여곳이 참여한 네트워크는 조만간 경기도 안산시 고잔동에 연립주택을 구해 '세월호 기억 저장소' 건립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네트워크를 이끌고 있는 김익한 명지대 교수는 "유가족과 시민들이 드나들며 기록을 통해 마음을 위안받고 치유받을 수 있는 전시관이자 이야기 마당으로 만들겠다"며 "기록에 담겨 있는 슬픔과 분노, 사랑과 공감의 마음이 희생자 가족을 치유의 길로 이끌 수 있고, 진상 규명 등 아직 남아 있는 일을 시민의 힘으로 풀어가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트워크는 희생자와 가족들의 사연, 팽목항 자원봉사자들의 선행, 취재 기자들의 못 다한 이야기 등도 적극적으로 채록할 계획이다. 이들은 이미 세월호 참사 초기부터 진도에서 유가족과 자원봉사자,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기록을 수집해 왔다. 한 유가족은 세월호 내부를 촬영한 휴대전화 동영상 3개를 건넸고, 자원봉사자들한테선 사고 초기 상황과 관련한 생생한 증언을 확보했다. 세월호 참사 관련 가족들이 든 피켓, 시민들이 남기고 간 시와 기도문 등도 모았다. 네트워크는 지금까지 진도 현지에서만 구술 38건, 기록 200여건, 사진 500여건, 동영상 100여건을 수집했다고 밝혔다.

네트워크는 "세월호 기록 모으기 운동에는 시민들과 전국의 많은 시민단체 등의 참여가 절실하다"며 "계속되고 있는 추모 행사, 주변 사람들의 기록을 수집하고 희생자 가족한테 전하는 위로 편지 등도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이렇게 모은 기록을 토대로 전국에서 예술행사를 겸한 기록 전시 공연을 열고, 세월호 참사 1년째인 내년 4월16일엔 팽목항에 전시관을 세울 구상을 세우고 있다.

네트워크는 참여 단체와 시민을 확대하고 수집한 기록을 온라인으로 공유하고 소통하려고 9일 누리집(http://sewolho-archives.org)를 연다.(참여 문의 02-300-1845, 1846)

이재명 기자miso@hani.co.kr